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지만 민서는 이람의 마음 깊은 곳에서 가장 특별한 존재였다.이람은 누구에게도 기대며 살 생각을 해본 적이 없었지만, 민서에게만은 모든 걸 내려놓고 기댈 수 있었다.그리고 이람 역시 민서의 버팀목이 될 힘을 지니고 있었다.이람과 민서는 서로를 지탱하며 살아왔다.무슨 일이 생기든, 언제나 상대의 뒤에 서 있었다.“나중에 나이 들면, 우리 둘이서 세계 일주하자.”이람이 말했다.“좋지. 내가 죽을 때까지 네 옆에 있을게.”이람과 민서는 술을 마시며 미래를 이야기했다.마치 학창 시절로 돌아간 것처럼.하지만 지금의 두 사람은, 그때와는 달랐다.더 성숙해졌고, 더 단단해졌고, 더 자신감이 있었다.미래는 이미 두 사람의 눈앞에 펼쳐져 있었다....얼마나 시간이 흘렀는지 모를 즈음, 이람의 휴대폰이 울렸다.하준의 목소리가 전해졌다.[도착했어요.]이람은 어머니가 돌아가신 뒤로 술이 늘었고, 주량도 꽤 괜찮은 편이었지만, 오늘은 확실히 취해 있었다.누군가 데리러 와준다는 건, 안전한 선택이었다.“저... 저는 16번 룸에 있어요.”이람이 말했다.민서도 술에 잔뜩 취한 목소리로 물었다.“누구랑 통화했어?”이람은 전화를 끊으며 답했다.“서하준.”“데리러 오는 거야?”“응. 서하준한테 너부터 집에 데려다 달라고 했어.”“자기야, 너 진짜 능력 있다.”민서가 이람의 얼굴을 만지며 말했다.“서하준이 우리 자기 전용 기사네.”그때 문을 두드리는 소리가 났다.“도착한 것 같아.”이람은 민서에게 조용히 말했다.“이상한 말 하지 말고, 우리 같이 나가자.”이람과 민서는 술버릇이 좋은 편이었다.취해도 소란을 피우지는 않았지만, 눈빛은 평소보다 흐릿했고, 정신은 오락가락했다.문이 열리자 이람의 시야에 검은색 차림의 하준이 들어왔다.머리를 단정하게 뒤로 넘겨 이마를 드러낸 모습, 깊게 들어간 눈썹뼈.검은 셔츠와 검은 넥타이, 검은 수트, 검은 구두.처음부터 끝까지, 다른 색은 하나도 없었다.하준은 체격이 유난히 좋았다. 몸에 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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