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당시 공항에는 이미 유미나가 마중 나와 있었다. 유미나는 그 장면을 빠짐없이 사진으로 남겼고 심유빈은 곧바로 언론사에 전달했다. 소예지가 그 사진을 봤는지는 알 수 없었다. 다만 기사가 올라온 지 반나절도 지나지 않아 김경환이 이를 발견했고 즉시 언론사에 연락해 기사를 내리게 했다.그래도 심유빈은 확신했다. 소예지는 자신과 고이한의 일거수일투족을 누구보다 예민하게 지켜보고 있었으니 그 사진도 분명히 봤을 터였다.다만 그 무렵 소예지는 이미 사설탐정을 고용해 같은 장면을 확보해 두었고 그 사진들이 결국 소예지의 이혼 결심을 굳히는 결정적 증거가 되었다는 사실을 심유빈은 끝내 알지 못했다.심유빈은 예전 자신이 좀 더 과감하게 나서지 못한 걸 후회했다.‘고이한이 마시는 물에 무언가를 탔더라면, 김경환을 멀리 내보냈더라면, 진작에 그와 같은 침대에 있을 수 있었을 텐데.’한 번만 그렇게 됐다면 두 번째도, 세 번째도 거부하지 못했을 것이라고 심유빈은 믿었다. 적어도 그런 면에서는 자신이 있었다. 물론 그녀의 첫 경험은 방기성이 아니었다. 열일곱 살, 고이한을 알기 전 백인 남학생과 몰래 첫 경험을 했다. 결과적으로 그 남학생은 한 학기 동안 식비와 용돈을 책임졌다.하지만 지난 일들은 오래 남지 않았다. 심유빈은 언제나 눈앞의 이익에만 집중했고, 방기성이야말로 자신의 미래를 든든하게 지탱해 줄 존재였다.“방기성이 인공수정을 제안했어. 아직 고민 중이야.”심유빈이 뒤를 돌아보며 유미나에게 말했다.유미나는 놀란 얼굴로 되물었다.“언제 그런 얘기까지 나온 거야?”심유빈의 눈빛에 은근한 경멸이 스쳤다.“그 나이에 자연임신은 거의 불가능하지. 방 대표한테 고이한과 맞설 힘을 빌리려면 결국 임신은 해야 해.”“근데 인공수정은 엄청 힘들다고 하잖아. 진행하는 동안 활동도 전부 중단해야 할 텐데.”유미나는 다급하게 만류했다. 심유빈이 늙은 남자 때문에 자신의 꿈을 포기하는 건 보고 싶지 않았다.하지만 심유빈은 차갑게 웃었다.“꿈? 내 꿈은 남들 위에 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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