맹은영이 말했다.“흥. 그 말을 들으니까 더 오기가 생기네. 평이, 우리 한번 해 보자. 반드시 만족하게 해 줄게.”이게 무슨 망측한 소리란 말인가?옆에서 시중들던 부엌데기와 막 들어오던 부관이 동시에 얼굴을 붉혔다.“아가씨들, 그런 말은 삼가셔야지요. 맹 아가씨께서는 아직 혼인도 안 하신 분이시잖습니까.”맹은영은 전혀 개의치 않았다.“흥, 누가 시집간다고 했느냐? 가고 싶은 사람이나 가라지. 난 이렇게 멀쩡한데 왜 사서 고생을 하겠느냐? 왕비 마마께서 늘 하던 말을 못 들었느냐? 현자는 사랑에 빠지지 않고 쇠솥에는 거위만 삶는다고.”서인경은 말이 없었다.그래, 분명 자기가 한 말이긴 했다.맹은영은 평이의 볼을 꼬집으며 계속 말을 이었다.“사내 하나 때문에 기분이 오르락내리락하는 인생, 그게 내 목표는 아니거든. 너도 기운 내 거라. 연풍이 안 돌아오면 더 좋다. 내가 더 괜찮은 놈들로 소개해 줄 테니까. 매일매일 골라 쓰면 된다.”평이는 맞잡힌 볼을 문지르며 웃었다. 아까만큼 서운한 기색은 없었다.“맹 아가씨, 농담은 그만하세요. 저는 괜찮습니다. 왕비 마마와 맹 아가씨 식사나 모시겠습니다.”맹은영은 평이의 손을 잡아 그대로 자리에 앉혔다.“다 같은 식구인데 무슨 시중이냐? 어서 먹거라. 배부르면 사내 생각할 기력도 없다.”그때 부관이 얼굴에 난처함을 가득 담고 다가왔다. 마치 맹은영이 자기 집 왕비와 세자를 나쁜 길로 이끌까 걱정하는 사람처럼 보였다.“왕비 마마, 별채에 있던 열세 명의 아이들이 모두 뒷문으로 들어왔습니다.”서인경이 물었다.“본 사람은 없었느냐?”부관은 고개를 저었다.“아주 조심스럽게 움직였으니 눈에 띄지 않았습니다.”“좋다. 거처를 잘 마련해 주고 앞으로는 왕부에 머물게 하거라. 외출은 금지다. 의식주 마련도 흔적이 남지 않도록 각별히 신경 쓰거라.”“명 받들겠습니다.”무슨 일이 벌어지는지 전혀 모르는 맹은영은 오히려 눈을 반짝였다.“뭡니까? 무슨 일입니까? 열세 명이나 되는 아이들이라니. 그렇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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