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emua Bab 시간을 거슬러: Bab 321 - Bab 330

465 Bab

제321화

서인경은 곧장 다리를 들어 안으로 걸음을 옮겼다.“마침 본왕비도 허기가 져서 태황태후께 밥 한 그릇 얻어먹어야겠구나.”그러자 궁녀가 즉시 몸으로 가로막았다.“왕비 마마, 노비를 곤란하게 하지 마옵소서. 태황태후 마마의 분부시니 식사 중에는 어떠한 방해도 허락하지 않으십니다.”서인경은 잠시 그 궁녀를 똑바로 응시하더니 문득 입꼬리를 들어 올렸다.“그렇다면 수고를 끼쳐 태황태후께 이렇게 전하거라. 오늘 하루 종일 신물이 올라오는 걸 보니 아마도 아이를 가진 듯하구나. 아이가 아비를 몹시 그리워하는데 하필 오늘 내가 또 큰 충격을 받았지 않으냐? 상왕을 보지 못한다면 태황태후의 궁문 앞에서 상심하여 유산할지도 모르겠구나.”궁녀는 눈이 휘둥그레지며 믿을 수 없다는 듯 그녀의 배를 힐끗 바라보았다.서인경은 태연히 머리에서 비녀를 뽑아 들더니 배 위에 천천히 갖다 댔다.“아, 내 불쌍한 아이여. 어미가 너를 아비께 보여주지 않는 것이 아니라 아비가 우리 모자를 원치 않는구나. 게다가 모두들 말하지 않았더냐. 오늘 내가 살인을 저질렀다고. 어차피 곧 죽을 목숨이라면 차라리 너와 함께 이 길을 가는 편이 낫지 않겠느냐?”궁녀는 낮에 벌어졌던 일들을 이미 들은 바 있었다. 지금 서인경이 비녀를 움켜쥔 채 배 위에 겨누는 모습이 단평안을 찌를 때 모습과 겹쳐 보이자 그녀는 온몸의 털이 곤두섰다.이 여인은 제정신이 아니다. 미친 것이 분명하다.궁녀는 일을 저지를까 두려워 서둘러 몸을 돌려 안으로 달려 들어갔다.연풍은 아무도 막지 않는 것을 보고 크게 기뻐하며 다가왔다.“왕비 마마, 정말로…”서인경은 비녀를 다시 머리에 꽂으며 태연히 대꾸했다.“연기였을 뿐이다.”“한데 어찌 감히 그런 위험한 연기를… 만약 태황태후께서 집요하게 물어 태의를 불러 진맥을 한다면 이는 곧 황실을 속인 대죄가 되옵니다.”서인경은 눈 하나 깜짝이지 않았다.“방금도 내가 신중히 말했지 않았느냐? ‘아마도’라고. 단정은 하지 않았다. 이런 일은 처음이니 실수쯤은 있을 수 있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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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22화

“단평안이 먼저 잘못한 것이고 상왕비는 정당방위였을 뿐이옵니다. 이 일은 아직 형부의 조사 결과를 기다려야 하옵니다. 더구나, 아직 사람도 죽지 않았잖습니까.”태황태후는 서인경의 이름이 언급되는 것조차 불쾌하다는 듯 손을 내저었다.“그만두어라, 그만! 그 얘기는 꺼내지도 말거라. 흥만 깨진다! 네가 애가와 이 술을 마시고 나면 곧 네 할 일을 보러 가거라.”연기준은 바로 그 말을 기다리고 있었다. 곧장 잔을 들어 올리며 몸을 일으켰다.“그렇다면 손자는 먼저 물러가겠사옵니다. 황조모께서도 일찍 쉬소서.”그는 술잔을 단숨에 비워내고 잔을 내려놓자마자 곧장 발걸음을 돌렸다. 그러나 고작 두 걸음만 옮겼을 뿐인데 갑자기 발밑이 허공에 선 듯 흔들리며 눈앞이 어지럽게 휘돌았다. 그는 비틀거리며 탁자를 붙잡았다. 