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람은 하준의 고백을 들으면서 이미 견딜 수 없었다. 눈물이 계속 흘러내렸다. 분명 기쁜 일이 맞는데도, 하준이 자기를 알게 된 처음부터의 이야기를 듣고 나니 기쁘지만은 않았다.아팠다.안타까웠고, 얄궂은 운명 앞에서 마음이 저렸다.하준의 이야기를 듣는 것만으로 이렇게 힘든데, 그 시간을 혼자 묵묵히 지나온 하준은 얼마나 오래 아픔과 아쉬움을 안고 살아왔을지 감히 짐작하기도 어려웠다.그러니 하준이 제헌을 질투한다고 말할 때 왜 그렇게까지 흔들렸는지, 이제야 알 것 같았다.이람이 하준이었다면, 아마 미칠 만큼 질투했을지도 모른다.이람은 하준이 안쓰러웠고, 동시에 자기 자신도 안쓰러웠다. 그때 제헌이 끼어들지만 않았더라면, 이람은 분명 하준을 더 일찍 만났을 것이다. 그 시절의 두 사람은 지금처럼 단단하고 익숙한 사람들은 아니었을 테니, 어쩌면 또 다른 엇갈림이 생겼을지도 몰랐다. 그래도 그런 어긋남이, 제헌과 함께하며 치러야 했던 대가보다 더 크지는 않았을 것이다.좋은 쪽으로만 생각한다면, 두 사람은 그때부터 곧장 서로의 곁을 지키며 무난하게 걸어왔을지도 모른다. 그렇게 보면 정말 여러 해를 빙 돌아온 셈이었다.그러니 어떻게 이람의 마음이 아프지 않을 수 있겠는가?어떻게 아쉽지 않을 수 있겠는가?그런데도 바로 지금 이때만큼은 이람은 몹시 행복했다. 끝내 두 사람이 다시 서로에게 닿았고, 무엇보다 이 마음이 세상에 하나뿐인 것처럼 느껴졌기 때문이다.이람은 시간이라는 것이 사람의 마음을 다듬고, 그 안에서만 생겨나는 특별한 결을 만들어 낸다는 걸 처음으로 또렷하게 느꼈다. 그 사실이 이람의 마음을 깊이 건드렸다.오늘 하준이 이렇게까지 단정하게 차려입고, 조심스럽게 이 순간을 준비한 것도 오직 이람에게 제대로 고백하기 위해서였다.이람은 하준의 이 오래된 고백이 너무 좋았다.처음에는 이람이 먼저 손을 내밀었다. 그런데 이번에는 하준이 더는 기다리지 않았다. 직접 다가와, 이람이 모르고 있던 지난 시간을 전부 꺼내 놓았다.이 방 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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