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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을 거슬러 のすべてのチャプター: チャプター 1231 - チャプター 1240

1260 チャプター

제1231화

붉은 눈의 남궁열은 손에 쥔 명반을 내려다보며, 좋지 못한 기색을 감추지 못했다.“남궁찬은 이미 서인경의 손에 죽었고, 제물도 진작 서인경이 빼돌렸습니다. 단 한 명도 붙잡지 못했어요! 덕비, 당신은 그들을 너무 얕봤습니다.”제 동생의 죽음을 입에 올리면서도, 남궁열의 목소리는 놀라울 만큼 담담했다. 마치 자신과는 아무 상관도 없는 일을 말하는 것 같았다.그 태도는 남궁찬이 그를 대하던 방식과는 완전히 달랐다.어릴 적부터 아버지에게 버려져 밖에서 떠돌던 어리석은 동생은, 죽는 순간까지도 남궁 집안이 자신을 진짜 도련님으로 여긴다고 믿고 있었다.하지만 실상은 달랐다. 그 ‘훌륭한’ 아버지는, 애초에 또 하나의 아들이 있다는 사실조차 잊어버린 지 오래였다.남궁열이 ‘선심을 써서’ 이 낡은 숲, 노무림을 내어주고, 덕비를 위해 목숨을 바치게 하지 않았다면, 그는 어디서 어떻게 죽었을지조차 아무도 몰랐을 것이다.그럼에도 그 하찮은 은혜 하나에 매달려, 남궁찬은 죽는 그 순간까지 감사하고 또 감사했다.상좌에 앉은 덕비의 얼굴은 음울하게 굳어 있었고, 이전보다 눈에 띄게 수척해져 있었다.예정연은 그녀의 유일한 딸이자, 금족의 다음 계승자로 길러온 아이였다. 그 딸의 죽음은 그녀를 깊이 무너뜨렸다.그리고 그 충격은 서인경과 연기준을 향한 증오를 극한으로 몰아붙였다.“그렇다면 오히려 잘됐군. 들어온 이상, 한 놈도 살아 돌아가지 못하게 하거라. 이곳에 전부 묻어버릴 것이다. 사람을 불러 진을 치고 맞이하거라!”말이 채 끝나기도 전에, 문밖에서 요란한 소리가 터져 나왔다.한 명의 호위가 비틀거리며 안으로 뛰어들어왔다. 얼굴에는 공포가 그대로 드러나 있었다.“족장님, 큰일입니다! 대규모 병력이 골짜기로 밀고 들어왔습니다. 적어도 만 명은 됩니다!”만 명이라니?덕비의 미간이 깊이 찌푸려졌다. 믿을 수 없다는 듯한 표정이었다.“그럴 리가 없다. 만 명이나 되는 병력이 절벽을 넘어오면서 어찌 아무런 기척도 없을 수가 있단 말이냐? 게다가 연기준이 맹경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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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32화

서인경은 의술을 익힌 사람이었다. 그저 한눈에 보아도, 그것이 무엇인지 분간하지 못할 리 없었다.눈앞에 쌓여 있는 것은, 모두 사람의 유골이었다.유골은 산처럼 쌓여 있었지만, 이상하게도 늘 정리된 흔적이 역력했다. 매일 누군가가 치우고 있는 것이 분명했다.그 옆에는 커다란 운반용 수레 하나가 놓여 있었다.강물 속에서는 악어들이 여전히 뒤집히듯 몸을 뒤틀며 요동치고 있었다. 낯선 인간의 기척을 느낀 탓인지, 오히려 더 흥분한 듯 보였다.서인경의 머릿속에 한 가지 끔찍한 가능성이 스쳤고, 그녀의 눈동자가 크게 흔들렸다.“이 악어들… 설마 사람 고기로 길러진 겁니까?”사람의 살을 먹고 자란 악어는, 보통의 악어보다 백 배는 더 흉포해진다.