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emua Bab 시간을 거슬러: Bab 341 - Bab 350

465 Bab

제341화

연기준은 고개를 끄덕였다.“서 노장군께서는 아마도 오직 이 방법만이 그녀를 본왕 곁에 붙들어 둘 수 있다고 생각하신 듯합니다.”숙귀비는 그 답에 썩 마음이 놓이지 않았다.“다른 여인들은 아이로 남자를 붙잡아 두려 하는데 상왕께서는 오히려 반대로 되셨군요. 감히 묻겠습니다. 만약 경이가 아이를 품지 않았다면 장차 위험이 닥쳤을 때 상왕께서는 그녀를 끝까지 지켜냈을 겁니까?”연기준의 시선은 먼 곳에서 황자와 놀고 있는 서인경을 따라갔다.“그 점이라면 숙귀비께서도 안심하십시오. 본왕이 그녀를 지키는 원인은 여러 가지가 있지요. 첫째, 서 장군 부부는 저의 생명의 은인입니다. 둘째, 서 노장군께서 떠나시기 전 본왕에게 맡기신 부탁이 있지요. 그리고 마지막으로 가장 중요한 것. 경이는 본왕의 부인이니 영원히 본왕 곁에 있을 것입니다. 상왕부에 발을 들인 그날부터 본왕은 그녀를 떠나보낼 생각 따윈 해본 적이 없습니다.”숙귀비는 그제야 비로소 마음이 놓였다.“그렇다면 다행입니다. 상왕께서 경이를 지켜내신다면 그 외의 일은 본궁이 반드시 그 뜻을 저버리지 않겠습니다.”연기준은 아직 처리해야 할 일들이 있었으므로 숙귀비와 뜻을 모은 뒤 곧장 자리를 떠났다. 서인경은 숙귀비의 궁에 머물러 그녀와 함께 식사를 했다. 나중에 그녀는 유모의 입을 통해 이번에 자신이 궁에 불려 들어온 까닭을 들을 수 있었다.그녀는 가볍게 웃음을 터뜨렸다.“폐하께서 고모를 시켜 저더러 밖에 나서지 말고 부군을 공경하고 아이만 잘 기르라 하신 거군.”유모는 난처한 얼굴을 감추지 못했다.“마마께서는 왕비 마마께서 잘못하신 게 없다고 생각하시옵니다. 그러니 꾸짖을 뜻은 없으시지요. 하나 아예 입을 다물자니 폐하의 명을 거스르는 격이 되고 훗날 폐하께서 물으신다면 마마께서 곤란해지실 터라…”서인경은 태연히 손을 내저었다.“걱정 말거라. 고모님께서 이미 내게 말했다고 전하면 된다. 폐하께 들통 날 일은 없으니 안심하고.”마침 이야기를 나누던 중, 숙귀비가 막 씻겨낸 열다섯 째 황자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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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42화

단평안은 침상에 멍하니 누워만 있었다.그때, 한 시녀가 들어와 밥상을 머리맡에 내려놓았다.“도련님, 드실 시간이옵니다.”단평안은 서서히 정신을 가다듬으며 눈을 깜박이지도 않은 채 밥상만 뚫어져라 바라보았다. 분명 예전과 다름없는 풍성한 음식들이었으나 보면 볼수록 마음에 들지 않았다. 평소보다 한 시진은 더 늦게 들여온 밥상에 그는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 이 음식들은 사실 단여월의 혼례를 준비하다 남은 것들이 아닐까? 그게 아니었다면, 이 시각에 가져다줄 리 없지 않은가.“치워라.”시녀는 막 그에게 수저를 들어 먹이려던 참이었는데 이 말을 듣자 당황했다.“도련님, 입맛에 맞지 않으십니까? 원하시는 음식이 있으면 제가 곧바로 바꿔 오겠습니다.”