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emua Bab 시간을 거슬러: Bab 71 - Bab 80

100 Bab

제71화

육승 일행도 무사히 경성으로 복귀했다.어젯밤 그는 서인경을 왕부로 데려온 뒤에 교외에 있는 별원으로 갔다가 밤중이 되어서야 다시 돌아왔다.육승은 그가 캐묻기도 전에 그곳에서 겪었던 일을 하나도 빠짐없이 그에게 말해주었다.그 와중에도 서인경을 항한 존경심을 진솔하게 드러났다. 이는 그가 예측하지 못한 결과였다.연기준은 속을 알 수 없는 눈빛으로 약병을 바라보았다.바로 그때, 연풍이 약봉지를 들고 안으로 들어왔다.“왕야, 왕비께서 보내오신 내상을 치료하는 탕약입니다. 흉터에 딱지가 앉기 시작하면 마셔도 된다 하셨습니다. 하루에 한번, 연속 7일을 마시면 눈에 띄는 효과가 있을 것이고 반달 정도 잘 요양하면 예전처럼 회복할 수 있다 하셨습니다.”그 말에 군의원은 또 충격을 먹었다.“왕야께서 입은 내상을 회복하려면 최소 3년 이상이 걸릴 텐데, 무슨 약이 그리도 신통하단 말이냐?”연기준은 연풍에게 약을 가져오라 명했다.“이거 보고 자네도 좀 배워 둬. 어디 가서 무지한 티 내지 말고.”약봉지를 펼쳐본 군의원은 설련삼을 보고 입을 다물지 못했다.“설련삼! 내 죽기 전에 이걸 보게 될 줄이야! 이제 죽어도 여한이 없습니다!”연기준은 나이 든 의원이 어린아이처럼 기뻐하는 모습을 보고 인상을 찌푸렸다.“대체 설련삼이 뭐기에 자네도 못 봤단 말이냐?”군의원은 조심스레 설련삼을 소중히 받들고 설명을 이어갔다.설련삼의 정체에 대해서는 안포에게서도 들은 바가 있었는데, 그 넓은 독왕곡 약초밭에서도 고작 열 뿌리 정도만 자란다고 했던 것 같았다.그러나 그게 이렇게 희귀할 줄은 연기준도 예상치 못했던 부분이었다.서인경이 자신을 연모하는 것은 오래전부터 알고 있었지만, 지금이 처음으로 그 마음이 가슴에 와닿은 순간이었다.일전에는 그녀의 신분을 의심한 적도 있지만 그것마저 괜한 의심이었던 것 같았다.그런데 서인경이 도팔천이 말한 그의 인연이라고 생각하니 그리 마음이 좋지는 않았다.‘왜 하필이면….’한편, 평이는 약방에 가서 서인경이 지시한 약재를 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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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2화

‘큰일 났다!’성격이 까탈스럽기로 유명한 왕비가 아무런 이유 없이 이런 약을 드시는 것도 황당한데 굳이 불구덩이에 뛰어들고 싶지 않았다.다행히도 평이는 공손히 제안을 거절했다.“마마의 옥체는 별 문제가 없습니다. 며칠 후면 기온이 더 낮아질 텐데 풍한을 예방하기 위한 탕약이라고 하셨습니다.”약에 대해 일절 모르는 평이와 연풍은 그 말을 믿어 의심치 않았다.평이가 떠난 후, 연풍은 제 자리에 서서 생각에 잠긴 호청을 보고 의아한 표정으로 물었다.“무슨 생각을 그리 하십니까?”호청은 깊은 고민에 빠졌다.철부지라 소문난 왕비가 갑자기 대단한 의술과 수많은 희귀 약재를 갖고 있다는 사실도 충격적인데, 상왕을 죽도록 연모하는 왕비가 왜 이런 약을 먹는지 이해가 되지 않았다.