한 번 인간의 살맛을 본 뒤로는 식성이 극도로 커져, 성인 열 명의 고기로도 하루 배를 채우기 어려울 지경이 된다.이곳의 악어들은 몸집부터가 남달랐다. 한눈에 보아도 오랜 세월 길러진 것들이었다.셀 수도 없이 많은 무고한 생명들이 이곳에서 스러져 갔을 것을 떠올리자, 서인경의 속에서 분노가 들끓었다. 당장이라도 이곳을 쓸어버리고 싶었다.“이건 모두 변방의 백성들이다.”연기준의 낮게 가라앉은 음성이 뒤따랐다.그 많은 사람을 죽이고도 아무도 눈치채지 못한 이유. 변방의 기근과 참상, 끝없이 이어지는 비명과 굶주림이야말로 가장 완벽한 가림막이었기 때문이다.하루에 몇 사람이 사라지는지조차, 그곳에서는 누구도 신경 쓰지 않았다.서인경은 가슴 깊숙이 분노를 눌러 담은 채, 약왕곡에서 붉은 꽃 한 송이를 꺼냈다.눈부시게 붉은 꽃이었다. 그러나 그것은 아름다움이라기보다, 차라리 눈을 찌를 듯한 기괴한 색채였다.약왕곡 전체를 통틀어 가장 독한 독. 혈봉후(血封喉).입에 넣은 지 단 한 순간, 피가 목을 막고 전신이 썩어들어 간다. 결국 남는 것은 한 줌의 핏물뿐. 마치 이 세상에 처음부터 존재하지 않았던 것처럼 흔적조차 남지 않는다.서인경은 이 독을 처음 쓰게 될 줄은 몰랐다. 그것도 하필이면 악어에게 쓰게 될 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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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33화

서인경이 방금 내뱉은 말은, 덕비를 떠보는 시험에 가까웠다.그리고 지금의 반응을 보는 순간, 그녀의 마음속에는 어느 정도의 짐작이 자리 잡았다.덕비는 지나치게 쉽게 분노했고, 또 너무도 쉽게 남에게 휘둘렸다. 좋게 말하면 단순해서 속마음이 얼굴에 그대로 드러나는 성정이었고 나쁘게 말하면 속셈도 계략도 없는 사람이었다.이런 사람이 후궁에서 살아남은 것만 해도 기적에 가까웠다.그런데 과연 이런 인물이, 지난 세월 동안 금족을 이곳에 숨겨 두고 큰일을 도모해 온 족장일 수 있을까?야랑국의 늙은 황제는 노련하고 교활하기로 이름난 인물이다.그런 사람이 수년 동안 곁에 두고도 속셈을 품은 자를 눈치채지 못했을 리가 있을까?서인경과 연기준은 짧게 시선을 주고받았다.말하지 않아도, 서로가 같은 생각을 하고 있다는 걸 알고 있었다.이 노무림 안에는, 분명 더 위험한 인물이 숨어 있다.덕비는 그저 앞에 내세워진 희생양일 뿐. 그녀의 딸 역시, 뒤에 숨어 있는 자에게는 하나의 말에 지나지 않는다.오늘 벌어지는 이 기사회생의 의식은 겉으로는 덕비의 집착이지만, 실상은 그 뒤에 있는 자가 서인경과 연기준을 끌어내기 위해 꾸민 판일 가능성이 더 컸다.하지만 덕비 본인은 전혀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 듯했다.“어찌 됐든, 예정연은 반드시 금족의 다음 계승자가 되어야 한다! 오늘 나는 반드시 아이를 되살릴 것이다. 그 누구도 막을 수 없어! 산 아래 마을 사람들을 놓아줬다면, 너희가 제물이 되어 내 딸이 다시 태어나는 발판이 되어줘야겠다!”덕비는 두 손을 높이 들어 올리고 하늘을 올려다보았다.“진법을 열어라! 이곳에 있는 자들 전부, 이 자리에서 묻히게 하라!”그 말이 끝나자마자, 하늘과 땅이 미세하게 흔들렸다. 