단평안은 고개를 베개에 기댄 채 음울한 안색으로 내뱉었다.“치우라고 했을 것이다!”“또 왜 화풀이 하시는 것이냐? 시중이 마음에 안 든다면 다른 사람으로 바꾸면 될 일이지.”그 목소리를 듣는 순간 단평안은 화가 치밀어 올랐다. 화려하게 치장한 진보이가 들어오는 모습을 본 순간, 그의 얼굴은 더욱 검게 굳었다.“천한 년, 전에는 꾸미는 데 그리 정성을 쏟는 적도 없더니. 내가 이 꼴이 되자마자 누구에게 잘 보이려고 단장하는 것이냐?”진보이는 시녀에게 물러가라 손짓하고는 침상 곁의 가장 가까운 걸상에 앉았다. 하얗게 뻗은 가녀린 손가락을 뻗으며 얼굴에 여유로운 미소를 띠었다.“물론 손님들을 위한 치장이지. 나는 아직 젊다. 남은 생을 홀로 과부로 살 생각은 없어.”단평안의 손가락이 이불을 꼭 움켜쥐자 푸른 힘줄이 도드라졌다.“너… 감히!”진보이는 싸늘한 비웃음을 흘렸다.“내가 어찌 감히 못하겠느냐? 아직도 네가 단가에서 모두에게 떠받들어지는 조상님이라 생각하느냐? 세상 사람들은 이미 너 같은 장남 따위는 잊어가고 있다. 설령 단가가 장차 번성한다 해도 넌 그 자리에 발붙이지 못할 것이다.”단평안의 얼굴빛이 돌연 변했다.“허튼소리!”진보이는 태연히 받아쳤다.“지금은 믿지 않아도 괜찮다. 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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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43화

진보이가 머릿속으로 그날 밤의 일을 하나하나 이어 맞추자 전말이 뚜렷해졌다. 하지만 그럴수록 그녀의 얼굴은 점점 일그러져 갔다.“천한 년! 천한 년! 반드시 죽여버리겠다!”진보이는 벌떡 일어나 이성도 잃은 채 복수하러 달려나가려 했다. 그러나 단평안이 갑자기 입을 열었다.“지금 가봐야 소용없다. 그녀를 당해낼 수 없고 오히려 네 목숨만 버리게 될 것이다.”그 말에 진보이의 발걸음이 멈췄다. 언제부턴가 그녀의 얼굴에는 눈물이 가득 번져 있었다. 그녀는 몇 번이고 이를 악물고 참으며 주먹을 쥐었다 폈다를 반복했다.그때, 단평안의 목소리가 다시 울렸다.“지금은 아무도 너를 믿지 않을 것이다. 너를 위해 나설 자도 없고. 지금 그녀는 대황자의 예비 측비, 태황태후와 대황자가 맺으려는 혼사의 고리이자 진가가 번영할 유일한 의지처다. 그러니 네가 무슨 말을 해도 모두 헛수고일 뿐!”진보이의 가슴은 칼로 베이는 듯 찢어졌다.“너 같은 폐물 주제에 무슨 자격으로 여기서 이래라저래라야? 넌 스스로 아무것도 못 하지 않으냐? 먹는 것조차 다른 사람 손에 의지하는 주제에!”단평안의 안색은 눈으로 보기에도 하얗게 질렸다. 그러나 그는 곧 감정을 억누르고 평정을 되찾았다.“눈앞의 곤궁은 대수롭지 않다. 나는 어머니의 유일한 아들이니 그녀의 심장이자 목숨줄이지. 내가 살아 있는 한, 어머니가 단가의 재산을 남에게 넘길 리 없다. 그 재산이 곧 우리의 가장 큰 패다. 그리고 우리의 원수들은 하나같이 대황자부에 시집가야 할 처지다. 그러니 우리는 공동의 목표를 가지고 있는 셈이지. 넌 이 경성에 발붙인 지 얼마 되지 않아 낯설기만 할 것이다. 하지만 나는 달라. 나는 여기서 자랐고 인맥도 능력도 너보다 훨씬 뛰어나다.”그의 뚜렷한 동맹 의사에 진보이의 가슴은 흔들렸다.