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혹술.직접 본 적은 없어도, 그 이름만으로도 여인이 남자를 홀리는 기술임은 짐작할 수 있었다.그러나 임선우가 어디 그런 색욕에 휘둘릴 인물인가. 그가 어찌 그런 것에 얽매일 수 있단 말인가.잠시 멍해졌던 그는, 이내 얼굴빛이 서서히 가라앉기 시작했다.“저도 압니다. 진국이 외실을 업신여긴다는 것을. 헌데 황후 마마께서 이미 세상을 떠난 한 여인을 이렇게 모함하는 건, 도가 지나친 것 아닙니까? 그녀는 결코 유곽 출신 따위가 아니었습니다!”서인경이 입을 열기도 전에, 연기준의 얼굴이 차갑게 굳어졌다.막 손을 쓰려는 찰나, 서인경이 그의 손을 가볍게 붙잡았다.손바닥 위를 살짝 긁으며 화를 누르라는 뜻을 전한다.입가엔 여전히 미소를 띤 채, 서인경은 임선우를 바라봤다.“제가 모함을 하는 건지 아닌지는, 어르신께서 이미 짐작하고 계셨을 겁니다. 인정하고 싶지 않을 뿐이겠지요. 임씨 부인은 명문가 출신으로, 저는 직접 뵌 적은 없지만 명성이 자자했습니다. 강남에서 이름난 기인이었고, 문무를 겸비한 데다 재색 또한 뛰어났다고 하더군요. 그런 여인이, 도대체 어떻게 외실 하나에게 무너졌을까요? 물론 남자들 입장에선 집 안의 꽃보다 들꽃이 더 향기롭다고들 하죠. 헌데 어르신은 눈이 먼 것도 아니고, 어리석은 분도 아니시잖아요. 출신도 모를 여인 하나 때문에, 평생 임씨 부인의 용서를 받지 못하는 건… 아무리 생각해도 손해 아닙니까?”서인경의 말에, 임선우의 머릿속에 오래전 기억이 스며들었다.그의 부인은 아름다웠다. 가문도, 재능도, 기품도 강남에서 견줄 자가 없었다.혼례를 올리던 날, 강남의 사내들은 모두 그를 부러워했다.두 사람은 한동안, 분명 사랑했다.하지만 고요한 호수에 떨어진 돌멩이처럼, 그의 마음에 잔물결이 번지기 시작한 것은 그 여인이 나타난 뒤부터였다.부인이 모란이라면 그 여인은 들꽃이었다. 자유롭고 거침없으며, 제멋대로 피어나는 꽃.처음에는, 그저 호감이었다. 아름다운 것을 향한 가벼운 감탄에 불과했을 뿐, 그 이상은 아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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