이 일을 입 다물고 있자니, 왕비에게 무슨 일이라도 생기면 상왕도 골치가 아플 테고 얘기를 하자니 이 일로 두 사람 사이에 싸움이라도 나면 그건 그거 대로 큰일이었다.반면 기다리다 짜증이 치민 연풍은 먼저 자리를 뜨려고 뒤돌아섰다.“저기 자네, 가지 말고 내 얘기 좀 들어보게.”연풍은 걸음을 멈추지 않은 채로 대꾸했다.“말씀하십시오.”나이 든 호청은 힘겹게 그를 쫓아가서 그의 옷깃을 잡고 귀에 대고 속삭였다.“저건 여인들이 피임을 위해 먹는 약이네.”그 말을 들은 연풍은 믿을 수 없다는 표정으로 그에게 되물었다.“지금 뭐라고 하셨습니까?”말을 꺼낸 이상 호청도 조바심이 나서 발을 동동 굴렀다.“아까 그 시종이 들고 가던 탕약이 피임약이란 말이오. 정말 왕비께서 마시려는 거라면 큰일인데….”말이 끝나기도 전에 연풍은 그 자리에서 사라졌다.한편, 서인경은 의자에 앉아 손에 장군부에서 가져온 의술 서적을 읽고 있었다.“마마, 탕약을 가져왔습니다.”한창 집중해서 읽고 있던 서인경은 책에서 눈도 떼지 않고 손만 옆으로 뻗었다.부엌에서 여기까지 들고 오느라 탕약은 먹기 좋을 온도로 식은 상태였다.그녀는 단숨에 마셔버릴 생각으로 약그릇을 들었다.그런데 얼마 마시기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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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3화

연기준은 그녀의 눈빛을 빤히 노려보며, 죄책감이나 후회의 감정을 찾으려 했다.그러나 아무것도 없었다.서인경은 자신에게는 아무런 잘못이 없다는 듯이 무표정한 얼굴을 유지하고 있었다.호청은 담요 위에 떨어진 탕약 그릇을 들고 냄새를 맡았다.“왕야, 이건 피임 탕약이 맞습니다.”연기준의 얼굴이 더욱 음침하게 굳었다.겁에 질린 평이는 바닥에 털썩 무릎을 꿇었다.“소… 소인은 아닙니다. 마마, 소인은 일찍부터 마마께 충성을 맹세했습니다. 절대 마마를 해하려 했던 적이 없사옵니다.”서인경은 연기준의 표정을 빤히 바라보며 말했다.“너랑은 상관없는 일이다. 애초에 내가 네게 사라고 시킨 약이 바로 그거였으니. 네게 말하지 않은 건 걱정을 끼치기 싫어서였다.”그녀는 연기준의 반응을 이해할 수 없었다.그녀가 보기에 피임은 여인이 자신을 보호하는 지극히 정상적인 방식이었다.고대 사회에 여자의 가장 큰 임무는 자식을 낳는 일이었으니 피임은 대역무도한 죄로 간주되고 있었다.하지만 그녀가 대비하지 않았던 이유는 왕부에 약재에 능통한 자가 있을 줄은 꿈에도 몰랐기 때문이었다.“연풍은 탕약 찌꺼기를 그대로 들고 장군부에 보내고 남은 사람들은 모두 물러가거라!”겁에 질린 평이는 그 자리에서 꼼짝도 않고 다가오는 연기준을 애처롭게 바라보았다. 그녀는 왕비를 지켜주고 싶었으나 감히 움직일 엄두가 나지 않았다.와장창!그래서 결국 연풍이 다가와 그녀를 끌어냈고, 문이 닫히자마자 그릇이 깨지는 소리가 울려 퍼졌다. “마마!”평이는 연풍을 뿌리치고 안으로 뛰어들려 했으나 결국 연풍의 힘에 이끌려 밖으로 나오고 말았다.“두 분의 일에 참견하지 말거라!”연풍은 그녀를 생각해서 한 말이었으나, 평이는 울며 그의 가슴을 때렸다.“당신이 모시는 왕야는 당연히 무사하시겠지요! 하오나 저는 저희 마마가 너무 걱정됩니다!”‘네가 모시는 분도 절대 손해보는 분이 아닐 텐데.’연풍은 그렇게 말하고 싶었지만 울고 있는 평이를 보고 하려던 말을 삼켰다.“왕야께선 마마마께 해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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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4화

