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파 속에서 누군가 갑자기 중얼거렸다.“저기 보자기에 든 진주마노 목걸이, 어쩐지 낯이 익은데…”이 한마디가 불씨가 되어 모두의 시선이 그곳으로 쏠렸다. 시위는 곧장 그 목걸이를 집어 들어 대중 앞에 들어 보였다.그 순간, 진가이뿐만 아니라 대황자의 안색 또한 순식간에 변했다. 황제는 그 말을 꺼낸 이를 향해 날카로운 눈길을 보냈다.“똑똑히 기억해 내거라. 어디서 본 것이냐?”잠시 머뭇거리던 일품 고명 부인이 앞으로 나와 대황자를 향해 조심스레 시선을 던졌다.“신첩도 확신할 수는 없사오나 대황자께서 대례를 올리시던 날 황후께서 진 측비에게 내리신 패물과 흡사해 보이옵니다.”그 말이 떨어지자 장내의 눈길은 일제히 대황자와 진가이에게 쏠렸다. 황제는 곧바로 고개를 돌려 황후를 주시했다.“그대가 내린 것이 맞느냐? 직접 확인해 보거라.”황후는 이미 그 진주마노를 눈여겨본 터였다. 궁중의 장물은 모두 기록되어 있어 확인만 하면 즉시 출처가 드러난다. 그러니 숨길 길이 없을 것이다. 그녀는 속으로 진가이를 어리석다 꾸짖었다. 어찌 저리 큰 꼬리를 남겨 두었단 말인가. 그러나 지금은 대황자를 보전하는 것이 최우선이었다. 황후는 일부러 의젓하게 자리에서 일어나 천천히 계단을 내려와 보자기를 들여다보았다. 이윽고 그녀는 황제를 향해 고개를 들며 입을 열었다.“폐하, 과연 신첩이 진 측비에게 하사한 것이 맞습니다. 진 측비, 본궁이 내린 물건이 어찌하여 하찮은 궁녀의 처소에서 발견된 것이냐?”추궁을 받은 진가이는 곧장 일어나 황후 앞으로 나아가 무릎을 꿇고 엎드렸다.“신첩의 과실이옵니다. 며칠 전, 신첩의 처소에 도적이 들어 이 목걸이를 도둑맞았사옵니다. 모후의 하사품을 잃은 것은 큰 불경이라 감히 밖으로 알리지 못하고 은밀히 찾고 있었사온데 뜻밖에 숙귀비의 전각에서 드러날 줄은 몰랐사옵니다.”그러나 한낱 궁녀인 소하가 어찌하여 대황자부에 함부로 드나들며 측비의 물건을 훔칠 수 있단 말인가?그 해명은 구멍이 숭숭 뚫려 있었으나 서인경은 속으로 생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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