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ll Chapters of 이혼 후, 나는 그의 형의 신부가 되었다: Chapter 421 - Chapter 426

426 Chapters

제421화

“감독님, 꼭 열심히 하겠습니다! 절대 실망시키지 않겠습니다!”감독은 역할을 따냈다고 진결보다 더 울던 신인들을 수도 없이 봐왔다.공통점이 있다면, 전부 젊고, 지나치게 순수하다는 점이었다.그런 성격은 연기에 분명 도우ㅁ이 된다.하지만 기회를 잡을 수 있느냐는 또 다른 문제였다.연기를 잘해야 하는 건 기본이고 사람으로서 잘 처신해야 했다.감독은 웬만한 일에는 놀라지 않는 사람이었지만, 젊은 배우들에게만큼은 꽤 인내심이 있었다.그래서 담담하게, 그러나 분명히 말했다.“열심히 해.”“네! 하겠습니다! 꼭 해내겠습니다!”진결은 마치 부모에게 인정받고 싶은 아이처럼 같은 말을 몇 번이나 반복하다가 아쉬운 얼굴로 감독실을 나섰다.문을 나서는 순간, 진결은 가장 먼저 엄마에게 전화를 걸고 싶어졌다.자신의 인생에서 처음으로 ‘서사가 있는 역할’을 맡게 됐다고 말해주고 싶었다.하지만 그만뒀다.‘지금 전화하면, 나부터 울 것 같아.’그래서 메시지를 보냈다.[엄마, 아들 이제 좀 될 것 같아.][조금만 기다려. 돈 벌면 바로 효도할게.][아, 엄마. 고향 특산물 두 개만 보내줘. 좋은 걸로. 돈은 내가 보낼게.][...]진결은 아직 어떤 기획사와도 계약하지 않은 상태였다.직접 조감독의 연락처를 추가했고, 곧바로 배우 단체 채팅방에 초대되었다.진결은 숨을 삼키듯 멤버 목록을 확인했다.대세 중의 대세, 윤상진.1군으로 분류되는 남자 주연 배우...매일같이 실시간 검색어에 오르내리는 이름들이었다.‘나, 지금 꿈꾸는 거 아니야?’...이람과 하준은 차 안에서 진결을 기다리고 있었다.하준은 이미 진결의 배경 조사를 모두 마친 상태였다.진결은 거짓말을 하지 않았다.곧 졸업을 앞둔 평범한 대학생, 가정환경도, 과거 이력도 깔끔했다.배경이 깨끗하지 않았다면, 하준은 애초에 이람이 진결과 엮이도록 두지 않았을 것이다.하준은 핸드폰을 이람에게 건넸다.이람은 화면을 훑어보더니, 표정이 눈에 띄게 밝아졌다.하준은 그 반응이 잘 이해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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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22화