붉게 타오르던 촛불들이 돌연 눈부신 금빛을 뿜어내기 시작했다.금빛은 서서히 떠올라 하늘 어딘가에 모이더니 이내 찬란하게 빛나는 거대한 화구로 응집되었다.서인경은 고개를 돌려 연기준을 바라보았다.“저 화구보다 더 높은 곳으로 데려가주세요.”연기준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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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34화

통령의 얼굴빛이 점점 가라앉더니, 이내 음울하게 굳어졌다.“너도 당장 꺼지거라!”그는 평생 단 한 번도 패배를 인정해 본 적이 없었다.그런데 저 눈치없는 자식은 굳이 이 일을 들추어냈다. 비록 연기준을 이기지는 못했지만, 그 역시 멀쩡하진 않았다. 그러니 패배라 말할 수는 없고 기껏해야 무승부일 뿐이었다.둘 다 호되게 꾸지람을 듣고 나자, 그제야 입을 다물고 감히 한마디도 더 하지 못했다.이쪽은 소란스럽게 티격태격하고 있었지만, 덕비 쪽 분위기는 전혀 달랐다.남궁열의 핏빛 눈동자가 하늘에서 쏟아지는 익숙한 온천수를 보는 순간, 당장이라도 피를 흘릴 듯 일그러졌다.“왜… 왜 아무도 저한테 말해주지 않았습니까? 그 여자가 설산에 들어갔다는 걸 말입니다!”하지만 덕비의 관심은 오직 딸이 되살아날 수 있느냐에만 쏠려 있었다. 서인경이 어디를 다녀왔는지는 조금도 중요하지 않았다. 애초에 서인경이 설산에 다녀온 사실이 자신에게 어떤 의미인지조차 알지 못했다.“들어갔으면 간 거지. 그게 뭐 어떻다고 그러는 것이냐? 고작 흉내 내듯 비 한 번 내린 것뿐이잖아. 이 촛불은 하늘에서 폭우가 쏟아져도 꺼지지 않는다. 설마 그 서인경이 진짜로 바람을 부르고 비를 내리는 재주라도 있다는 것이냐?”남궁열이 냉소를 흘렸다.“멍청한 것.”그 한마디에 덕비의 얼굴이 순식간에 굳어졌다.“누가 멍청하다는 것이냐! 남궁열, 잊지 말거라. 내 딸을 네 손에 맡겨 밖으로 보냈는데, 네가 돌려준 건 시체뿐이었다. 그 일에 대한 해명도 아직 끝나지 않았어. 오늘 제대로 나를 돕지 않으면, 이곳에 네 자리는 없을 줄 알거라!”남궁열은 그 위협 따위는 아예 귀에도 담지 않는 듯했다.“그건 당신이 정할 일이 아닙니다.”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덕비가 다시 입을 열려던 순간 앞쪽의 빛이 갑자기 어두워졌다.덕비는 번쩍 고개를 들고 바라보다가, 경악에 찬 비명을 질렀다.“안 돼!”촛불이 꺼졌다. 딸을 되살릴 수 있는 유일한 불꽃이 꺼져버렸다.거대한 화구가 완전히 사라지자 서인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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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35화