어느 순간, 하나의 생각이 떠올랐다.그녀는 이를 악물고 단평안을 바라보았다.“그래서 어떻게 하자는 것이냐?”단평안은 흡족한 미소를 지으며 다시 천천히 몸을 베개에 기댔다. 짧디짧은 몇 분 동안, 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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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44화

병부에 억지로 눌려 앉아 있던 진방옥은 문득 코끝이 간질거려 손을 들어 문질렀다. 앞에 놓인 난해하기 짝이 없는 번문을 확 밀어 버리더니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 바람이라도 쐬려 했다. 그러나 몸을 움직이자마자 뒤에 있던 하인이 곧장 나섰다.“도련님, 오늘은 반드시 병부상서의 요구대로 이 문서들을 다 보셔야 한다고 어르신께서 분부하셨사옵니다. 다 끝내기 전에는 나가실 수 없사옵니다.”한참 종이를 들여다보다 어지럼증이 몰려온 진방옥은 순간 화기가 천정까지 치솟았다. 그는 얼굴빛이 검게 가라앉으며 옛날처럼 거드름을 피웠다.“내가 오줌 한번 싸러 가겠다는데 그것마저 금하셨더냐?”하인은 허리를 깊게 굽혔으나 태도만은 고집스러웠다.“아니옵니다. 다만 제가 모시고 가야 하옵니다. 도련님께서는 빨리 다녀오시지요. 그렇지 않으면 이 문서들을 끝내는 게 더 늦어질 것이옵니다.”진방옥의 성질 좋은 기운은 이미 다 갈려 나갔다. 그의 얼굴은 변비 걸린 사람처럼 새까맣게 굳어 있었다. 그는 심호흡을 깊게 들이켰으나 무엇을 말해도 통하지 않는다는 것을 깨닫고는 가슴이 더욱 갑갑해졌다. 이 집안에서 태어난 것이 원망스러울 정도였다.‘차라리 그냥 죽어버렸으면 속이 편했을지도.’분을 삭이지 못한 채 문을 박차고 나서 화장실을 찾던 그때, 병부의 관리들이 떼 지어 한 사내를 호위하며 들어오는 광경이 눈에 들어왔다. 그 기세 강렬한 사내는 걸음걸이만으로도 군림하는 자임이 분명했다. 진방옥은 마치 구세주라도 본 듯 눈을 번쩍이며 소리쳤다.“상왕! 오랜만입니다.”연기준은 그 소리에 고개를 돌렸다가 진방옥인 것을 확인하고는 잠시 걸음을 멈추었다.태황태후가 진방옥에게 병부 벼슬을 마련해 주었다는 말은 이미 들은 바였으므로 이곳에서 마주친 것도 이상할 건 없었다.“병부의 일은… 제법 익숙해졌는가?”그 한마디에 진방옥은 화장실 따위도 잊고 말았다. 주위의 관리들을 밀쳐내고는 신이 나서 연기준 곁에 달라붙었다.“익숙하긴요. 이건 지옥입니다! 저는 이런 글귀들이 세상에서 제일 싫단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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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45화

