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도 좋은 어른이 되려고 노력은 하고 있잖아. 근데 말이야. 노력해 봤자 소용이 없네. 도대체 어떻게 해야 하는 건지 모르겠어.”서주연은 하준을 걱정했기 때문에 굳이 오늘 이 자리를 만들었다.아들이 좋아한다는 아가씨를 직접 보고, 아들에 대해 조금이라도 더 알고 싶었다.상대가 누구든, 서주연은 늘 첫 만남의 선물을 준비했고, 아들에게도 여자친구와 어떻게 잘 지내야 하는지 빠짐없이 당부했다.그런데도 결과는 늘 비슷했다.그래서 그 모든 노력이 무슨 의미가 있었나 싶었다.서주연은 솔직히 아들에게서 조금 상처받았다.상처를 받으면, 더 깊이 파고들지 않는 게 그녀의 방식이었다.그런데 이상하게도... 이람의 얼굴이 자꾸 눈에 밟혔다.“하 비서, 나 조이람을 예전에 본 적이 있을까?”하진희는 잠시 생각해 보더니 말했다.“조이람 씨는 어릴 때부터 계속 H시에 있었어요. 직접 마주칠 일은 없으셨을 거예요.”“그런데도 이상하네. 조이람 그 아이 눈 있잖아. 차갑고 맑은 그 눈이, 자꾸 눈에 밟혀, 낯설지가 않아.”서주연은 더 생각해 보려다 포기했다.피로가 몰려와 눈을 감았다.하진희는 아주 오래전부터 서주연 곁을 지켜 온 사람이었다.젊은 시절, 서주연이 권력을 쥐기 위해 밤잠을 설쳐 가며 버티던 모습도 봤고, 필요하다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던 냉혹한 시기도 함께했다.서주연은 이미 너무 많은 것을 겪었다.그래서 지금의 나이에 이르러서는, 그저 자기 마음대로 살고 싶었다.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마음을 쓰는 대상이 하나 있다면 하준뿐이었다.다만 그 마음을 표현하는 방식이 서툴렀고, 선의는 늘 엇나갔다.‘그래, 서두를 필요는 없지. 천천히 가도 돼.’‘어쩌면 10년쯤 지나고 나면, 모자 사이도 조금은 나아질지도 모르잖아.’‘인생이라는 게 다 그런 거지.’하진희는 더 말을 잇지 않았다.서주연이 조용히 쉬도록 내버려 두었다....서주연이 떠난 뒤, 하준은 다시 이람을 찾았다.이람은 작은 화단 맞은편의 회랑 아래에 앉아 있었고, 하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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