그러자 단은설이 재빨리 달려들어 그를 부축했다.“왕야…”유연하고 나른한 목소리, 고의적으로 가까이 붙여오는 몸짓, 여인의 향내가 그를 감싸왔다. 그 어떤 사내라도 버티기 힘든 순간이었다.연기준의 전신은 무력해지고 목구멍은 타들어 가듯 말랐다. 복부에서 불덩이 같은 열기가 치밀어 오르며 곧장 위로 솟구쳤다. 그의 시선이 방금 전 비워낸 술잔으로 흘렀다. 그의 붉게 충혈된 눈빛이 태황태후를 향했다.“이 술… 설마…”그녀는 천천히 몸을 일으키며 이미 승리를 확신한 듯한 눈빛을 번뜩였다.“아직도 멍하니 서 있느냐? 상왕이 불편하니 어서 안으로 모셔 쉬게 하거라.”단은설의 심장은 터져나갈 듯 요동쳤고 손끝마저 떨렸다. 지금 당장이라도 그의 품에 파고들고 싶은 충동에 사로잡혔다. 그녀는 그의 몸을 부축한 채 내전으로 향했다.연기준은 그녀를 밀쳐내려 애썼다. 그러나 힘을 쓸수록 몸은 더욱 말을 듣지 않았다.“감히!”뜨겁게 달아오른 숨결, 그 속에는 사내만의 날카로운 매력이 실려 있었다. 예전이라면 감히 상상도 하지 못했을 단은설이었으나 오늘은 천재일우의 기회였다. 놓친다면 다시는 그 곁에 서지 못할지도 몰랐다.단은설은 심장이 미친 듯이 뛰는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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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23화

유모의 말에 귀띔을 받은 태황태후의 표정은 금세 흐려졌다가 어둑하게 가라앉았다.“그렇다면 그녀를 데려오너라. 상왕 옆방에 앉혀두면 되겠다.”궁녀가 허리를 숙이며 답했다.“예, 태황태후 마마.”잠시 뒤, 서인경은 기다리던 차에 궁녀가 다시 돌아오는 것을 보았다.“태황태후 마마께서 부르십니다. 상왕비 마마, 노비를 따라 들어오시지요.”연풍은 여기까지밖에 동행할 수 없었기에 서인경 홀로 발을 들여야 했다.그녀는 이 모든 것이 너무 순조로워서 오히려 마음 한편이 서늘해졌다. 그녀의 본래 뜻은 단지 회임이라는 말을 빌미로 연기준이 스스로 나와 주기를 바랐을 뿐이었다.지난번 이곳에서 죽을 뻔했던 기억이 아직 뼛속 깊이 남아 있었기에 다시 들어가고 싶은 마음은 추호도 없었다. 그러나 태황태후가 직접 불러냈으니 발길을 돌릴 수도 없는 노릇.그녀의 마음속에는 또 다른 호기심도 피어올랐다. 직접 눈으로 확인하고 싶었다. 연기준과 단은설이 정말 그토록 할 말이 많은 사이인지. 만약, 눈앞에서 차마 입에 담을 수 없는 장면을 잡아낸다면 그녀에게는 합당한 이유가 생기는 셈이었다. 혼인 중 외도라면, 연기준이 감히 무슨 낯으로 자신과의 화이를 거부할 수 있겠는가?서인경은 내심 수많은 장면을 그려내며 궁녀의 안내를 따라 한 침전으로 발을 들였다.“상왕비 마마, 잠시 이 안에서 기다리시지요.”“아, 저…”입술이 막 열리려는 순간, 궁녀는 마치 아무것도 듣지 못한 듯 이미 물러나 버렸다.대전은 텅 비어 있었고 밤바람만이 스산하게 드나들며 휘돌았다.서인경은 알 수 없는 기묘한 기운을 느꼈다.태황태후의 뜻은 무엇일까? 설마 이 자리에서 정말로 대놓고 자신을 해치려는 것일까? 의문이 꼬리를 물었으나 서인경은 결국 자리를 잡고 앉았다.“기다리라면 기다려야지. 두고 보자고. 무슨 재미있는 일이 벌어지는지.”기다리며 그녀의 신식은 가만히 있지 않았다. 곧장 약왕곡으로 들어가 독초와 독약을 고르고 또 골랐다. 오늘 평이가 겪은 일을 떠올리며 그녀는 스스로 곁에 있는 사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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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24화

