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 집에 있어!”소예지가 대답했다.“그럼 엄마도 같이 밥 먹을 거예요?”“그게...”“엄마, 같이 가요 같이 가요!”고하슬은 거절당할까 봐 먼저 말을 끊듯 붙였다. 한껏 응석을 부리는 목소리였다.소예지의 마음이 스르르 녹아내렸다.“알겠어, 엄마 갈게.”“엄마, 그럼 주차장으로 내려와요! 아빠가 데리러 왔어요.”소예지는 딸과 함께 나가 잠깐이라도 기분 전환을 하고 싶었다. 양희순에게 한마디를 남기고 아래로 내려갔다.주차장에 도착하니 고이한의 차가 막 자리에 들어서는 참이었다. 차창이 내려가자 고하슬이 신나게 손을 흔들었다.“엄마, 빨리요!”소예지는 딸의 조급한 모습에 피식 웃으며 고개를 젓고는 차 문을 열고 탔다.자리에 앉자마자 고이한이 고개를 돌려 그녀를 바라봤다.“뭐 먹을래. 한식, 양식?”“아무거나 괜찮아.”소예지가 담담하게 대답했다.“그래, 내가 알아서 할게.”고이한이 낮게 말했다.차는 한 레스토랑 앞에서 멈춰 섰다. 차에서 내리자 고하슬이 소예지의 손을 꼭 잡았다.“엄마, 나 너무 배고파요.”소예지가 딸의 손을 잡고 걸음을 옮기려는데 고이한도 손을 뻗어 고하슬의 반대쪽 손을 잡았다. 어느새 세 사람이 손을 잡고 나란히 걷고 있었다.소예지는 반사적으로 손을 빼려 했지만 고하슬이 너무 꽉 잡고 있어서 그대로 레스토랑 안으로 들어갔다.직원이 반갑게 맞으며 창가 자리로 안내했다. 고하슬은 고이한 옆에 바짝 붙어 앉아 메뉴를 들여다봤다.소예지는 찻잔을 들어 한 모금 마셨고 맞은편에 앉은 고이한은 오후에 입었던 옷 그대로였다. 왼쪽 팔에는 여전히 밴드가 감겨 있었으며 조명 아래서 보니 어딘가 절제된 분위기가 더 짙어 보였다.바로 그때 입구 쪽에서 두 사람이 들어섰다. 심유빈과 그녀의 매니저 유미나였다.소예지의 눈빛이 순간 차갑게 가라앉았다가 곧바로 딸 쪽으로 시선을 옮겼다. 그 순간 심유빈도 세 사람을 발견했고 잠시 굳어진 얼굴에 당혹감이 스쳐 지나갔다.이렇게 넓은 A시에서 하필 이 레스토랑에서, 그것도 소예지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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