들어갈 때의 불안했던 모습과는 달리, 진결의 얼굴에 번진 웃음은 도무지 감춰지지 않았다.진결은 걸음을 옮기면서도 계속해서 촬영장을 뒤돌아봤다. 마치 쉽게 떠나지 못하겠다는 듯이.이람은 조금 의외였다.황량한 외곽에서 처음 봤을 때의 진결은 그야말로 길 잃은 강아지 같았는데, 지금은 주인을 찾고 매일 먹고 자고를 반복하는, 안온한 생활을 하는 강아지 같았다. 상태가 완전히 달라져 있었다.“진결이, 오디션 붙은 거 아닐까요?”이람의 말에 하준이 담담하게 곁눈질했다.“그런 것 같아요.”“잘생기기도 했고 실력도 있으니까. 괜찮네요.”이람은 자신감이 더 생겼다. 무엇보다 진결이 역할을 따냈다는 사실이 기뻤다.사실 진결을 여기 데려올 때만 해도, 이람은 그저 운이 따라주면 좋겠다는 마음으로 한 번 부딪혀 보자는 정도였는데, 정말로 일이 이루어졌다.하준은 다시 한번 이람을 깊게 바라봤다.‘오늘 몇 번이나 웃는 거야...’이람이 진결에게 전화를 걸었다. 멀리서 보니 진결은 전화를 받자마자 주위를 두리번거리다가, 이람의 차를 발견하자 그대로 전화를 끊고는 허겁지겁 달려왔다.차창 옆에 멈춘 진결의 얼굴에는 웃음이 가득했고, 목소리에는 들뜬 기운이 넘쳤다.“누나, 저 역할 받았어요!”기쁜 나머지, 진결은 하준이 옆에 있다는 것도 잊은 듯했다.진결의 기쁨은 전염성이 강했다. 눈도 반짝이고 있었다. 연기를 하면 관객에게도 그대로 전달될 것 같았다. 이람은 점점 더 진결을 좋게 보게 됐다.이람 역시 기분이 좋아졌다.“가자. 밥 사줄게. 겸사겸사 축하도 하고.”지금 이 순간의 기분이 얼마나 좋은지, 진결은 말로 다 설명할 수가 없었다.그가 외곽으로 내던져졌을 때만 해도 모든 게 비관적이었다. 앞으로 맡을 역할들은 전부 뺏길 것 같고, 앞이 깜깜했다. 그런데 이렇게 상황이 뒤집혀, 오히려 더 좋은 역할을 손에 넣게 될 줄은 몰랐다.진결은 좋은 예감이 들었다.오늘 오후 2시 21분, 핸드폰 배터리가 1퍼센트밖에 남지 않은 상태에서 보냈던 그 메시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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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23화

엔터테인먼트 회사를 준비하는 일은 분명 쉽지 않은 도전이었다. 하지만 이람에게는 오히려 새로운 영역을 배우고 이해하는 과정 자체가 편안했다. 무엇이든 빠르게 흡수하는 성격이라 관리자가 되는 일 역시 예외가 아니었다.게다가 이람은 연구와 개발 업무도 함께 맡고 있었다. 보통이라면 한 가지에 집중하기도 벅찬 상황이었겠지만, 이람에게는 해당되지 않았다. 그녀는 동시에 여러 일을 해내는 데 능숙했다.진결이 말했다.“좋아요! 기다릴게요!”그 순간, 진결의 마음속에서 이람은 거의 신적인 존재였다.H시에서 의지할 사람 하나 없고, 다른 기획사들 역시 신뢰하지 못하던 진결에게, 이람이 내민 손은 진결에게 완벽한 피난처였다. 그녀가 건넨 올리브 가지는 그에게 숨을 고를 수 있는 안전한 공간이 되어주었다.진결은 갑자기 마음에 여유가 생긴 것 같았다. 다시 누군가에게 납치당해 끌려갈지도 모른다는 두려움도 한결 엷어졌다.물론, 당장은 경찰에 신고할 생각은 없었다.‘저 사람들은 소위 말하는 자원 있는 쪽이잖아.’‘나 하나 정리하는 방법쯤이야 얼마든지 있겠지.’‘일단 계약부터 하고, 촬영에 집중하자.’‘차근차근 버티다 보면... 혹시라도 운 좋게 뜨게 되면...’‘그땐 나도 안 무서울 거야. 반격할 힘도 생길 테고.’진결은 이람을 만난 것이 정말로 복이 넝쿨째 굴러온 것이라고 생각했다.이람은 그에게 행운의 여신이었다.한편 하준은 조용히 그 모습을 지켜보고 있었다. 이성적으로는 진결이 저렇게 흥분하는 이유를 충분히 이해할 수 있었다.하지만 감정적으로 보자면, 별이 박힌 눈으로 이람만 바라보는 진결의 시선이 꽤나 거슬렸다.하준은 아무렇지 않은 척 말을 꺼냈다.“영화 시작까지 30분 남았어요.”진결이 호기심 가득한 얼굴로 물었다.“영화 보러 가는 거예요?”하준은 진결을 한 번 흘겨보고 말했다.“표 한 장 더 샀어. 같이 가자.”진결은 하준 앞에서는 거절할 권한 자체가 없었다. 그는 고개를 끄덕였다.“네.”“그리고 사진도 좀 찍어줘.”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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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24화