연기준은 탁자 위의 향이 평범치 않음을 눈치챘다. 이 방은 더 이상 머물 곳이 아니었다. 그는 몸을 일으켜 바람이 스며드는 방향을 좇아 걸음을 옮겼다. 스스로도 어디로 향하는지 알지 못한 채였다.서인경은 그 소리를 듣자마자 전신이 번개처럼 튀어 올랐다. 방 안을 종횡무진 오가며 소리를 좇았다. 그녀는 분명 잘못 듣지 않았다. 게다가 두 사람의 대화 소리까지도 똑똑히 들렸다. 하지만 연기준의 목소리는 어딘가 심상치 않았다.궁에 들어설 때까지만 해도 서인경은 속으로 남편의 외도를 덮치듯 잡아낼 요량이었다. 그러나 정작 이 자리에 서니 마음은 전혀 달랐다. 연기준이 정녕 다른 여인을 품으려 한다면 적어도 화이한 이후여야 했다. 혼인 중 배신이라면 서인경은 그 자리에서 단칼에 그를 거세할 것이다!그녀는 이 모든 것이 태황태후가 준비한 연극임을 알아차렸다. 그 늙은 여인의 수법이란 참으로 끝이 없었다.서인경의 가슴 한복판에는 이유 모를 불안과 조급함이 치밀었다. 그녀는 소리의 근원을 좇아가다 곁에 작은 문 하나가 있는 것을 발견했다. 서인경은 망설임도 없이 손을 뻗어 문을 밀어젖혔다. 그러나 눈앞에 펼쳐진 광경에 그녀는 온몸이 얼어붙은 듯 굳어버렸다.연기준은 바닥에 주저앉아 있었고 손에는 칼을 쥔 채 팔뚝 위를 깊이 그어내리고 있었다. 선혈은 흘러내려 방바닥을 붉게 물들였고 짙은 피 냄새가 가득 번졌다. 그러나 그는 마치 아무 감각조차 느끼지 못하는 듯했다.“연기준!”서인경의 목소리는 떨렸다.연기준은 그 소리를 듣고 움직임을 멈추었다. 천천히 고개를 들어 눈앞의 광경이 환영은 아닌지 의심하는 표정으로 그녀를 쳐다보았다. 그의 눈에는 이미 초점이 사라져 있었다.서인경이 본 그의 눈은 마치 분노한 야수처럼 핏빛으로 물들어 있었다. 젖은 땀이 머리칼을 엉겨 붙게 만들었고 뜨거운 땀이 얼굴을 타고 줄줄 흘러내렸다. 게다가 공기 속에는 은근한 향기가 짙게 떠돌았다.서인경은 속으로 거친 욕설을 내뱉었다. 그녀는 곧장 약왕곡에서 꺼낸 한 알의 약환을 그의 입에 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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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25화

“감히 대담하기 짝이 없구나! 애가의 궁에서 사람을 빼내려 하다니!”서인경은 고개를 비스듬히 젖히며 비웃었다.“태황태후, 수법이 참으로 대단하시군요! 상왕께서 정신을 차리신 뒤 태황태후에게 따져 묻지 않을 거라 생각하시옵니까?”태황태후는 싸늘한 웃음을 흘렸다.“그는 애가가 키워낸 아이다. 고작 여인 하나 품는 것뿐인데 설마 애가와 등을 지겠느냐! 오히려 네가 문제다, 상왕비. 혼인한 지 수년이 되었건만 아직 자손이 없지 않으냐? 