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예지가 막 가방을 챙겨 나서려던 찰나, 고이한이 그녀를 따라 나왔다.“같이 가자. 내가 데려다줄게.”“필요 없어.”단호하게 말을 자른 그녀는 곧장 차를 몰아 학교로 향했다.그런데 백미러 너머로 익숙한 차량이 따라붙었다. 고이한의 차가 집요하게 그녀의 뒤를 따르고 있었다.딸이 걱정돼 뒤를 돌아볼 겨를도 없이, 소예지는 엑셀을 힘껏 밟아 학교 앞까지 속도를 올렸다. 차가 멈추기 무섭게 문을 열고 내린 그녀는 곧장 교문 안으로 뛰어 들어갔다.그리고 그곳에서 마주한 건, 온몸을 떨며 울고 있는 고하슬이었다.헝클어진 머리, 벌겋게 달아오른 얼굴에 생기 없는 눈빛, 아이는 서럽게 흐느끼고 있었다.“하슬아...”순간, 두 눈에 눈물이 차올랐다. 소예지는 무릎을 꿇고 아이를 조심스럽게 끌어안으며 부드럽게 속삭였다.“엄마가 왔어. 괜찮아, 울지 마.”“엄마, 정원이가 거짓말한 거죠? 엄마랑 아빠 이혼한 거 아니에요. 나 버려진 아이 아니잖아요... 엄마도 있고 아빠도 있잖아요... 흐흑...”딸아이의 절박한 울음소리에, 소예지의 가슴은 찢어지는 듯했다.‘그때 내가 잘못된 선택만 하지 않았더라면... 이 모든 걸 아이에게 짊어지게 하진 않았을 텐데.’“하슬아, 어떤 일이 있어도 엄마랑 아빠는 늘 널 사랑해. 그건 절대 변하지 않아.”소예지는 최대한 따뜻하고 부드러운 목소리로 아이를 다독였다.그때, 뒤에서 익숙한 낮은 목소리가 들려왔다.“고하슬, 아빠 여기 있어.”딸은 고개를 번쩍 들었다. 눈물 그렁한 얼굴이 환하게 빛났고 엄마 품을 박차고 나가 아빠의 품에 안겼다.“아빠... 흑흑... 나, 엄마 아빠 너무 보고 싶었어요...”선생님들은 조용히 자리를 피해 교실 밖으로 나갔고 세 사람만의 시간이 주어졌다.고하슬은 울먹이는 얼굴로 아빠를 올려다보며 물었다.“아빠, 진짜로... 엄마랑 이혼한 거예요?”소예지는 숨이 멎는 듯 가슴이 철렁 내려앉았다. 아이를 바라보던 그녀는 조심스레 고이한에게 시선을 옮겼다.고이한은 말없이 딸의 눈물을 닦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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