제은이 받은 충격은 컸다. 말 그대로 머리가 멍해질 정도였다.제은은 이람을 업신여겼지만, 이람이 분명히 3년 동안 올케였다는 사실만큼은 부정할 수 없었다. 적어도 그동안 제헌 곁에는 다른 여자가 없었고, 문란하게 다른 여자와 관계를 맺은 적도 없었다.그런데 이후 이람은 하준이라는 든든한 뒷배를 얻었고, 그 과정에서 제은은 완전히 벼랑 끝으로 몰렸다. 제은은 정말 이람 때문에 미쳐버릴 지경이었다.서하준이라는 인간은 차갑고, 딱딱하고, 융통성이라곤 없는 사이코 같은 사람이었고, 거기다 제은까지 통제하려 들었다. 당연히 제은은 무서웠다. 이람에게 함부로 굴 수도 없었고, 기껏해야 입으로 몇 마디 욕하며 분풀이하는 게 전부였다.하지만 제은은 단 한 번도 하준과 이람을 연인 관계로 상상해 본 적은 없었다.‘이거 완전 난리 난 거 아니야?’‘조이람이랑 서하준이 진짜 사귀는 거면... 그럼 또 새언니야?’‘나한테 뭐 큰 손해는 없는 것 같기도 하고... 아니지, 아니지, 그런 식으로 생각하면 안 되지!’‘난 서하준을 오빠로 생각한 적도 없단 말이야!’제은은 결국 참지 못하고 물었다.“오빠, 도대체 이게 무슨 상황이야? 오빠도 알고 있었어?”머릿속이 계속 지끈거렸다.‘예전엔 내가 조이람 마음대로 괴롭혀도 됐는데...’‘만약 조이람이 서하준이랑 한 편이면... 그땐 진짜 못 건드려.’[알고 있어.]제헌은 핸드폰을 든 채, 감정이 실리지 않은 목소리로 대답했다.“오빠는 알고 있었다고? 그런데 왜 나한테 말 안 했어?”제은은 점점 더 이해가 되지 않았다.‘오빠랑 서하준은 물과 불 같은 사이잖아.’‘조이람을 안 좋아한다고 해도... 서하준이랑 붙어 있는 꼴은 절대 못 볼 줄 알았는데...’제헌의 눈빛이 차갑게 가라앉았다.‘서하준은 나를 해외로 보내 놨잖아. 내가 아무 행동도 하지 않으면, 그건 오히려 서하준 수에 말려드는 거지.’‘내가 국내에 없는 사이... 서하준이 조이람이랑 가까워지려고 기회 만드는 건 너무 당연한 일이다.’[둘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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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25화