연기준의 입가에 옅은 미소가 스쳤다.“진 어르신께서는 그저 네 앞길을 열어 두고자 하신 게다. 본왕 기억으로는 네가 어릴 적에는 제법 영특했었지. 배우는 것도 빨랐는데 어찌하여 지금은 관문조차 읽어내지 못한단 말이냐?”진방옥은 잠시 머뭇거리며 머리를 굴렸다.“하, 그야 저희 어머니께서 귀하게만 키운 탓이지요. 학문은 오래 팽개쳐 둔 탓에 머리가 굳어버렸습니다. 어릴 적에는 뭐든 빨리 익히지요. 한데 지금 나이에 새로 익히려니 죽을 지경입니다.”연기준은 고개를 끄덕이며 맞장구쳤다.“일리 있는 말이군. 병부 벼슬이 싫다면 차라리 본왕 밑으로 오거라. 순성어사 쪽에 마침 조수가 비어 있다. 할 일도 많지 않다. 사람을 데리고 거리를 순시하면 된다.”이 말을 듣자, 진방옥은 역시 연기준을 따라나선 보람이 있구나 싶었다. 어차피 경성에 남아야 한다면 이 일은 제법 괜찮아 보였다. 순성어사가 뭘 하는 자린지는 몰라도 글자 그대로 풀이하자면 결국 도성의 보안관이라는 뜻 아니겠는가. 그런 생각이 들자 그는 두 눈을 번쩍이며 손을 모아 큰 소리로 화답했다.“역시 상왕은 의리 있는 분이십니다! 그렇게 정해 주십시오. 그 자리는 저를 위해 남겨 두세요. 오늘 밤 집에 돌아가면 바로 아버지께 말씀드리겠습니다.”두 사람은 춘풍루에 앉아 꽤 오래 이야기를 나누었다. 진방옥은 뜻밖에도 높고 높던 상왕이 은근히 수다스럽고 호기심 많은 구석이 있다는 걸 발견했다. 특히 진가의 여러 자매들에 대해 묻는 것이 많았고 마침 수다 상대가 없던 진방옥은 신명이 나 속 시원하게 대답해 주었다. 한 시진이 훌쩍 지나고 하늘이 어두워지자 연기준은 술잔을 내려놓으며 자리에서 일어섰다.“오늘은 이만하지. 본왕은 먼저 돌아가겠다. 다음에 다시 만나는 걸로 하자.”진방옥은 아직 취흥이 가시지 않은 얼굴로 창밖에 갓 켜진 홍등을 바라보았다.“아니, 이제 겨우 시작인데요? 밤은 길고 흥취는 이제 무르익었는데.”연기준은 눈빛 하나 흐트러뜨리지 않고 대답했다.“상왕비가 아이를 가졌다. 본왕은 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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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46화

예전에는 늘 평이가 잔소리를 맡았는데 오늘은 서인경이 대신이었다. 그녀는 평이에게 말했다. 아직 아이를 가질 생각이 없다면 절대 개 같은 남자들의 달콤한 말에 속아서는 안 된다고.“남자의 십 분 쾌락이 여자의 열 달 고통이란다.”하나는 거리낌 없이 쏟아냈고 다른 하나는 얼굴이 붉어져 목까지 달아올랐다.그러던 순간, 방문이 벌컥 열리더니 연기준이 잔뜩 어두운 얼굴로 들어섰다. 평이는 마치 구세주라도 본 듯, 손에 들고 있던 옷가지를 내던지고 줄행랑쳤다. 서인경은 그녀를 잡으려 했지만 실패하자 그저 웃음기 가득한 얼굴로 그를 쳐다보았다.“생각보다 일찍 돌아오셨네요.”연기준은 싸늘하게 웃었다.“조금만 더 늦었더라면 왕비의 호언장담을 놓칠 뻔했겠지.”서인경은 속으로 망했다 싶었지만 그가 얼마나 들었는지는 알 수 없었기에 결국 억지웃음을 지으며 달랬다.“왕야, 진지하게 듣지 마세요. 저는 그냥 평이한테 조심하라고 일러둔 것뿐입니다.”연기준의 질문이 불현듯 직구로 날아왔다.“내 아이를 낳기 싫다는 건가?”서인경은 순간 얼이 빠졌다. 돌이켜보면 아이를 가진 뒤 연기준이 보여준 모습은 좋은 남편의 표본이었다. 흠을 잡으려야 잡을 데 없이 완벽했다“…안 낳고 싶다는 건 아니고…”서인경은 신중히 단어를 고르며 대답했다. 괜히 말 한마디 잘못했다가 좋은 남편의 모습이 순식간에 사라져 버릴까 두려웠다.“그저 너무 갑작스러워서 그럽니다. 전에는 분명 약을 먹었거든요.”