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인경의 마음에 문득 불안이 스쳤다.임선우가 정말 흑갑군을 쥐고 있다면 그건 결코 만만한 상대가 아니었다.더구나 지금, 그는 화족의 행방을 숨기고 있다.적인지, 아군인지 도무지 가늠할 수가 없었다.연기준은 그런 그녀의 불안을 눈치챈 듯 손을 뻗어 그녀를 품에 끌어안았다.“걱정 말거라. 내가 아는 바로는, 백 가는 대대로 내려오는 가훈을 엄격하게 지켜왔다. 어떤 방식으로 생계를 이어가든, 백성을 해치는 일은 절대 하지 않는 집안이야. 설령 화족을 숨겨주고 있다 해도, 그들을 위해 악행을 돕는 건 아닐 거다.”서인경은 고개를 끄덕였다.지금 이 시점에서 아무리 생각을 거듭해도 답은 나오지 않는다. 결국, 임선우를 직접 만나야만 알 수 있는 일이었다.*점심을 마친 뒤,연기준은 서인경을 데리고 길을 나섰다.두 사람은 한 말에 함께 올라탔고 호위도 없이 마을을 떠나 남쪽으로 향했다.초가을의 산야는 아직 푸르면서도, 이미 누렇게 물들기 시작한 빛이 뒤섞여 있었다.떨어질 듯 말 듯 매달린 잎사귀들 사이로 청황이 어우러진 풍경이 끝없이 펼쳐졌다.말은 숲길을 가르며 빠르게 달렸다. 그러다 어느 골짜기에 이르러서야 걸음을 멈췄다.서인경은 사방을 둘러보았다. 풍경은 더없이 아름다웠지만 사람이 살고 있을 법한 기척은 전혀 느껴지지 않았다.“여기가 맞습니까? 임선우가 여기 있다고요?”연기준은 고삐를 잡은 채, 그녀를 단단히 품 안에 가두듯 끌어안았다.말의 속도를 늦추며 좁은 길을 따라 천천히 걸음을 옮겼다.“백 가를 조사하게 했던 사람들이 말하길, 임선우는 가주 자리에서 물러난 뒤 줄곧 이 일대에 머물러 왔다고 한다. 세상 일엔 관여하지 않고, 분쟁에도 나서지 않았지. 변방이 수년간 흉년에 시달려도, 그는 아무 일도 없는 것처럼 지냈다고 하더구나. 백 가는 충의로 이름난 집안이다. 백성을 외면할 집안이 아니지. 혼자 힘으로 해결할 수 없었다 해도, 조정에 소식을 전하는 건 얼마든지 가능한 일이었다. 누구에게든 전할 수 있었을 테니까. 그런데도 그는 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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