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예지는 누군가 들어오는 기척에 고개를 들었다. 문가에 선 사람은 고이한이었다.시선이 잠시 마주친 순간, 소예지는 임현욱이 이미 두 사람의 이야기를 고이한에게 전했다는 사실을 알아차렸다.고이한은 곧장 소예지에게 다가가지 않고 먼저 임성국에게로 걸어갔다. 몇 마디 인사를 나누는 동안 술기운도 어느 정도 가신 듯했고 조금 전보다 정신이 한결 또렷해 보였다.어느새 시계는 여덟 시 반을 가리키고 있었다.다과 자리도 마무리될 무렵, 임성국은 걸려 온 전화를 받은 뒤 참석자들을 향해 미안한 표정으로 말했다.“여러분, 죄송합니다. 급히 처리해야 할 일이 생긴 것 같네요. 오늘은 여기서 마무리해야겠습니다. 제대로 모시지 못한 점은 이해해 주세요.”사람들은 하나같이 괜찮다는 뜻으로 고개를 끄덕였다. 임성국이 직접 자리를 비워야 할 정도라면 분명 중요한 일이 생긴 게 틀림없었다.그는 곧 아들을 불렀다.“현욱아, 손님들 좀 배웅해 드려라.”그러고는 특별히 소예지와 고이한 앞으로 다가와 말을 이었다.“오늘 제대로 대접하지 못해서 미안해요. 다음에 A시에 가게 되면 그때는 제가 다시 자리를 마련할게요.”“그런 말씀 마세요. 오늘 정말 즐거웠어요.”소예지가 웃으며 답하자 고이한도 가볍게 고개를 숙였다.“총리님의 환대에 감사드립니다.”임현욱은 직접 사람들을 바깥까지 배웅했다. 이호연과 이지원은 같은 차에 올랐고 주경호와 스미스 박사도 한 차량에 탑승했다. 그렇게 한 대씩 떠나고 나자 마지막으로 남은 것은 고이한과 소예지가 탈 차뿐이었다.다른 사람들을 모두 보낸 뒤 임현욱은 소예지 앞으로 다가갔다. 이미 고이한은 먼저 차에 올라타 있었고 소예지가 막 탑승하려는 순간 임현욱이 목소리를 낮춰 말했다.“예지 씨, 고 대표님 오늘 술을 좀 많이 마셨어요. 가는 길에 조금만 신경 써주세요.”소예지는 가볍게 고개를 끄덕였다.“그럴게요.”차에 오른 고이한은 좌석에 기대 눈을 감고 있었다. 겉으로는 쉬는 것처럼 보였지만 살짝 찌푸린 미간을 보면 상태가 그리 좋아 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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