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녁 무렵.소예지는 양희순에게 떡갈비와 새우튀김을 준비해달라고 부탁한 뒤, 아이들을 식탁에 앉혔다.두 아이의 저녁을 챙기느라 분주하게 움직이던 그때, 그녀의 휴대폰이 울렸다.“여보세요?”“예지야, 큰일 났어!”박시온의 목소리엔 다급함이 가득했다.“인터넷에 누가 네가 이혼하면서 고신 그룹 자산을 챙겨 갔다고 폭로했어! 지금 사람들 반응이 거의 마녀사냥 수준이야.”순간, 소예지의 미간이 절로 찌푸려졌다.“무슨 소리야? 왜 이런 말도 안 되는 일이...”“아무래도 누가 의도적으로 너를 겨냥한 것 같아. 댓글 봤는데 전부 욕이야. 탐욕스럽다느니, 꽃뱀이라느니...”그 말을 듣는 순간, 소예지의 머릿속엔 단 하나의 얼굴이 떠올랐다.고수경.그 여자라면, 충분히 이런 짓을 벌일 수 있었다.소예지는 아이들을 양희순에게 잠깐 맡긴 뒤, 서둘러 2층으로 올라갔다.방에 들어서자마자 아이패드를 켜고 포털 사이트를 열자, 충격적인 실시간 검색어들이 눈에 들어왔다.[고신 그룹 천문학적 위자료 이혼 사건, 의대 수재의 정체는 ‘꽃뱀’?][고신 그룹 대표 이혼, 전부인 무려 8개 계열사와 수십조 원 챙겨!]클릭하는 순간 펼쳐진 건, 온갖 자극적인 루머와 악의적인 추측들이었다.특히 소예지의 경력과 능력을 의심하는 댓글은 도를 넘었다.“MD 수석 연구원이라고? 결혼으로 고신 그룹 낙하산 탔다더라. 대학교 2학년 때 휴학하고 시집간 건 유명한 얘기잖아?”“상 받은 것도 남의 연구 베낀 거 아냐?”“남편이 불쌍하다. 위자료를 무슨 수로 저렇게 뜯어낸 거지?”소예지의 손끝이 미세하게 떨리기 시작했다.그녀는 깊게 숨을 들이쉬며 차분하게 마음을 다잡았다.이건 단순한 해프닝이 아닌 누군가가 의도적으로 조작한, 치밀하게 계산된 여론몰이였다.진실은 흐려지고 그녀는 어느새 ‘탐욕스러운 꽃뱀’으로 낙인찍혀 있었다.영상통화를 이어가던 박시온에게 소예지가 물었다.“이 기사들, 어디서 처음 시작된 건지 추적할 수 있어?”“이미 확인 중이야. 근데 문제는 출처가 너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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