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채린의 얼굴은 분노로 붉게 달아올랐다.“소예지는 그저 널 이용하는 거야! 걔가 성공하고 나면 넌 아무것도 못 얻게 될 거라고!”그 외침에 문을 나서려던 이지원의 발걸음이 멈췄고 그는 천천히 고개를 돌려 안채린을 바라봤다.눈동자에는 말로 다 표현할 수 없는 안타까움과 연민이 어린 듯했다.“안채린, 넌 원래 이런 사람이 아니었잖아. 어쩌다 이렇게까지 변한 거야?”그는 그 말을 마지막으로 조용히 문을 열어 다시는 뒤돌아보지 않은 채, 천천히 자리를 떠났다.그 말에 그녀의 정교한 메이크업으로 가려졌던 표정이 일그러지기 시작했다. 억눌렀던 분노가 터지듯, 그녀는 손바닥으로 테이블을 세차게 내려치며 이를 악물었다.“이지원, 그 멍청한 놈이 감히 소예지를 여신처럼 떠받들고 있어?”이지원은 한때 자신을 향해 풋풋한 연정을 품었던 순박한 사내였다. 그랬던 그가, 이제는 완전히 다른 여자의 편에 서 있었다.다음 날은 5월 연휴가 시작되는 날이었다.소예지는 퇴근 준비를 하며 책상 위를 정리하고 있었고 그때, 가방 안에 있던 휴대폰 화면이 은은하게 깜빡였다. 임현욱이었다.[예지 씨, 바쁘신가요? 저, 돌아왔어요.]소예지는 손을 멈추었다.“생각보다 일찍 돌아왔네...”하지만 오늘은 그와 식사할 여유가 없었다. 산더미 같은 업무가 남아 있었고 그녀는 그것들을 모두 집으로 가져갈 생각이었다.[현욱 씨, 며칠 후에 식사 자리를 잡는 건 어떨까요? 오늘은 일이 좀 많아서요.]솔직하게 메시지를 보내자 잠시 후, 곧바로 답장이 도착했다.[괜찮아요. 그냥 돌아왔다는 말만 전하고 싶었어요. 다른 의미는 없어요.]그의 따뜻한 배려는 언제나 예상 밖의 여운을 남겼다. 그리고 이내 또 하나의 메시지가 도착했다.[정말이에요, 부담 가지지 마세요.]그 짧은 문장을 읽는 순간, 그녀의 마음속 깊은 곳에서 조용한 한숨이 흘러나왔다.‘정말 섬세하고, 다정한 남자네...’그러나 그녀는 이미 마음의 방향을 결정해 둔 상태였고 더 이상 답장을 보내지 않았다.이틀 동안 소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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