“건방진 소리도 정도가 있지!”돌연 울려 퍼진 음성에, 연기준과 서인경이 동시에 고개를 돌렸다.그들의 시야에 들어온 것은, 오랜만에 모습을 드러낸 금수 대장공주였다.그녀의 뒤에는, 백발이 성성한 노인이 한 명 따라 서 있었다. 발목까지 내려오는 흰 옷자락, 손에는 용머리 지팡이를 짚고 있었다. 세속을 떠난 도인처럼 보였고, 어디선가 풍겨 나오는 기운은 마치 신선과도 같았다.그 노인의 눈매를 본 순간, 서인경의 가슴 한켠이 묘하게 흔들렸다.어딘가 낯익은 느낌이었다.그리고 연기준은 그 노인을 마주한 찰나, 눈빛이 미세하게 조여들었다.“둘째 외조부… 살아 있는 동안 다시 뵙게 될 줄은 몰랐습니다.”둘째 외조부?서인경은 그 한마디로 노인의 정체를 단번에 정리해냈다.노인은 연기준의 호칭을 듣자마자, 노련한 눈을 가늘게 좁혔다. 그 시선에는 은근한 위협이 담겨 있었다.“형님께서 아끼던 딸이 낳은 자식답게, 과연 범상치 않구나. 그러니 그가 그토록 네 어미에게 금족을 잇게 하려 했던 것이지.”연기준은 더 이상 에둘러 말할 생각이 없었다.“오늘, 이곳을 전부 부수겠습니다. 여기 있는 금족과 화족의 후예들이 일불락 수장 일족에 귀순한다면, 지금까지의 죄는 모두 묻지 않겠습니다. 허나 거부한다면, 이 자리에서 함께 묻히게 될 것입니다. 따를지 말지는 스스로 선택하십시오.”연기준의 기세는 거칠 것 없었다.뒤편에 늘어선 수만의 흑갑군까지 더해지자, 그 위압감은 더욱 커졌다.주위에 서 있던 이들은 서로 얼굴만 마주보며 갈피를 잡지 못했다.조금 전, 그들은 직접 보았다. 연기준이 덕비의 진법을 얼마나 손쉽게 무너뜨렸는지를.그는 분명, 일불락 수장 일족의 혈통을 이은 자였다.일불락. 그 이름은 그들에게 있어, 오직 어른들의 입을 통해 전해지던 전설과도 같은 존재였다.손에 닿을 수 없는 과거의 이야기.이미 멸족한 줄로만 알았던 그 일족이, 지금 눈앞에, 그것도 이렇게 젊은 모습으로 다시 나타난 것이다.한 걸음을 내딛으려다 다시 망설였다. 서인경이 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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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36화

서인경은 걸음을 옮겨 연기준의 등 뒤로 붙어 섰고, 곧바로 손바닥을 내질러 노인과 맞부딪쳤다.강렬한 충격이 팔을 타고 가슴 깊숙이 파고들었다. 서인경은 그 여파를 견디지 못하고 연달아 뒤로 밀려났다. 다행히 등 뒤에 연기준이 있었기에, 간신히 발을 딛고 몸을 추스를 수 있었다.다시 노인을 바라보니, 그는 여전히 그 자리에 우뚝 서 있었다. 단 한 발짝도 물러서지 않은 채였다.노인은 서인경의 상태를 살피며, 눈 밑으로 스치는 놀라움을 감추지 못했다.“이렇게 어린 계집아이가, 이만한 내공을 지녔다니 뜻밖이로군. 이 세상에서 내 공격을 받아낼 수 있는 자가 몇이나 되겠느냐. 네가 이 나이까지 살아남는다면, 무공의 경지는 틀림없이 나를 뛰어넘겠지.”서인경은 가슴 깊은 곳에서 치밀어 오르는 비릿한 기운을 억눌러 삼키고, 천천히 입을 열었다.“과찬이십니다. 반드시 오래 살아, 어르신보다 더 멀리 가보겠습니다.”노인은 코웃음을 치듯 차갑게 웃었다.연기준의 얼굴은 이미 먹구름처럼 어두워져 있었다.“기습이라니요. 그게 금족을 다스리는 자의 수단입니까?”노인은 대수롭지 않다는 듯 어깨를 으쓱했다.“이길 수만 있다면, 방법 따위는 상관없지.”그때였다.“큰일입니다! 놈들이 연단방(煉丹房)에 들이닥쳤습니다!”몇 사람이 팽팽히 맞선 채 말을 주고받는 사이, 흑갑군의 통령 방비우가 병력을 이끌고 이미 다른 이들을 제압한 뒤, 후방까지 돌파해 들어온 상태였다.잠시 후, 병사들이 하나둘 숲속에서 모습을 드러냈다.