질투심에 사로잡혀 상왕이 비를 맞거나 첩을 두는 것조차 막으니 결국 그를 절손하게 만든 것이다. 애가가 이 모든 일을 하는 것도 다 상왕을 위한 것이야!”서인경의 입술이 비웃음으로 휘어졌다.“허! 태황태후 곁에 있는 궁녀들이 아직 보고하지 않았단 말이옵니까? 저는 아이를 가졌사옵니다.”그 말이 떨어지자 서인경은 뒤에서 부축하던 사람의 몸이 순간적으로 굳어버린 것을 느꼈다.태황태후의 눈빛은 한층 더 사나워졌다.“회임이든 아니든, 애가가 아니라고 하면 그만이다! 여봐라, 상왕을 다시 침전으로 모셔가거라. 그리고 당장 낙태약 한 사발을 준비하거라!”서인경의 동공이 순간적으로 좁혀졌다. 이 늙은 여인, 사악함이 뼛속까지 스며들었구나!눈앞에서 환관들이 몰려드는 것이 보였다. 앞으로 불과 한 복도만 더 나가면 출구가 보이는데 이대로 무너질 수는 없었다.서인경은 목청을 끌어올려 크게 외쳤다.“연풍!”거리가 너무 멀어 과연 들렸을까 의문이 스쳤다.그러나 연기준은 분명 연풍이 바깥에 있음을 직감했다. 그는 서인경의 허리에서 손을 거둬 자신의 허리춤으로 옮겼다. 순간, 한 줄기 채색 연기가 하늘로 솟구쳐 오르더니 반짝이며 폭죽처럼 터졌다.숙귀비의 궁전.황제는 회랑 아래에 서서 멀리 상공에 흩날리는 연무를 무표정하게 올려다보고 있었다. 곁의 환관이 머뭇거리며 물었다.“폐하, 직접 가보셔야 하지 않겠사옵니까?”황제는 옅은 웃음을 지었다.“한쪽은 짐의 황조모, 한쪽은 상왕. 네 말대로라면 과연 짐은 누구의 편을 들어야 한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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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26화

“다가오지 말거라!”서인경은 의아한 눈길로 그를 바라보았다. 그의 시선은 흔들림 없이 그녀의 아랫배에 고정되어 있었다. 연기준의 눈동자가 팽팽히 조여들고 목젖이 꿀꺽 움직였다. 그는 여러 차례 거친 숨을 고르고서야 간신히 말을 짜냈다.“너… 정말 아이를 가진 것이냐?”서인경은 문득 그의 오해를 깨닫고 눈썹을 가볍게 치켜 올리며 미소를 흘렸다.“아, 그게 걱정이었군요? 거짓말이었습니다. 그렇지 않으면 왕야의 얼굴을 보지 못할까 두려웠거든요.”연기준은 그 말을 듣고 잠시 멈칫했다. 그러나 이내 제어할 수 없는 느낌이 휘몰아치자 그는 곧장 덮쳐와 서인경의 손목을 움켜쥐고 몸을 눌러버렸다.서인경은 그 틈을 타 재빨리 그의 맥을 짚었다.“조금만 더 참으세요. 여긴 마차 안입니다. 연풍이 밖에 있어요.”예전 같았더라면 연기준은 그래도 버텨낼 수 있었을 것이다. 비록 출산의 경험은 없으나 기본적인 이치는 아는 사람이었으니.그러나 그녀가 회임하지 않았다는 말을 들은 지금, 모든 절제가 한순간에 무너졌다. 갈라진 그의 목소리가 탄성처럼 흘러나왔다.“연풍은 들어야 할 말과, 들어선 안 될 말을 구분할 줄 안다!”연풍은 이 순간만큼은 차라리 귀머거리가 되고 싶었다. 손에 땀이 흥건히 배어 나와 잡은 고삐가 덜덜 떨렸다. 마음속으로는 오직 한 가지 기도뿐이었다.‘제발, 말아... 빨리 달리거라. 더 빨리, 조금만 더 빨리…’그러던 어느 순간, 마차가 크게 흔들리며 쿵 하고 요동쳤다. 뒤이어 들려온 것은 사내의 억눌린 고함성과 여인의 눌린 흐느낌.