다른 사람을 찾아가라고 말하는 그녀의 말에 연기준은 참을 수 없는 분노가 치밀었다.“정녕 내가 너 아니면 안 된다고 생각하느냐?”서인경은 기분이 나빴지만 그 이유를 알 수는 없었다.“피차일반입니다!”두 사람은 팽팽하게 대립하며 누구도 먼저 양보하려 하지 않았고, 결국 연기준이 아무 말없이 뒤돌아서 방을 나가버렸다.그는 살면서 이렇게 화가 난 적이 거의 없었다.서인경의 처소에서 나온 그는 사방으로 음산한 기운을 풍기며 정처없이 어딘가를 향해 걸어갔다.한편 방 안이 조용해지자, 서인경은 안도하는 동시에 기가 빨린 듯, 멍하니 자리를 지키고 서 있었다가 홀로 자기 조각들을 정리하기 시작했다.그러다 부주의로 손가락이 스쳐 피가 났는데, 아픈 것도 느껴지지 않았지만, 자꾸만 눈물이 나올 것만 같았다.그래서 가까스로 감정을 추스른 후, 책을 들었지만 한글자도 눈에 들어오지 않았다.머릿속에는 온통 뒤돌아서 떠나던 연기준의 모습만 떠올랐다.‘왜 화를 내지? 왜 날 원망하지?’그는 단 한 번도 그녀의 생각을 물은 적이 없었다. ‘자식을 이용해 야망을 채우려 한 인간이 대체 왜!’그녀는 생각할수록 화가 났고, 생각할수록 황가의 일원으로서 사는 삶에 절망과 환멸을 느꼈다.결국 책도 눈에 안 들어오고 잡생각만 가득하니 그녀는 한숨 자기로 하고 침상에 누웠다.쉬이 잠들 수 없을 거라 생각했는데 생각 외로 그녀는 얼마 안 지나 잠에 들었다.한편, 연풍은 평이가 고집을 부릴까봐 두려워져 아예 그녀를 끌고 장군부로 향했다.자초지종을 들은 서회윤도 큰 충격에 빠졌다.“왕야께서 뭔가 오해하신 게 아니냐? 인경이가 상왕을 얼마나 연모하는데 그런 일을 했겠느냐?”연풍은 속으로 불만이 있었지만 서회윤의 질문에 공손히 답했다.“마마께서 친히 시인하셨습니다. 노장군께서도 아시지 않습니까. 애초에 서가군과 서씨 가문을 위한 일이 아니라면 왕야도 이리 급하게 아이를 가지려 하지 않았을 겁니다.”서회윤은 굳은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였다.“알겠다. 내 손녀이니 내가 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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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5화

