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정임은 황후와 단 가의 비호를 업고 야랑국에서 거침없이 행동했다. 그러나 그런 그조차도 이 세상에 두려워하는 사람이 딱 두 명 있었다.한 명은 진국의 전장에서 가장 날쌘 상왕 연기준, 또 다른 한 명은 진국의 노장군 서회윤이었다.세상에서 가장 용맹스러운 두 장수가 모두 진국에 있다는 사실은 예정임이 야심을 품던 순간부터 질투와 광기로 번져갔다.단진혁은 오래전부터 알고 있었다. 예정임이 언젠가는 반드시 서가를 노릴 거라는걸. 그래도 최소한 내정을 안정시키고 황위에 올라앉은 뒤에나 손을 뻗을 거라고 단진혁은 늘 생각해 왔었다. 하지만 그의 예상과는 달리 예정임은 그조차 기다리지 못했다.서인경은 회임한 뒤로 상왕부에서 그야말로 국보 대접을 받았다. 연기준은 조정에 출근하는 시간을 제외하고는 늘 그녀 곁을 떠나지 않았다. 서인경이 조금만 움직여도 그의 시선은 긴장으로 얼어붙곤 했다.며칠이고 이어지는 날들 속에서 서인경은 문밖조차 나서지 못했다. 먹고, 입고, 자는 것, 심지어 사소한 손길까지도 전부 그가 대신했다. 이대로라면 장차 폐인으로 길러질 기세였다. 끝내 견디다 못한 서인경은 그를 내쫓듯 말했다.“예전에는 나라 일로 바쁘다더니 이제는 다 끝낸 겁니까?”연기준은 당연하다는 듯 그녀의 배를 뚫어지게 바라보며 대답했다.“맹경운에게 다 맡겼다.”서인경은 눈을 가늘게 뜨며 반문했다.“그렇게 부하를 혹사시키다 반란이라도 일으키면 어쩌려고요?”연기준은 미묘하게 눈썹을 치켜올리며 시선을 그녀의 얼굴로 옮겼다.“병사는 천일 동안 기르고 하루에 쓰는 법. 평소에 내가 휴가를 얼마나 많이 주었는데... 지금이야말로 공을 세울 때다.”그 말에 서인경은 번쩍 고개를 들었다. 그 순간, 문밖에서 소란이 일었고 곧이어 모습을 드러낸 이는 다름 아닌 맹은영이었다.그녀의 두 손은 비어 있었으나 뒤를 따른 하인들의 손에는 온갖 물건이 가득했다. 인삼, 녹용, 아기 옷과 신발, 아이의 나이대마다 맞춘 장난감들까지. 화려하고 풍성한 광경은 보는 이로 하여금 절로 웃음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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