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준은 이람이 이미 벼랑 끝까지 몰렸다는 걸 알고 있었다. 그래서 더 낮고 무겁게, 이람을 달래듯 말했다.“이람아, 너도 알잖아. 너는 지금도 점점 더 잘되는 사람이야. 넌 밝고 단단하고, 늘 살아가는 쪽을 믿는 사람이야.”“살림도 잘하고, 주변 사람들한테도 잘해. 나는 네가 얼마나 괜찮은 사람인지 알아. 너와 강제헌 사이에는 결국 힘의 차이만 있었어...”“그건 네가 아무리 애써도 혼자서는 맞서기 어려운 일이야. 그러니까 이 일은 나한테 맡겨. 나는 할 수 있어. 내가 제헌보다 못한 사람도 아니니까.”제헌 같은 사람을 상대해야 한다면, 누구든 삶이 산산이 무너졌을 것이다.예전의 하준은 단지 끝까지 밀어붙이지 못했다. 오래 굳어진 성격 때문에 잘못된 선택도 했다.하지만 이제는 아니었다.하준은 이람을 지켜야 했다.다시는 이람이 이렇게 무너지는 모습을 보지 않겠다고, 하준은 속으로 맹세했다.이람이 무너지는 걸 지켜보는 일은... 하준에게는 차라리 자신이 다치는 것보다 더 견디기 어려운 일이었다.이람은 하준의 옷자락을 더 세게 움켜쥐었다.“이건 전부 서 대표님과 강제헌이 만든 일이에요. 강제헌은 아이를 그렇게 만들었고, 서 대표님은 제 아이를 데려갔잖아요.”“그러니까 서 대표님이 저 도와주세요. 꼭이요, 꼭 그래야 해요.”만약 자기 힘으로 아이들을 지킬 수 없다면, 이람은 자신보다 더 힘이 있는 사람의 손을 빌려야 했다.그 사실이 견딜 수 없이 싫었다.누군가에게 기대야만 하는 이 처지가 너무 수치스럽고 답답했다.‘정말 지긋지긋해.’‘강제헌은 진짜 죽어 마땅해.’제헌은 늘 이람을 막다른 데까지 몰았다. 도망칠 길도, 숨을 틈도 없이 몰아세운 뒤, 이람이 무너지는 모습을 봐야만 만족하는 사람이었다.‘그런 인간이, 대체 그때는 왜 나를 구했을까?’‘그때 강제헌은 제정신이 아니었을까?’‘차라리 처음에 강제헌을 만나지 않았으면 더 좋았을...’‘그때 강제헌이 나를 구하지 않았어도, 꼭 죽었으리라는 보장도 없었잖아.’‘바다에는 다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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