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예지의 목소리가 머릿속에서 맴도는 듯했다. 고이한은 가장 풍족한 것을 쥐고 있었고 심유빈에게 돌아온 것은 다시는 되찾을 수 없는 청춘과 허물어진 몸뿐이었다. 그녀가 자랑할 만한 것은 아무것도 없었다.이전에 가졌던 우쭐한 표정은 한순간 원망과 불만으로 바뀌었다. 심유빈은 눈앞에 늘어선 여섯 세트의 눈부신 보석을 바라보며 등골이 서늘해지는 냉기를 느꼈다.이 보석들은 결코 선물이 아니었다. 고이한이 지불한 대가였고 그녀가 수년간 소예지 앞에서 펼쳤던 연극과 허영의 훈장이었다.그때, 문을 두드리는 소리가 들렸다. 심유빈은 시계를 흘끔 보며 의아해했다.‘이렇게 늦은 밤에 누가 올까.’거실 영상 인터폰을 바라보는 순간, 그녀의 얼굴에 놀라움이 스쳤다.문 앞에는 아버지 안영수가 서 있었다.“유빈아, 집에 있으면 문 열어라.”화면 속에서 들려오는 아버지의 목소리는 날카롭고 성난 기운이 섞여 있었다.심유빈은 재빨리 위층으로 올라가 책상 위에 펼쳐놓았던 보석들을 모두 거둬 안방 옷장 속에 넣었다. 옷을 간단히 정리하고 아래층으로 내려가 문을 열었다.문이 열리자, 안영수 뒤에 안채린이 따라 들어왔다.심유빈의 표정이 즉시 굳어졌다.“아빠, 이렇게 늦은 밤에 도대체 왜 오신 거예요?”안영수는 어둡게 찌푸린 얼굴로 말했다.“들어가, 할 말이 있다.”심유빈은 팔짱을 끼고 못마땅한 눈빛으로 안채린을 흘끔 바라보다 아버지를 따라 거실로 들어섰다. 정수기에서 물을 받아 두 잔을 가져왔다. 안영수는 담배를 꺼내 한 모금 빨며 어두운 눈빛으로 큰딸을 응시했다.심유빈은 그 시선을 받으며 마음이 움찔했다.“이런 이야기는 내일 해도 되지 않나요? 이렇게 밤중에 오실 필요까지야...”“내일? 내일이면 우리 다 길바닥에 나앉아야 될 거다.”안영수가 격앙된 채 충혈된 눈으로 그녀를 노려봤다.“유빈아, 말해봐. 너랑 고이한, 도대체 무슨 관계야? 그 사람이 왜 우리 성양 그룹 상장을 도와줬던 거야?”심유빈의 심장이 철렁 내려앉았다. 눈가에 잠깐 혼란이 스쳤다가 이내 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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