연풍은 심장이 덜컥 내려앉는 듯 멎어 버렸다. 두 손은 떨리고 얼굴은 미묘하게 일그러졌다. 그는 스스로를 세뇌했다.‘나는 아무것도 듣지 못했다. 나는 귀머거리다.’연풍은 재빨리 사방에 인가 하나 없는 황량한 공터 하나를 찾아냈다. 그는 그곳에 마차를 멈추고 망설임 없이 뛰어내려 멀찍이 몸을 숨겼다.서인경은 처음에 연기준이 무너져 버릴까 두려웠다. 그래서 회임은 거짓이라 말해가며 그를 진정시키려 한 것이다. 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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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27화

서인경이 고개를 젓자마자 눈앞이 어두워졌다. 이불이 그대로 머리 위로 뒤집어 씌워져 꼼짝없이 갇혀 버린 것이다. 곧, 창문 틈새에서 또다시 익숙한 소리가 흘러나왔다. 연풍의 심장은 덜컥 멎는 듯 뛰었고 그는 발바닥에 불이 난 듯 바람처럼 자리를 떴다. 단 한순간도 더 머물 용기가 없었다.태황태후와 황제는 그렇게 정오까지 그 둘을 기다렸다.연풍은 오히려 극진히 찾아와 여쭈었다.“폐하, 태황태후, 혹 원하신다면 부디 왕부에서 공양을 드시옵소서.”황제는 태연히 차를 몇 잔이나 비워내며 마치 휴식을 즐기듯 앉아 있었다. 반면, 태황태후의 얼굴빛은 완전히 새까맣게 가라앉아 있었다.“어찌 이럴 수가 있단 말이냐! 감히 애가와 폐하를 두 시진이나 기다리게 만들다니! 이는 곧 위아래 질서를 거스르는 짓이 아니더냐!”연풍은 눈 하나 깜짝하지 않고 대답했다.“왕야와 왕비 마마께서 지난밤은 너무도 지쳐 해 뜰 무렵에야 돌아오셨사옵니다. 그리하여 몸이… 감당할 수 없으셨사옵니다.”말은 은근히 돌려 했으나 듣는 이는 다 알 수 있는 표현이었다.태황태후의 안색은 더욱 거무스름하게 질렸다.황제는 가볍게 기침을 흘리며 어색한 기류를 풀고자 했다.“크흠, 괜찮다. 아홉째 아우와 상왕비가 부부의 정을 돈독히 한 것이니 좋은 일 아닌가! 부엌에 일러 간단한 음식 몇 가지 준비하게 하거라. 짐과 황조모는 여기서 바로 공양을 들겠다.”“예, 폐하.”연풍은 공손히 물러났다.태황태후는 곧장 싸늘한 얼굴로 황제를 바라보았다.“다 네가 버릇을 잘못 들인 탓이다! 준이는 이제 하늘 위까지 기고만장해졌더구나!”황제는 몸을 조금 숙여 온화하게 그녀를 달랬다.“황조모께서는 노여움을 거두시옵소서. 지난밤의 일은 짐도 이미 들었습니다. 아홉째 아우가 혈기방장한 것, 흠… 자연스러운 일이지요. 다만 황조모께서는 아셨습니까? 상왕비가 정말 아이를 가진 것입니까?”임신한 몸으로도 날이 밝도록 그렇게 격렬하다니… 황제는 차마 입 밖에 내지 못하고 속으로 중얼거렸다.태황태후는 무겁게 굳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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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28화