제헌은 버텨낼 수 있는 사람이었다.지금까지 그래왔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다.하지만 지금은 달랐다.이렇게 아무 소리도 없는 고요가 유난히도 역겹게 느껴졌다. 숨이 막히는 것처럼 답답해서 이 공간에서 당장이라도 도망치고 싶었다.제헌은 갑자기 이람에게 전화를 걸고 싶었다.그냥, 이람의 목소리를 한 번만이라도 듣고 싶었다.하지만 그는 참았다.직감적으로 알았다. 이람은 전화를 받지 않을 거라는 걸.‘괜히 또 이람이의 화만 돋울 필요 있나.’...일주일은 순식간에 흘러갔다.이람은 그날 하준과 함께 본 영화 이후, 그가 보내준 함께 찍은 사진들을 모두 핸드폰에 저장해 두었다.정신 차려 보니, 이람의 핸드폰 속에서 하준과의 사진은 점점 늘어나고 있었다.불과 몇 달 사이였다.제헌과의 결혼 생활 3년간 찍은 사진보다도 훨씬 많았다.이람은 아무 말 없이 사진들을 하나하나 정리해 두었다.‘아직 2년이나 남았잖아.’‘앞으로 함께 남길 흔적은 더 많아질 거야.’게다가 그렇게 해야 서주연에게도 더 설득력이 있었다.그보다 더 중요한 건, 지금의 이람은 자신이 하고 싶은 일에 집중하고 있다는 사실이었다.이람은 행동이 빠른 사람이었다.영화를 본 그날 밤, 곧바로 민서에게 연락해 엔터테인먼트 회사를 차릴 생각을 꺼냈다.민서는 이전에 술자리에서 알게 된 한 제작자를 통해 업계 이야기를 조금 알고 있었고, 시험 삼아 영화 한 편에 투자한 적도 있었다. 수익도 손해도 없는... 말 그대로 경험이었다.이람의 계획을 들은 민서는 예상보다 훨씬 적극적으로 나섰다.인맥이 넓은 민서는 헤드헌터를 통해 관리 인력을 물색했고, 그렇게 오해리라는 인물을 데려왔다.서른여덟 살의 커리어 우먼.오랜 역사를 가진 엔터테인먼트 회사에서 이름을 떨친 에이스 매니저였고, 여러 연예인을 톱스타로 키워냈다.그러나 반년 전, 자신이 직접 키운 연예인에게 배신당하듯 버려졌고, 분노 속에 회사를 나왔다. 그 후로는 반년간 휴식기를 가졌다.해리는 업계 구조를 속속들이 알고 있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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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26화

이람이 그 말을 듣고 있을 때였다.대표이사 사무실 문은 닫혀 있지 않았고, 그 문가에서 비서 임영이 조심스럽게 노크를 했다.이람이 고개를 들었다.임영의 두 손에는 정갈하게 포장된 꽃다발 하나가 들려 있었다.이람은 손짓으로 들어오라는 표시를 했다.임영은 조심스럽게 들어와 꽃다발을 책상 위에 올려놓았다. 꽃 위에는 카드 한 장이 꽂혀 있었다.카드에는 큼직한 글씨로 이렇게 적혀 있었다.[축 번영을 기원합니다.]그리고 그 아래에는 제헌의 이름이 적혀 있었다.임영은 민서의 추천으로 들어온 인재였다. 능력이 확실했고, 일 처리도 깔끔했다.그녀는 주로 잡무 전반을 맡고 있었는데, 최근 며칠 사이 ‘모우 엔터’ 개업을 축하한다며 들어오는 화환과 꽃바구니를 처리하느라 정신이 없었다.보내온 사람들의 면면은 하나같이 화려했다.임영은 한참 지나서야 깨달았다. 자신은 ‘모우 엔터’를 그저 규모가 크지 않은 신생 회사라고 생각했지만, 그 판단이 완전히 틀렸다는 것을.이람의 인맥은 상상을 훨씬 뛰어넘었다.XS그룹의 부회장, J시 쪽 인사들, 심지어는 SY그룹의 대표이사와 부대표까지 축하 화환을 보냈다.‘이 정도면 다 온 거겠지.’임영이 그렇게 생각하고 있을 때, 이번에는 KU그룹 대표이사 명의의 꽃다발까지 도착했다.임영은 점점 이람이라는 사람 자체가 궁금해졌다.이람은 카드에 적힌 글자를 잠시 바라보다가 미간을 찌푸렸다.그리고는 임영을 향해 고개를 들어 말했다.“임영 씨, 이거 두고 나가도 돼요.”임영은 고개를 끄덕이며 조용히 사무실을 나갔다.제헌은 꽃만 보내고 축하 문구만 남겼다.이람은 제헌의 의도를 전혀 알 수 없었다. 너무도 이상했다.‘강제헌, 역시 이런 건 빠르네.’‘내가 뭘 하고 있는지, 어디까지 왔는지... 조사하면 다 나오는 거겠지.’왜냐하면, 이람은 이미 제헌의 무관심에 익숙해져 있었기 때문이다.그때 다시 전화가 울렸다.[지금 네 회사 건물 아래야. 내려오든지, 아니면 내가 올라가든지.]익숙한 명령조였다.이람은 그 말투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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