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생이 객잔으로 돌아왔을 때, 서인경은 이미 방을 나와 있었다.홀로 앉아 있을 뿐, 꼬막이의 모습은 어디에도 보이지 않았다. 그런데 서인경의 안색이 썩 좋지 않았다.촌장 부인이 다가와 찻주전자를 탁자 위에 내려놓고는 그녀의 눈치를 살피며 조심스럽게 입을 열었다.“마마, 너무 상심하지 마십시오. 예로부터 황제에게 삼궁육원이 없는 경우는 없었습니다. 폐하께서 원치 않으셔도, 대신들이 가만히 있지 않을 것입니다. 이 고비 하나 넘기지 못하시면 앞으로 더 괴로워지실 겁니다.”서인경은 이마를 짚은 채, 답답한 듯 시선을 떨구었다.“본궁이 다른 여인을 들이는 걸 막겠다는 게 아니다. 헌데 봉한설은 안 된다. 그 아이는 본궁이 가장 믿었던 사람이다. 그런 아이가 어찌 배신을 할 수 있겠느냐?”그 목소리에는 분노와 함께, 지워지지 않은 서글픔이 묻어 있었다.문가에 서 있던 부생의 입가에 비웃음이 번졌다. 남자를 다룰 줄 모르면 남이 먼저 차지하는 걸 탓할 수 없는 법.봉한설 같은 풋내기 계집은 아무것도 아니다. 연기준이 그녀를 찾은 것도 그저 한때의 신선함 때문일 뿐. 그렇지 않았다면 지금까지도 변변한 귀비의 자리조차 얻지 못했을 리 없다. 기껏해야 몸을 데워주는 시중이나 드는 처지일 뿐이다.부생은 자신이 그녀를 ‘언니’라 불러주는 것만으로도 이미 충분히 체면을 세워준 것이라 여겼다. 지금의 그녀는 전에 없던 자신감에 차 있었다. 연기준이 거리를 두는 건, 서인경이 소란을 피울까 봐서일 뿐. 서인경이 연강호에게 붙잡혀 사라지기만 하면 진국의 황후 자리는 결국 자신의 것이 될 터였다.그 생각에 부생의 가슴은 억누를 수 없이 들떠올랐다. 그녀는 일부러 얌전한 척하며 서인경 곁으로 다가갔다.“마마, 폐하께서는 풍채가 뛰어나고 위엄이 넘치시니, 봉한설 같은 계집이 마음이 흔들린 것도 무리는 아닙니다. 폐하께서 그녀를 거두신 것도 그저 젊음에 혹해 잠깐 흥미를 느끼신 것뿐이지요. 폐후를 언급하신 적도 없으니, 마마께서는 여전히 황후이십니다. 황후는 곧 폐하 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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