그들의 어깨마다, 아이 하나씩이 들려 있었다.“여든하나, 하나도 빠짐없습니다!”아이들은 대부분 축 늘어진 채 병사들의 어깨에 몸을 맡기고 있었다. 무언가 약을 먹은 듯, 깊은 잠에 빠져 깨어날 기미조차 없었다.연기준은 노인을 똑바로 응시했다. 그의 눈동자에는 서늘한 살기가 서려 있었다.그러나 입에서 나온 말은 흑갑군 통령을 향하고 있었다.“아이들을 데리고 곧바로 계곡을 벗어나거라. 너희 임무는 끝났다.”방비우는 그 말을 듣고 얼굴빛이 확 굳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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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37화

서인경은 불길한 예감을 느끼며 생각했다. 화족 놈들은 틀림없이 이들이 서로를 소모해 함께 무너지는 틈을 기다리고, 그 뒤에서 어부지리를 취하려는 것이다.자신이 짐작할 수 있다면, 저쪽 역시 눈치챘을 터였다.노인의 안색이 서서히 굳어졌다.“누구냐, 나와라!”그러나 대답은 없었다. 현장은 숨이 멎은 듯 고요했다.노인의 분노가 더 짙어졌다. 수염은 들썩이며 금방이라도 날아오를 듯했고, 그는 지팡이를 바닥에 쿵쿵 찍어댔다.화족이 줄곧 자기 곁에 숨어 있었는데도, 정작 그는 그 존재를 전혀 눈치채지 못했다는 사실이 떠올랐다.마치 교묘한 술수에 완전히 농락당한 기분이었다.그는 분을 참지 못하고 욕설을 퍼부었다.“다른 족속들은 그래도 떳떳하게 나오는데, 화족은 바깥에서 온갖 일을 벌여 놓고도 숨어서 목숨이나 부지하려 드는 거냐? 조상 망신도 이런 망신이 따로 없구나! 내가 설산으로 돌아가면, 네놈들 영토에 있는 무덤을 모조리 파헤쳐서 네 조상들 눈앞에 들이밀어 주마! 후손이 얼마나 비겁한지. 너희들이 얼굴조차 못 내미는 꼴을 똑똑히 보게 해 주지!”말이 끝난 지 잠시 후, 인파 속에서 한 사람이 천천히 걸어나왔다.거친 삼베옷을 입고, 하인 차림을 한 사내였다.그는 키가 훤칠하게 커서, 사람들 사이에서도 유난히 눈에 띄었다.사내는 사람들 앞에 이르러, 머리에 쓴 삿갓을 조용히 벗었다.드러난 얼굴은 깨끗했으나, 지나치게 평범해서 금세 잊힐 듯한 인상이었다.하지만 서인경은 그 얼굴에서 임선우의 흔적을 어렴풋이 읽어냈다.“임충서?”임충서는 서인경이 자신의 이름을 알아맞힌 데에도 놀라는 기색이 없었다.“이미 아버지를 만나셨군요. 그리고 제 어머니가 얼마나 처절하게 저라는 혈맥을 남겨 냈는지도 알고 계신 모양이네요.”그가 말을 꺼낼 때, 표정은 어둡고 뒤틀려 있었다.어머니가 오랜 세월 임선우 곁에서 참고 견디며 살아온 나날을 떠올린 듯했다.일불락의 여러 부족 가운데는, 가문의 혈맥을 잇기 위해 온갖 방법을 동원하는 이들이 적지 않았다.서인경 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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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38화

