연기준에게 전생의 일을 말해야 할까.서인경은 잠시 망설였다.환생이라니, 너무도 비현실적인 이야기였다.하지만 일불락 같은 기이한 곳이 실제로 존재하는 세상이라면 환생이라고 해서 불가능할 이유가 있을까?생각에 잠긴 채, 그녀는 정신을 나누어 약왕곡에서 약상자를 꺼내 들었다.고개를 숙인 채, 연기준의 상처를 하나하나 손보았다.“우린 이미 서로 등을 돌릴 사이를 훨씬 지난 것 같은데요. 꼬막이도 이제 곧 돌인데 제가 제 부군을 걱정하는 이유를 굳이 물어야 합니까? 좀 쓸데없는 질문 아닌가요?”연기준의 가슴이 잔잔히 떨리는가 싶더니 이내 낮게 웃음이 새어 나왔다.그는 평소 좀처럼 웃지 않았다. 그래서인지, 가끔 터지는 웃음은 보기에도, 듣기에도 지나치게 눈부셨다.서인경은 약을 준비하다 말고 무심코 고개를 들어 그를 바라봤다. 그러고는 속으로 생각했다.아마도 전생에 좋은 일을 참 많이 했던 모양이다. 그래서 이런 복을 받은 게 아닐까.연기준은 그런 속마음을 전혀 알지 못한 채, 느긋하게 몸을 기대고 있었다.그녀가 자신을 신경 쓰는 이 순간이, 꽤나 마음에 드는 듯했다.곰곰이 떠올려보면 막북에서 돌아온 이후로, 두 사람의 관계는 조금씩 변해왔다.수차례 생사를 넘나들고 헤어짐과 재회를 거듭하며 지금에 이르러서는 서로의 운명을 나누는 존재가 되어 있었다.연기준 역시, 오래전의 그 꿈을 종종 떠올리곤 했다. 전생의 마지막이 어떤 비극이었는지, 그 기억은 단 한순간도 그를 놓아준 적이 없었다.하지만 이번 생은 절대 그렇게 끝나지 않을 것이다.연기준이 생각에 잠겨 있을 때, 서인경 역시 마음을 굳히고 있었다. 그녀는 끝내 결정을 내렸다.말하자. 서로 속마음을 숨기기만 하는 이야기는 답답하기 그지없다. 어차피 함께 가야 할 길이라면 그녀는 더 이상 참고 삼킬 생각이 없었다.연기준의 상처는 대부분 겉으로 난 것들이었다.약을 바르고, 붕대를 정성스럽게 감았다. 모든 처치를 마치고 고개를 들자 마침 그의 시선과 맞닿았다.연기준은 줄곧, 뜨겁게 그녀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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