연기준의 눈빛은 쓰디쓰게 흔들렸다. 알고 보니 그녀는 애초에 임신할 뜻조차 없었던 것이다.“그 아이가 네 온갖 방비를 뚫고 찾아온 건, 운명이란 생각은 해본 적 없는 것이냐?”서인경은 체념 섞인 웃음을 흘렸다.“혹시… 인위적인 건 아닐까요?”연기준의 얼굴이 단박에 굳어졌다.“무슨 뜻이지?”서인경은 얼른 손을 들어 부인했다.“왕야를 말한 게 아닙니다! 제 할아버지 말이에요. 그 약을 주신 분이 제 할아버지셨거든요. 전 그게 뭔가 수상합니다. 혹시 제가 속은 건 아닌가 싶기도 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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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47화

만약 전생의 기억이 없었다면 지금 연기준의 태도는 분명 서인경으로 하여금 이 사내야말로 믿고 기댈 수 있는 굳은 언덕이라는 생각이 들게 만들었을 것이다. 하지만 전생의 기억은 순간순간 그녀를 찌르듯 되살아나 눈앞의 이 남자를 끝내 온전히 믿게 두지 않았다.“사람에게 기대는 것보다는 스스로에게 기대는 게 낫지요. 저는 제 운명을 제 손에 쥐는 게 좋습니다.”다시금 신뢰받지 못하는 상황. 예전 같으면 연기준은 노여움으로 화가 치밀었겠지만 지금은 무력감이 더 컸다. “보아하니, 진방옥 말이 맞구나. 여자는 길러줘도 은혜를 모른다고 했는데. 그 말이 딱 맞아.”서인경의 가슴께로 화가 훅 치밀어 올랐다. 그러나 곧 연기준의 입장에서 보자니 그의 말도 전혀 근거 없는 것은 아니었다. 그녀는 결국 숨을 고르며 분노를 가라앉혔다. 그러다 서인경은 문득 마음속에서 의문이 피어올랐다.‘내가 왜 굳이 그의 시선에서 문제를 바라봐야 하지?’그런 생각이 들자 곧장 짜증이 치밀었고 먼저 선수를 치기로 했다.“듣자 하니, 진방옥이라는 사람은 먹고 마시고 기생집 드나드는 데는 도가 튼 난봉꾼이라던데요. 언제 그와 그리 친해졌나요? 혹시… 여자 얘기도 나눴습니까?”연기준은 비웃듯 가볍게 웃었다.“진방옥은 어릴 적 태황태후의 곁에서 지내며 본왕과 함께 글을 읽고 검을 배웠다. 그때부터 알던 사이지. 먹고 마시고 방탕한 습성은 천주에 돌아간 후에야 배운 짓이다. 안심하거라. 본왕이 그에게 묻는 건 오직 쓸모 있는 일들뿐, 시시한 얘기는 단 한마디도 나눈 적이 없다.”서인경은 여전히 곱지 않은 눈길을 보냈다.“그럼 대체 그런 말은 무슨 소용이 있다고 들은 건가요?”마침 이때, 평이가 음식을 들고 들어왔다. 그녀는 서인경이 꼬치꼬치 캐묻는 장면을 목격했다. 꼭 남편이 늦게 돌아온 걸 캐묻는 아내 같았다. 오늘은 어디 갔는지, 누구를 만났는지, 옷에 묻은 화장 냄새는 어디서 난 건지.평이는 고개를 숙이고 상을 차리면서도 속으로는 은근히 웃음을 삼켰다. 방금까지만 해도 사람들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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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48화