연풍은 거침없이 막말을 내뱉는 평이를 바라보며 한숨을 내쉬었다.“아녀자 주제에 떠들긴, 뭘 안다고 떠들어? 그 입 닥치지 못할까!”평이는 울컥하고 화가 치밀어서 소리쳤다.“아녀자가 왜요? 아녀자가 연풍님께 피해라도 끼쳤나요? 그렇게 잘나셨으면 왕야께 가서 아이는 혼자 가지라고 하세요! 연풍님도 정말 너무하시네요! 이러니까 여태 혼인도 못했지!”연풍은 감히 장군부 앞에서 고래고래 소리지르는 평이를 한심한 눈으로 바라보았다.두 사람 사이에 팽팽한 분위기가 흐르고 있을 때, 갑자기 호위가 다가와 연풍의 귀에 대고 속삭였다.순간 연풍의 표정이 차갑게 굳었다.평이는 걱정스러운 얼굴로 그에게 물었다.“무슨 일 생겼나요? 혹여 왕야께서 마마를 때리시기라도 했습니까?”연풍은 음침한 얼굴로 평이를 노려보았다.“네가 모시는 왕비마마께는 아무 일 없어. 그럴 시간에 왕야의 평안이나 기도하거라!”말을 마친 그는 따지려는 평이를 뒤로하고 말에 올라 부랴부랴 어딘가로 향했다.한편, 서인경이 잠에서 깼을 때는 이미 날이 어두워진 이후였다.이따금 들리는 바람소리를 제외하면, 겨울의 밤은 매우 고요했다.멀리서 누군가 욕하는 소리가 들려오자 서인경은 침상을 내려가 방 문을 열었다.평이는 정원에 앉아 누군가에게 욕설을 퍼붓다가 서인경을 보자마자 벌떡 일어났다.“왜 한겨울에 밖에서 이러고 있어?”서인경은 재빨리 다가가 평이의 손을 잡아주며 물었다.평이는 일어나자마자 불평을 토로했다.“연풍님은 참으로 나쁜 사람입니다. 듣기 싫은 말 좀 했다고 오후에 소인에게 무공도 안 가르쳐주시고, 아무나 보내서 소인에게 오후내내 달리기까지 시켰습니다. 이건 분명한 보복이에요. 비겁한 사람 같으니라고… 앗! 마마, 손을 다치셨습니까?”대낮에 다친 상처에 대충 붕대를 감았더니 흰 붕대에 뻘건 피가 묻어 있었다.그녀는 울상을 짓는 평이를 위안하듯 말했다.“별거 아니다. 그저 자기 조각을 줍다가 긁힌 것뿐이야.”말을 마친 서인경은 붕대를 풀었다. 큰 상처가 아니라 이미 딱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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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6화

군영과 관련된 일이기에 그녀는 평이에게 그저 걱정할 일이 아니라고만 말했다.“할아버지께서 증손주를 바라셔서 할아버지의 환심을 사려고 그런 걸 거야.”단순한 평이는 그 말을 그대로 믿어 버렸다.“마마, 뭐라도 좀 드세요. 뭐 드시고 싶으세요? 소인이 바로 만들어 올게요.”서인경은 고개를 절레절레 저었다.“입맛이 없네. 가서 말을 준비하라 하거라. 오늘 밤은 장군부로 가서 지낼 테니.”그러자 평이가 긴장한 목소리로 물었다.“마마, 왕부를 나가시려는 겁니까?”서인경은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친정에 가는 거지.”연기준과 싸운 사실이 할아버지에게 알려졌으니 집으로 가서 달래드릴 생각이었다.마침 이 기회에 냉정도 되찾고 싶었다. 그러지 않으면 그와 마주칠 때마다 싸울 것 같았다.평이가 울상을 지으며 말했다.“왕야도 나가고 안 계신데 마마까지 나가시면 왕부에 주인이 없잖습니까.”서인경은 의아한 표정으로 그녀에게 물었다.“그분은 어딜 가셨느냐?”평이는 고개를 저으며 답했다.“소인도 모릅니다. 연풍님이 조금 전에 돌아오시더니 왕야의 옷가지와 약재를 챙겨 다시 나가셨습니다. 왕야께선 급한 일이 생겨 며칠 밖에 머물러야 해서 문제가 생기면 마마께 여쭤보라는 말만 전하고 가셨습니다.”서인경은 순간 할 말을 잃었다.어차피 연기준은 한 번도 왕부의 일을 그녀에게 맡긴 적이 없으니 굳이 상관하고 싶지도 않았다.“전에 우리가 이주로 떠나 있는 동안에도 아무 일 없었는데 대체 뭐가 걱정이란 말이냐? 