임충서는 두 주먹을 꽉 쥔 채, 서인경의 추궁 앞에서 한마디도 내놓지 못했다.서인경이 비웃듯 짧게 숨을 뱉었다.“화족… 역시 본성은 못 버리는군. 오늘, 내가 일불락의 문을 깨끗이 정리해 주지.”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그녀의 채찍이 다시 허공을 가르며 날아갔다.그러나 이번에는 임충서의 몸에 닿지 못했다. 어느새 눈앞에 나타난 노인이 그 채찍을 가로막아 버린 것이다. 마치 순간이동이라도 한 듯, 그는 채찍 끝을 단단히 움켜쥐고 있었다.서인경이 힘껏 끌어당겼지만 미동조차 일으킬 수 없었다.그 노인의 힘은 그녀가 감당할 수 있는 범위를 훌쩍 넘어 있었다.그때, 연기준이 곧바로 손을 뻗어 서인경의 채찍을 잡았다.그의 가슴 깊은 곳에서 낮고 묵직한 울림이 터져 나왔다.바로 곁에 있던 서인경은, 그 순간 그의 힘이 폭발하듯 솟구치는 것을 생생히 느꼈다.내력이 한순간에 퍼져 나가며, 가까스로 노인의 손을 떼어냈다.노인은 반걸음 물러서며, 눈꺼풀을 번쩍 치켜떴다.연기준에게서 느껴지는 기운이 자신에게는 너무도 익숙했기 때문이다. 아니, 어쩌면 익숙함을 넘어 훨씬 더 깊고 강렬했다.게다가 그 안에는 자신조차 거스를 수 없는 또 다른 힘이 섞여 있었다.“그 공력… 어디서 배운 것이냐? 왜 목족의 심후공의 기운이 느껴지는 거지?”연기준은 아무 대답도 하지 않았다. 그저 채찍을 서인경에게 돌려주고, 더는 말 섞을 생각조차 하지 않았다.“사람은 이미 구해냈고 이 골짜기는 곧 묻힐 겁니다. 그리고 당신들은 오늘 이곳을 벗어나지 못하겠지요.”“감히!”노인이 분노에 찬 눈으로 연기준을 노려보았다.자신의 질문을 완전히 무시당한 것이 못내 분한 듯했다.“정말 금족과의 옛 정까지 모조리 저버리겠다는 것이냐? 금족을 무너뜨려서 네게 무슨 이득이 있지?”연기준의 시선이 서서히 식어 갔다.“저한테 이득은 없어도, 당신한테 손해라면 그걸로 충분하지요. 당신들이 이곳으로 옮겨 온 과정… 굳이 제가 더 말해야 합니까?”노인의 눈이 크게 흔들렸다.“너는 어디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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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39화

“방자하다! 나는 요동의 황후이자, 진국의 대장공주다. 네 윗사람이란 말이다!”서인경은 코웃음을 치며 가볍게 웃었다.“아까 말했지요. 변경의 재앙이 화족의 소행이라고. 그런데도 본인이 깨끗이 빠져나갈 수 있다고 생각하셨습니까? 당신의 묵인과 협조가 없었다면, 화족이라 해도 십오 년이나 백성들을 그 지경으로 몰아넣을 수는 없었을 겁니다. 이 빚… 이제는 계산할 때가 됐네요.”금수 대장공주는 입술을 굳게 다문 채, 얼굴을 굳히고 연기준을 향해 고개를 돌렸다.“네 황후가 본궁을 이렇게 무례하게 대하는데, 정말로 가만히 두고 볼 셈이냐?”연기준은 눈을 내리깔았다. 그 시선에는 서늘한 기운이 스며 있었다.“짐 또한, 대장공주께서 이곳에 남는 것이 썩 괜찮다고 봅니다.”그는 스스로를 ‘짐’이라 칭했고, 그녀를 ‘황고모’라 부르지 않았다.그 말은 곧, 지금 이 자리에서 둘 사이에는 오직 두 나라의 관계, 군신의 관계만 있을 뿐, 고모와 조카의 정은 더 이상 존재하지 않는다는 뜻이었다.웅 하는 소리와 함께, 금수 대장공주의 머릿속이 순간 하얗게 울렸다.“뭐라 했느냐? 나는 네 친고모다! 나를 해치면, 돌아가서 네 어미께 어떻게 설명할 셈이냐?”연기준의 목소리는 여전히 차가웠다.