연기준은 낮에 들어온 소식을 떠올리며 반박했다.“누가 너에게 그냥 체념하고 받아들였다 하더냐?”서인경의 귀가 단번에 쫑긋 섰다.‘이거, 분명 사연이 있군.’연기준은 그녀에게 반찬을 덜어 주며 말을 이었다.“진가이, 그 여자의 사람 다루는 수완은 일품이지. 늘 말을 듣지 않던 대황자조차 그녀 앞에서는 고분고분하다더군. 벌써 궁 밖에서는 떠들썩하다. 진가이가 요사스러운 방중술을 부려 혼례 전부터 이미 대황자와 밤마다 얽혀 지낸다고. 대혼에 앞서 그 소문은 곧 궁 안까지 퍼져 들어갈 게다.”그 말에 서인경의 졸음기는 흔적도 없이 사라졌다.“허! 이게 정말입니까? 대체 누가 그런 말들을 퍼뜨린 거죠?”연기준은 드물게 그녀를 웃게 하려는 듯 기꺼이 잡담을 이어갔다.“진방옥이 했던 말이다. 그리고 요사한 방중술이라는 건, 오래전에 진가이의 친모를 욕하던 진보이의 모친 입에서 나온 말이지. 경성에서 그것을 기억하는 자는 아마 진보이 한 명뿐일 게다.”진보이라면 바로 단평안에게 억지로 시집간 여인. 이리 따지면 그 안에는 서인경 자신도 한몫 끼어 있었다. 그녀는 늘 의아했다. 명백히 자신을 겨눈 계략이었는데 어쩌다 끝내 진보이라는 대황자비 후보가 대신 화를 뒤집어썼는지. 이제 와 곰곰이 생각해 보니 가장 깊은 심계를 숨긴 자는 따로 있었다.진가이. 단여월도, 진보이도 결코 그녀의 상대가 되지 못했다.서인경은 속으로 감탄했다.“여인들의 싸움이란 게 참으로 무섭군요. 칼을 겨누는 남정네들보다도 더 치명적이에요. 상왕부에는 저 혼자뿐이라 정말 다행입니다.”연기준의 표정이 순간 멈칫하더니 시선이 그녀에게 옮겨갔다. 서인경은 아랑곳하지 않고 말을 이어갔다.“미리 말해 두겠어요. 상왕부에는 모래 한 알도 들어올 자리가 없습니다. 훗날 왕야께서 첩을 들이거나 측비를 들일 생각을 한다면… 그때 제 수단은 고분고분하지 않을 겁니다.”연기준은 흥미롭다는 듯 입꼬리를 살짝 올렸다.“어떤 수단인지 들어보고 싶군.”서인경의 눈빛이 반짝였다.“저는 정성껏 대접해 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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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49화

호청은 더더욱 난감해졌다.“이미 아이가 자라는데 억지로 떼어낸다면 그건 몸에 큰 상처를 남깁니다. 자칫하면… 모자 모두 위험할 수도 있습니다.”연기준의 얼굴빛이 차갑게 굳어지더니 이내 하얗게 질려 갔다. 호청은 웃음이 터질 뻔했으나 억지로 꾹 참았다. 그가 일부러 심각하게 말한 것도 무리는 아니었다.며칠 전 장원에 있던 그 아가씨는 매일같이 회임 관련 책을 붙들고 파고들더니 의술을 전공한 자신보다 더 해박해 보일 정도로 공부했었다. 그가 장원을 떠나오기 전까지 그 아가씨는 호청을 붙잡고 졸라댔다.기회가 된다면 반드시 이 말을 전하라고. 남자는 늘 여인이 아이를 낳는 고통을 알지 못해 마치 대소변 보듯 가볍게 여긴다고. 그러니 반드시 깨닫게 해야 한다고.그 말까지 똑같이 옮기지는 못했지만 뜻은 전해진 셈이었다.연기준의 얼굴은 한동안 창백해졌다가 다시 검게 굳어졌다. 그가 입을 닫자 호청조차 덩달아 신경이 곤두섰다.“에휴… 사실 그렇게까지 심각하게만은 보지 마십시오. 왕비 마마의 체질이 좋으시니 남들보다 훨씬 수월할지도 모르지요.”“수월하다?”연기준은 눈빛을 번득이며 그를 노려보았다.“네 눈에는 아이 낳는 게 그저 변통 보듯 힘 한번 주면 되는 것처럼 보이느냐? 