너는 여기 남았다가 문제가 생기면 장군부로 와서 나를 찾거라.”평이는 하는 수없이 그녀를 도와 짐을 챙겼다.장군부.말에서 내린 서인경은 대문 앞에서 기다리고 있는 부관과 마주쳤다.“아씨, 오셨습니까! 방에 새 이부자리를 깔고 장작도 미리 태워서 따뜻할 겁니다. 어서 들어가시죠. 필요한 게 있으면 소인을 바로 부르시면 됩니다.”서인경은 말고삐를 문지기에게 건네고는 안으로 걸음을 옮겼다.“할아버지께서는 서재에 계시나요?”부관이 답했다.“노장군께서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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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7화

서회윤은 전혀 안 건든 밥상을 보고 덤덤히 말했다.“아침에 일어나면 공무부터 처리하는 습관이 있어서 아침을 항상 늦게 먹는 편이다. 굳이 날 기다릴 필요 없어.”서인경은 할아버지의 생각을 알 수 없어 먼저 자리에 앉으며 통닭을 내려놓았다.“저도 입맛이 없으니, 할아버지 드실 때까지 기다렸다가 먹을게요.”서회윤이 눈을 가늘게 뜨며 물었다.“왜? 약을 너무 먹어서 배가 불러?”서인경은 순간 가슴이 철렁했다.‘이렇게 갑자기 들어올 줄이야!’“할아버지, 하시고 싶은 말씀 있으시면 그냥 얘기하세요.”서회윤은 자리에 앉아 통닭을 뜯으며 기가 차다는 듯이 말했다.“애초에 폐하의 모든 포상을 다 거절하고 상왕과 혼인하겠다고 고집부린 사람은 너였다. 난 그때 네가 평생 상왕을 지아비로 모시고 그분과 오손도손 살 거라 생각하고 혼인을 허락했는데, 불과 몇 년 사이에 네가 손바닥 뒤집듯이 마음이 변할 줄 누가 알았겠어? 대체 넌 누굴 닮아서 이러는 게냐?”서씨 가문은 대대로 순정을 고수하는 집안이었다. 서인경의 증조할아버지와 할아버지, 그녀의 아버지까지 평생 한 여인만 바라보며 살았다.그녀의 고모인 숙귀비가 갑옷을 벗고 황제의 후궁이 되기로 결심한 이유도 황제를 보고 첫눈에 반했기 때문이었다.그래서 서회윤은 그때 상왕 전하 아니면 혼인을 안 한다 고집하던 서인경의 마음이 거짓이라고 보지 않았다.그래서 혼인한지 불과 3년만에 그녀가 이혼을 주장하며 회임까지 거부할 줄은 꿈에도 몰랐던 것이었다.“나중에 네 어미의 가족사에 대해 좀 알아봐야겠구나. 마음이 그리 쉽게 바뀌는 것을 보면, 우리 가문 사람에게는 절대 있을 수 없는 일이야.”서인경의 입가에 미세한 경련이 일었다.“말해 보거라. 그래서 상왕을 버리고 택한 상대가 누구냐? 상왕보다 더 뛰어난 녀석이냐?”서인경은 고개를 절레절레 저었다.“다른 정인이 생겨서가 아닙니다.”서회윤은 콧방귀를 뀌었다.“너 어릴 적에 유 상서네 손자랑 매일 붙어다니더니 나중 가서 상왕이 더 준수하다며 그 뒤로는 유 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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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8화

