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시각, 손님들과 직원들 대부분이 저택 1층 거실에 모여 있었기에 정문 쪽에 누가 도착했는지 눈치챈 이는 아무도 없었다.그저 화려한 샹들리에 불빛이 반짝이는 연회장으로 고이한이 심유빈과 하종호를 이끌고 들어섰을 때에야 비로소 사람들의 시선이 서서히 그들을 향해 쏠리기 시작했다.게다가 심유빈은 누가 봐도 오늘을 위해 공들여 차려입은 모습이었고 고이한의 곁에 꼭 붙어서 마치 한 폭의 그림처럼 조화를 이루며 시선을 사로잡았다.그들을 발견한 윤하준이 놀란 얼굴로 거실 쪽에서 다가왔고 세 사람을 바라보며 약간 당황한 듯했지만 곧 익숙한 웃음을 띠고 다정히 인사를 건넸다.“다들 어떻게 왔어?”“이렇게 불쑥 찾아와서 미안하게 됐어.”그 말투엔 분명 예전과는 다른 적당한 거리감과 형식적인 예의가 배어 있었다.하종호는 순간 어깨를 으쓱하며 웃더니 고이한의 등을 툭 치며 말했다.“이한아, 그런 말 하면 서운하지. 우리랑 하준이 사이에 무슨 격식이야? 이 정도는 괜찮지.”윤하준은 여전히 부드러운 미소로 맞았다.“내가 초대를 미처 못 해서 그래. 오늘 좀 정신이 없었어.”“윤 대표님, 우리가 무례하게 찾아온 거 아니라면 다행이에요.”심유빈이 은근하게 분위기를 띄우며 부드럽게 미소 지었다.“아니에요. 와줘서 고마워요.”윤하준은 짧게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다.바로 그때, 주경화가 모습을 드러냈다.“고 대표, 하 대표...”그러나 그녀의 시선이 심유빈에게 머무는 순간, 눈빛에 잠시 낯섦과 당혹이 스쳤다.“이분은...”심유빈이 자연스럽게 앞으로 나서며 정중하게 인사했다.“안녕하세요, 저는 심유빈이라고 해요. 윤 대표님 친구예요.”“아, 그래요? 잘 오셨어요, 환영합니다.”주경화는 순간의 당황을 눌러 담은 채 빠르게 미소 지으며 말했다.“하준아, 이러지 말고 정원 쪽에 테이블 하나 마련하게 하자. 젊은 사람끼리 밖에서 식사하는 게 더 편하잖니. 여긴 내 친구들이라 같이 있어도 대화가 안 통할 텐데...”그때, 한 부인이 다가와 하종호의 등을 툭 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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