어제 마차에서부터 방으로 이어진 끝없는 격정의 밤을 떠올리자 서인경은 뒤늦게 자신이 얼마나 무모한 일을 저질렀는지 깨달았다.그 순간, 그녀의 얼굴이 새하얗게 질리더니 따뜻한 무언가가 허벅지를 타고 흘러내리는 것이 느껴졌다. 그녀는 본능적으로 연기준의 팔을 움켜쥐었다.“배가… 아파…”태산이 무너져도 눈 하나 깜짝하지 않을 사내였으나 서인경이 창백한 얼굴로 힘없이 미끄러지는 것을 보자 연기준의 얼굴 또한 피기 하나 없이 하얗게 질려버렸다.그는 망설임 없이 그녀를 번쩍 안아 들었다.황제 또한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 목소리를 높였다.“오 태의, 반드시 상왕비의 아이를 지켜야 한다!”오 태의가 떨리는 다리를 추스르기도 전에 이미 연풍이 그의 뒷덜미를 움켜쥐고 번개처럼 끌어냈다.서인경은 곧 침상에 눕혀졌다. 그녀의 시야에 들어온 것은 핏기 없는 연기준의 얼굴.모르는 사람이 본다면 마치 그가 아이를 잃기라도 한 줄 알 것이다.서인경은 오히려 피식 웃음을 머금으며 그를 위로했다.“겁먹지 마세요. 아마… 괜찮을 겁니다.”사실 괜찮은지 아닌지는 그녀 자신도 몰랐다. 산부인과 의사도 아닌데 어찌 단언할 수 있겠는가? 하지만 이토록 두려움에 사로잡힌 남자의 얼굴을 보니 무심코 위로의 말이 흘러나왔다.연기준은 오직 굳게 다문 입술로 그녀의 손을 세차게 감싸 쥘 뿐 한 마디 말도 하지 않았다.오 태의는 사자의 우리 앞에 던져진 양처럼 끌려들어 왔다.연기준의 살벌한 시선을 온몸에 받으며 그는 온 신경을 곤두세워 정밀히 진맥했다. 잠시 후, 그가 손을 거두자마자 연기준이 잽싸게 물었다.“어떠느냐?”오 태의는 조심스레 손을 모아 읍했다.“유산의 징후가 있으나 다행히 심각하진 않습니다. 곧 보태약을 지어 올리겠사오니 한 달간은 반드시 누워서 지내시고 태아가 안정된 후에 움직이셔야 합니다.”그는 잠시 말을 멈추었다가 곤란한 듯 연기준을 바라보았다. 그러자 그의 미간이 좁혀졌다.“하고 싶은 말이 있으면 바로 하거라.”오 태의은 기침을 하며 고개를 조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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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29화

이 생에서는 많은 것이 달라졌다. 지난 생에서 두 사람의 관계는 늘 최악이었고 몸 주인은 죽는 날까지도 그 사내가 아비가 된 모습을 단 한 번도 보지 못했다.그 사실을 떠올리자, 서인경의 마음속에는 몸 주인을 향한 안쓰러움이 스며들었다.그녀는 참으로 불쌍한 여인이었다. 일생을 통틀어 아무것도 얻지 못하고 결국은 빈손으로 모든 것을 잃은 채 끝을 맞이했으니.서인경은 전날 밤 지칠 대로 지쳐 잠든 터였다.그런데 오늘 불현듯 아이가 생겼다는 말을 듣자 그녀의 정신은 멍하니 허공을 헤매었다. 머릿속은 잡생각으로 가득 차고 멍한 채로 있다 보니 결국은 그대로 잠에 빠져들고 말았다.고요한 방 안, 연기준은 품에 안긴 여인을 내려다보며 한 손을 그녀의 아랫배 위에 살포시 얹어두었다. 늘 바깥에서는 희로애락을 드러내지 않는 사내였으나 이 순간만큼은 눈썹과 눈가가 제멋대로 흩날리듯 기쁨을 드러내고 있었다.그와 서인경. 둘 사이에 드디어 아이가 생겼다.전정.오 태의는 돌아오자마자 태황태후 앞에 불려 나가 추궁을 받았다.“상왕비의 몸에 태기가 있다는 것이 과연 진실이냐?”오 태의는 무릎을 꿇었다.“천하에 두말할 것 없는 사실이옵니다. 