꼭 사내만이 전장에 나가 공을 세울 수 있는 것은 아니었다.그녀에게도 서씨 가문의 피가 흐르고 있으니 서가군의 깃발을 들 수 있을 것이다.그녀는 아무도 서가군을 넘보지 못하게 스스로 서가군을 지키기로 했다.‘이제부터는 갑옷을 입고 내 소중한 사람들을 내 손으로 지킬 거야.’서회윤은 잠시 멍하니 그녀를 바라보다가 호탕한 웃음을 터뜨렸다.“좋아! 역시 우리 서씨 가문의 후손다워!”할아버지의 동의를 얻어낸 서인경은 드디어 홀로 싸우지 않아도 된다는 생각에 안심이 되었다.아침식사가 끝난 후, 서회윤은 내년 군비 예산을 상의하러 병부로 갔다.한편 서인경은 딱히 할 일도 없으니 돌아가서 잠이나 보충할 생각으로 자리에서 일어섰다.그런데 이때, 부관이 급하게 뛰어오며 말했다.“아씨, 황궁에서 사람을 보냈습니다. 숙귀비께서 많이 편찮으시니 속히 궁으로 문안을 오라는 폐하의 명입니다.”서인경은 가슴이 철렁해서 곧장 밖으로 향했다.“제가 가서 상황을 알아보고 올 테니 일단 할아버지께는 비밀로 해주세요. 만약 제 행방을 물으시거든, 왕부에 뭐 좀 가지러 갔다고 둘러대 주시고요.”부관은 연신 고개를 끄덕였다.‘늘 건강하시던 분이 왜 갑자기…!”황제가 사람을 보낼 정도면 많이 심각하다는 얘기였다.“상황이 안 좋으면 바로 사람을 보내 소식을 전하십시오.”서인경은 고개를 끄덕이고는 마차에 올랐다.마차는 그 길로 황궁으로 향했다. 궁문 앞에 도착했는데도 아무런 검문도 없이 바로 통과시켜 주었다.서인경은 뭔가 이상하다는 느낌이 순간적으로 들었지만 숙귀비를 걱정하느라 깊게 생각할 여유가 없었다.한편, 마침 우연히 그 길을 지나가던 대황자는 검문 없이 궁문을 통과하는 낯선 마차를 보고 의구심이 들어 그쪽을 바라보았다.바람에 차창 가림막이 날리며 익숙한 얼굴이 그의 시야에 들어왔다.“방금 전 지나간 마차, 어느 궁 소속이지?”시위가 공손히 답했다.“태황태후궁의 마차입니다. 밖에 볼일이 있어 사람을 보낸다며 검문을 하지 말라는 명이 있으셨습니다.”대황자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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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9화

“부인에게 쫓겨난 사람 시중을 들려니 얼마나 힘드시겠어요. 말투도 고까운데다가 기분도 수시로 바뀌는 늙은이라면 더욱 힘들 테지요!”연기준과 연풍은 동시에 할 말을 잃었다.소녀는 마치 두 사람의 표정을 보지 못한 것처럼 연기준의 옆에 놓인 의자에 다가가 앉았다.그러고는 찻잔에 차를 따르며 계속해서 말했다.“왜 갑자기 오셨나 했더니 저를 보러 오신 게 아니라 갈 곳이 없어서였군요. 어제 검술 훈련 때도 그렇고 오늘 채찍 훈련 때도 그렇고 시비만 걸고 계시잖아요. 왕야, 집에서 부인에게 받은 화를 제게 풀지 마십시오. 제가 왕야께 몇 년 밥 빌어먹고 살았다지만 제가 어른이 되어 돈을 벌면 바로 돌려드릴 테니 조급해하지 말란 말입니다.”연기준은 고개를 돌려 싸늘한 눈빛으로 연풍을 노려보았다.연풍은 움찔하며 어색하게 시선을 피했다.소녀가 어제 저녁부터 잠도 안 자고 연기준이 왜 갑자기 별원에 왔는지 따져서 대충 얼버무린 것인데 눈치 빠른 소녀가 스스로 알아맞힌 거였다.이때, 호청이 뜨거운 탕약을 들고 적절한 시기에 나타나 주었다.“왕야, 약 드실 시간입니다.”연기준은 시커먼 탕약을 힐끗 바라만 보고는 시큰둥하게 대꾸했다.