“짐이 돌아갈지 말지는 차치하고, 설령 돌아간다 해도 먼저 잘못을 저지른 쪽은 대장공주십니다. 성조 선황께서 힘겹게 유지해 온 두 나라의 관계를 깨뜨려 전쟁 직전까지 몰아넣었고, 그로 인해 백성들은 수년간 도탄에 빠져 수많은 사상자가 생겼지요. 어디 그뿐입니까? 사악한 세력과 결탁해 우리 조정의 백성을 해치고, 수천의 마을 사람들과 여든한 명의 아이들이 억울하게 목숨을 잃을 뻔하게 했습니다. 이 모든 죄목을 하나하나 따진다면… 성조 선황께서 살아 계셨더라도, 아마 직접 손으로 친딸인 당신을 베었을 겁니다. 그러니 이 죄는 직접 저승에 가서 그분께 사죄하는 게 마땅합니다.”말이 이어질수록 금수 대장공주의 얼굴은 점점 창백해졌다.마침내 그녀의 얼굴에는 핏기라곤 한 점도 남지 않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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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40화

임충서 역시 그 말을 듣고 입을 열었다.“화족도 마찬가지입니다. 일불락 수령 일족에 귀순할 생각은 없습니다. 화족의 옛 터를 돌려주고, 이제부터는 서로 각자의 길을 갑시다. 다리와 길을 나누듯, 더는 얽히지 않는 겁니다. 어떻습니까?”독립을 선언하겠다는 소리였다.예로부터 독립이라는 것은, 결코 쉽게 용납되는 일이 아니었다.서인경은 본래 그들의 일에 깊이 관여할 생각이 없었다. 그들이 이후 스스로 평범한 사람으로 살아가겠다면 그들의 선택을 기꺼이 응원해줄 생각이었다. 한 번도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던 목족처럼 말이다.다른 족속들이 수많은 혈맥을 남겨 두었듯, 목족 역시 열셋 째 왕야 연도현의 모후 한 사람만 남아 있을 리는 없었다. 그저 다른 이들은 평범한 사람으로 살아가고 있을 뿐이었다. 혹은 자신의 정체를 아예 모르고 살거나, 알고 있다 해도 일불락의 그 ‘재물’ 따위에는 관심 없어 그저 보통 백성처럼 살기를 택했을 것이다.그렇다면 서인경은 기꺼이 그 선택을 존중해 줄 생각이었다.돌아오지 않겠다는 이들을 억지로 끌어들이겠다는 생각은, 애초부터 없었다.하지만 오늘, 이 자리에 있는 자들은 달랐다.이곳에서 기사회생과 장생불사를 도모했던 자들. 그들만큼은 결코 그런 길을 택하지 않을 것이다.이 두 가지는… 반드시, 완전히 사라져야 했다.서인경은 시선을 옮겨 남궁열을 바라보았다.“그런 말은 삼가라. 어족에는 아직 사람이 남아 있다. 너는 어족을 대표하는 것이 아니라 네 자신 하나를 대표할 뿐이다. 넌 어족의 배신자다. 그러니 지금 내가 대장로를 대신해 문을 정리하겠다.”말이 끝나자마자, 방금 전 그 비수가 번개처럼 튀어나갔다.남궁열은 이미 대비하고 있었기에 몸을 날려 피했다.그러나 비수는 마치 눈이라도 달린 듯, 그의 움직임을 따라 집요하게 쫓아왔다.이미 무공이 폐해진 그는, 더는 예전의 몸놀림을 보일 수 없었다.결국 정면으로 날아든 비수가 그의 팔을 꿰뚫었다.순간, 피가 분수처럼 솟구쳤다.그는 팔을 틀어쥐었지만, 끊임없이 흘러나오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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