이놈이, 네가 그래도 의원이란 말이냐!”호청은 말문이 막혔다. 그저 조금이나마 안심시키기 위해 뱉은 말이었는데...연기준이 방으로 돌아갔을 때, 서인경은 이미 곤히 잠들어 있었다.이 며칠 내내 각종 보양식이 끊이지 않았지만 정작 그녀의 몸은 오히려 앙상해진 듯했다. 그는 그 밤을 뜬눈으로 지새웠다. 머릿속에서는 불길한 그림자만이 떠나지 않았다. 새벽이 밝자마자 그는 방에서 나와 명을 내렸다.“오늘은 반드시 집안에서 쉬게 하거라. 철통같이 지켜야 한다. 그 누구도 들이지 말고 왕비 또한 밖으로 나가지 못하게 하거라.”평이도 이미 기운이 뒤숭숭했다. 아침에 눈을 뜨자마자 왠지 모를 불안이 가슴을 짓눌렀다. 오늘따라 저택의 경계는 유난히 삼엄했다. 그러나 왕야가 왕비를 해할 리 없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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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50화

팔백 리를 내달린 급보가 대황자의 혼례 잔치 한복판으로 들이닥치자 모두가 그 일이 결코 사소하지 않음을 직감했다.황제는 장계를 받아들자마자 봉인을 뜯어보더니 자리에서 벌떡 일어났다.“궁으로 돌아간다!”화려한 혼례마당을 가득 메운 어가 행렬은 고작 한순간 머물렀을 뿐, 거대한 물결처럼 휩쓸리며 급히 떠나갔다. 방금 전까지 북적이던 경사스러운 장내는 단숨에 고요해졌다. 신료들은 서로 눈빛을 주고받으며 모두 속으로 추측했다.대체 무슨 중대사가 벌어진 것인가?예정임의 눈빛은 곧장 연기준에게로 향했다. 그의 표정에서 무언가 단서를 캐내려 했던 것이다. 하지만 연기준은 한 치 흔들림도 없이 눈썹 하나 까딱하지 않았다. 그가 미리 짐작하고 있던 것인지 아니면 원래 성정이 그러한 것인지 예정임은 알지 못했다. 그는 그저 알 수 없는 불안으로 가슴이 두근거렸다.곧 황제의 측근 환관이 다시 나타나 대황자 곁으로 다가갔다.“폐하께서 전하셨습니다. 오늘은 대황자의 혼인날이니 잔치는 예정대로 거행하라고 말입니다. 그 어떤 일도 의식에 지장을 주어선 아니 된다 하십니다.”연강헌은 속으로 의구심이 일었지만 조금도 내색하지 않았다.“아버지의 뜻을 받들겠다.”곧 환관은 또다시 연기준 앞으로 나아왔다.“상왕, 폐하께서 상왕을 소환하시어 곧바로 함께 궁으로 가자 하십니다.”연기준은 느릿하게 몸을 일으켜 평정한 얼굴로 걸음을 옮겼다. 그 순간, 연회장에 모인 수십 쌍의 시선이 일제히 그를 따라 움직였다.그때, 맹경운이 급히 나서서 분위기를 풀어 주었다.“자, 자, 오늘은 대황자의 경사로운 날입니다! 다들 마음껏 드시고 마시세요. 모처럼 한자리에 모였으니 오늘은 취하지 않고선 물러나지 맙시다!”어색했던 공기는 그의 말에 허물어지고 다시금 술자리가 살아났다.연강헌은 적당히 몇 마디로 자리를 수습한 뒤, 앞마당은 부관에게 맡기고 홀로 뒷마당으로 향했다. 인적 없는 곳에서 그는 은밀히 암위를 불렀다.“즉시 조사하거라. 오늘 부친께 전해진 정보가 무엇이었는지.”“명 받들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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