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예지가 샤워를 마치고 나오자 자연스럽게 한 남자의 시선이 그녀에게 향했다.그때 고하슬이 소예지를 바라보며 말했다.“엄마, 나 이제 혼자 자기로 했어요.”소예지는 핸드크림을 바르던 손을 멈추고 무의식적으로 고이한을 바라보았다.고이한은 조금 억울하다는 듯 웃었다.“하슬이가 스스로 결정한 거야.”고하슬도 작은 머리를 힘차게 끄덕였다.“나 이제 용감하게 혼자 잘 거예요.”고하슬의 방은 바로 옆에 있는 아이 방이었다. 오래전부터 준비해 둔 곳이라 아이가 마음만 먹으면 언제든 혼자 잠들 수 있었다.“아빠, 나 안아서 방에 데려다주고 재워 줄 수 있어요?”고하슬이 작은 손을 내밀자 고이한은 자연스럽게 딸을 안아 올렸다. 한 손으로 그림책까지 챙긴 그는 그대로 아이 방으로 향했다.소예지는 잠시 멍하니 두 사람의 뒷모습을 바라보았다.‘혼자 자겠다고 마음먹더니 정말 바로 실행하는 거야?’그동안 딸을 품에 안고 자는 건 소예지에게도 너무나 익숙한 일이었다. 딸이 먼저 혼자 자겠다고 결정한 이상 말릴 수는 없었지만 이제부터 비어 있을 옆자리를 생각하니 마음 한구석이 괜스레 허전했다.아이 방으로 들어간 고이한은 침대 옆에 앉아 그림책을 펼쳤다. 부드럽고 낮은 목소리로 이야기를 읽어 주자 고하슬은 금세 책 속 이야기에 빠져들었고 눈꺼풀도 조금씩 무거워졌다.얼마 지나지 않아 아이는 스르르 잠이 들었다.고이한은 곧바로 일어나지 않고 잠시 더 딸의 곁을 지켰다. 고하슬이 깊이 잠든 것을 확인한 뒤에야 자리에서 일어나 작은 벽등 하나만 남겨 둔 채 조용히 문을 닫고 나왔다.그때 소예지는 화장대 앞에 앉아 나이트 크림을 바르고 있었다.거울 속으로 고이한이 들어오는 모습이 보였다.그는 자연스럽게 방문을 닫고 곧장 소예지의 뒤로 다가왔다. 두 손을 화장대 양쪽에 짚자 어느새 그녀는 그의 품 안에 갇힌 모양새가 되었다.“하슬이 잠들었어?”“응. 아마 자전거 타느라 피곤했나 봐.”고이한은 턱을 그녀의 머리 위에 가볍게 올린 채 거울 속 소예지를 바라보았다.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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