소인이 두 번 진맥을 하였으니 틀림없사옵니다.”태황태후의 안색이 구겨졌다. 이제 서인경의 상왕비 자리는 돌처럼 단단히 굳어진 것이나 다름없었다.황제는 오히려 흡족한 기색을 감추지 못했다. 그는 곁에 선 환관에게 이르렀다.“이는 아홉째 아우의 첫아이다. 상왕비가 황실에 종맥을 이어주었으니 그 공이 크다.내무부에 가서 알맞은 예물을 골라 보내거라.”환관은 곧장 머리를 조아렸다.“예, 폐하.”황제는 말을 마친 뒤 기류가 심상치 않음을 느끼고 태황태후를 향해 돌아섰다.“황조모, 아홉째 아우는 황조모께서 손수 길러낸 사람입니다. 그가 드디어 자손을 보게 되었는데 어찌하여 기뻐하지 않으시는 겁니까?”그녀는 싸늘한 얼굴로 일갈했다.“천하에 여인이 얼마나 많은데 하필 저 여자를 고르다니! 꼭 너희들의 열셋째 황숙과 똑같은 작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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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30화

이때, 서풍교가 날마다 찾아 헤매도 보이지 않던 사람은 바로 경성의 한 은밀한 사저 안에 있었다. 방 안에서 의원이 약상자를 들고나오는 순간, 문 앞에 서 있던 호위가 은전 한 덩이를 그의 손바닥에 얹어주었다.“앞으로 매일 이 시각에 와서 진맥을 보거라. 여기서 본 모든 것은, 반의 반 자도 밖에 흘려선 안 된다.”은전만 있으면야 무슨 말인들 못 하랴? 의원은 두 손으로 그것을 받들며 고개를 숙였다.“안심하십시오. 이 문밖을 나서는 순간 저는 아무것도 기억하지 못할 것입니다.”의원이 떠나자 호위는 다시 고개를 숙이고 문 앞에 버티고 섰다.방 안에서는, 단효산이 여인의 배를 두 손으로 감싸안고 있었다. 그의 눈빛은 별빛처럼 번뜩이며 격한 흥분이 가득했다.“하율아, 정말 내 아이를 가진 게 맞느냐?”하율은 아랫배를 쓰다듬으며 수줍은 듯 교태 어린 웃음을 지었다.“어르신께서 처음 아버지가 되시는 것도 아닌데 어찌 그리도 놀라시는 것입니까?”단효산은 단호히 고개를 저었다.“어찌 같을 수 있겠느냐! 안이는 이제 평생 쓸모없게 되었고 두 딸은 머지않아 시집을 가게 된다. 이후로 우리 단가의 재산과 가문을 이을 이는 모두 네 뱃속의 아이가 아니고서야 누구란 말이냐!”하율의 입가가 자기도 모르게 올라갔지만 내뱉는 말은 극도로 조심스러웠다.“어르신, 부디 그런 말씀은 하지 마세요. 제가 어르신 곁에 있을 수 있는 것만으로도 이미 팔자에 없는 복을 얻은 것입니다. 감히 염치없는 욕심을 품을 수 없고 도련님과 아가씨들과 다툴 마음은 더더욱 없습니다. 차라리 이 아이를 데리고 바깥에서 고생한다 한들 절대로 어르신을 곤란하게 하지 않겠습니다.”단효산은 여인의 부드러운 몸을 품에 끌어안고 아직 불룩하지도 않은 아랫배만 뚫어져라 쳐다보며 말했다.“하율아, 너야말로 내 마음을 아는구나. 안심하거라. 네가 아들만 낳아주면 내 결코 너를 푸대접하지 않으마.”그의 품에 기댄 하율의 얼굴에는 은근한 기쁨이 번졌다.문밖을 지키고 서 있던 호위는 고개를 낮춘 채 방 안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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