“거기 두거라.”호청이 조심스레 말했다.“이 약은 왕비께서 왕야를 위해 직접 처방해 주신 겁니다. 따뜻할 때 드세요.”연기준은 서인경을 떠올리자 또다시 울화가 치밀었다.그를 빤히 지켜보던 소녀가 입을 열었다.“왕비는 참으로 착한 분이네요. 당신을 내쫓고도 당신의 건강을 챙겨주시니 말입니다. 만약 미래의 제 부군이 저를 기분 나쁘게 하면 아마 사약을 먹였을 거예요.”연기준의 손이 흠칫 떨렸다.“나중에 널 데려갈 자가 벌써부터 안타까워지는구나.”소녀도 지지 않고 대꾸했다.“저는 용모도 빼어나고 무공 실력도 뛰어나잖습니까. 게다가 저를 아껴주시는 상왕 전하도 계시고요. 그때 가서 혼수도 준비해 주실 테고, 저와 혼인하는 사람이 복받은 거죠.”이렇게 대놓고 연기준에게 뭔가를 얘기하는 사람은 이 소녀가 유일했기에, 연기준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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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0화

연풍은 그러거나 말거나 한 귀로 듣고 한 귀로 흘렸다.어차피 이 어린 소녀의 입에서 좋은 말을 듣는 건 이미 포기한 뒤였기 때문이다.이때, 시종이 정원으로 들어서며 공손히 아뢰었다.“왕야, 단 소저께서 뵙기를 청하옵니다.”연기준은 인상을 찌푸리며 되물었다.“그 여자가 여긴 어쩐 일이지?”시종이 답했다.“단 소저는 별원에서 요양 중이셨는데, 왕야께서 여기 계신다는 얘기를 듣고 문안드리러 왔다고 하였사옵니다.”한설은 그 말을 듣고 불쾌한 듯 입을 삐죽였다.“왕야께서 안 계실 때는 한 번도 걸음하지 않더니 왕야께서 오시면 꼭 찾아오더라고요. 참으로 신기하네요.”연기준은 굳은 표정으로 소녀에게 물었다.“그럼 근래에 찾아온 적이 정말 없었단 말이냐?”한설은 볼을 부풀리며 콧방귀를 뀌었다.“저도 찾아오는 거 싫거든요? 피곤하니 이만 들어가 볼게요.”말을 마친 한설은 연기준이 허락하기도 전에 훌훌 털고 자리에서 일어섰다.안으로 들어선 단은설은 햇빛 아래에서 차를 마시고 있는 연기준과 그의 곁을 지키고 선 연풍을 멀리서 바라보았다.연기준은 이주에서 금방 돌아왔을 때보다 안색이 많이 좋아 보였다. 단은설은 속으로 안도의 한숨을 내쉬며 공손히 예를 행했다.“왕야께 문안드립니다!”연기준은 담담한 표정으로 대꾸했다.“일어나거라.”단은설은 관심 어린 어투로 그에게 말했다.“날이 추우니 제가 방까지 모시겠습니다.”연기준은 높이 떠있는 해를 바라보고는 무심한듯 말했다.“괜찮다. 대체 언제 온 거지?”단은설이 답했다.“어제 저녁에 도착했습니다. 저녁에 한설이를 보러 올 생각이었는데 문지기에게 왕야가 이곳에 계신다는 얘기를 듣고 혹여 쉬는데 방해라도 할까봐 오늘 아침에야 오게 된 것입니다.”그 말은 자신은 이곳에 온 이후에 연기준이 여기 있다는 얘기를 들었다는 뜻이었다.나무 뒤에서 몰래 듣고 있던 한설은 입을 삐죽였다.“예전에 내가 아파서 사람을 보냈을 때는 차일피일 미루더니, 사람을 아주 바보로 아네!”뒤에 선 호청은 그저 식은땀을 훔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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