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유빈은 속이 쓰리고 가슴이 저려왔다.한때는 저들 곁에 누구보다 가까이 있었다. 손만 뻗으면 닿을 것처럼 가까운 거리였다.그런데 지금 그들은 여전히 구름 위에서 눈부시게 빛나고 있었고 심유빈은 다가가 인사조차 건넬 수 없는 처지가 되어 있었다.예전에 심유빈은 하종호를 부추겨 소예지를 세 사람 사이를 이간질하는 도구로 이용하려 했다. 하지만 결국 실패로 끝났다.이제 윤하준과 고이한의 관계는 완전히 회복된 듯 보였고 윤하준 역시 소예지를 향한 마음을 접은 채 고이한에게 자리를 내어준 것처럼 보였다.지난번 윤하준의 회사가 해외 사업 문제로 어려움을 겪었을 때도 고이한이 손을 내밀어 도왔다. 그 일을 계기로 두 사람의 관계는 더욱 단단해졌다.반면 지금의 심유빈은 방기성 곁에 묶인 신세였다. 겉으로는 화려해 보였지만 그 속사정이 어떤지는 자신만 알고 있었다.그때 방기성이 다른 하객의 부축을 받으며 비틀거리며 걸어왔다.“심유빈 씨, 방 대표님이 많이 드셨어요. 모시고 가서 쉬게 해드리세요. 차는 제가 준비해 뒀습니다.”방기성은 술 냄새를 풍기며 심유빈을 향해 손을 흔들었다.“유빈아, 내 천사야, 이리 와.”그 한마디는 어느새 조용해진 연회장 안에 유난히 크게 울려 퍼졌다.순간 수많은 시선이 한꺼번에 이쪽으로 쏠렸다.그 눈빛 속에는 호기심도 있었고 비웃음도 있었으며 노골적인 경멸까지 섞여 있었다.심유빈은 얼굴이 화끈 달아오르는 것을 느꼈다.그녀는 감정을 억누른 채 방기성 곁으로 다가가 억지로 부드러운 미소를 지어 보였다.“자기야, 많이 드셨네요. 이제 들어가요.”심유빈은 하루라도 빨리 이 자리를 벗어나고 싶었다.방기성은 확실히 취해 있었다.술만 마시면 어김없이 드러나는 그의 고약한 버릇, 손을 함부로 놀리는 모습이 또 나타났다.방기성의 손길이 다가오는 순간 심유빈의 온몸이 바짝 굳었고 숨조차 제대로 쉴 수 없었다. 하지만 그렇다고 그를 밀어낼 수도 없었다.심유빈은 그저 고개를 숙인 채 수많은 시선이 쏟아지는 가운데 방기성을 부축하며 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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