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처분이 의학계를 휩쓸고 다니십니다 のすべてのチャプター: チャプター 491 - チャプター 500

552 チャプター

제491화

박시온이 운전대를 잡은 덕분에 소예지는 오랜만에 마음 놓고 눈을 붙일 수 있었다.약 30분이 지나자 차량은 골프 클럽 주차장에 도착했고 그곳은 이미 고급 차들로 가득 차 있었다. 마치 럭셔리 카 전시장을 방불케 하는 풍경 속에서 유니폼을 갖춰 입은 도우미들이 다가와 정중히 차 문을 열어주었다.소예지와 박시온은 붉은 카펫을 따라 행사장 홀 안으로 들어섰고 사람들의 눈에 띄지 않게 조용히 자리를 잡으려던 찰나, 한서영이 두 사람을 알아보고는 환하게 웃으며 다가왔다.“여기예요. 두 분을 위해 미리 준비해 둔 자리랍니다.”그녀가 안내한 자리는 무려 맨 앞줄. 예상치 못한 대우에 소예지와 박시온은 순간 당황했지만 한서영은 고집스럽게 그들을 그 자리에 앉혔다.그때, 입구 쪽에서 웅성거림이 일었고 곧 화려한 빨간 드레스를 입은 심유빈이 어느 부잣집 사모님과 팔짱을 낀 채 천연덕스럽게 들어섰다.“쟤는 도대체 여길 왜 나타난 거야?”박시온이 인상을 찌푸리며 낮게 말했다.심유빈 역시 소예지와 박시온을 발견하곤 입꼬리를 살짝 올리며 의미심장한 미소를 지었다. 마치 그녀 역시 소예지가 이 자리에 올 것을 미리 알고 있었던 듯한 태도였다.한서영은 심유빈 일행에게도 반갑게 인사한 뒤 자리를 안내했고 곧 귀빈들이 하나둘 도착하면서 행사장은 점점 차분한 긴장감으로 채워졌다.심유빈은 긴 머리카락을 우아하게 넘기며 소예지 바로 뒷줄, 두 번째 줄 자리에 앉았다.“소예지 씨, 이런 자리에서 또 만나네요?”먼저 말을 건 심유빈에게 박시온이 고개를 돌려 단호하게 받아쳤다.“우리 예지, 당신이랑 친하지 않거든요.”그녀는 심유빈을 날카롭게 노려보았고 심유빈은 가볍게 한숨을 쉬며 비웃듯 말했다.“앞줄에 앉으셨네요? 경매에서 꽤 여러 점 낙찰하실 모양이죠?”그 말에는 ‘어울리지 않는 자리에 앉았다’는 뚜렷한 비아냥이 담겨 있었다.박시온은 참지 않았다.“지금 소예지 몸값을 모르고 하는 말은 아니겠죠?”심유빈은 코웃음을 치며 가슴에 걸린 목걸이를 의미심장하게 만지작거리다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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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92화

경매가 본격적으로 시작되자 오늘 이 자리에 모인 사람들이 하나같이 만만치 않은 재력가들이라는 사실이 단번에 체감됐다.무대 위 진행자는 열정 어린 목소리로 첫 번째 출품작을 소개했고 그것은 금세 한 부잣집 사모님이 낙찰받아 가져갔다. 그렇게 열점이 순식간에 지나갔고 곧 열한 번째 작품이 무대 위에 모습을 드러냈다.“조선 후기, 정조 연간에 제작된 분청사기 청화 모란 넝쿨무늬 ‘호’입니다. 당시 왕실 의례용으로만 소량 제작된 희귀품으로 현존하는 동일 양식의 작품은 손에 꼽힐 정도죠. 시작가는 일억 이천이며 이후부터는 자유롭게 호가하시면 됩니다.”진행자의 힘 있는 목소리가 고요하던 홀 안을 울렸고 곧 나이 지긋한 사모님이 패를 높이 들며 입을 열었다.“일억 이천.”잠시 뒤, 젊은 여성의 또렷한 목소리가 뒤를 이었다.“이억.”소예지는 굳이 돌아보지 않아도 그 목소리가 누구 것인지 단번에 알 수 있었다.‘심유빈도 이 꽃병을 노리고 있는 건가?’소예지는 잠시 숨을 고르고 패를 들었다.“이억 오천.”“삼억.”심유빈 역시 지지 않고 손을 들었다. 그녀의 시선은 노골적으로 소예지에게 박혀 있었고 그 눈빛엔 분명한 도발의 기색이 담겨 있었다. 소예지가 이 꽃병을 낙찰받아 강혜자에게 선물하려는 걸로 보이자 더더욱 그녀를 막고 싶었다.“사억.”소예지의 목소리는 흔들림 하나 없이 단단했다.“육억.”심유빈은 최대한 여유로워 보이려 했지만 입꼬리엔 미세한 경련이 일었다.“십억.”소예지가 부른 다음 호가에 회장 전체가 술렁였다. 시장가를 훌쩍 넘긴 금액이었다. 게다가 이미 심유빈이 정해둔 상한선을 훌쩍 뛰어넘고 있었다.하지만 이 꽃병은, 구 할머니가 가장 좋아하는 시대의 작품이었고 그분에게 이걸 선물하면 분명 기뻐할 게 뻔했다.잠시 망설이던 심유빈은 이를 악물었다.‘이왕 여기까지 온 거, 물러설 수 없지.’“십이억.”옆에서 지켜보던 박시온은 심장이 쿵쾅거릴 만큼 긴장됐다. 고개를 돌리는 순간, 심유빈의 입가에 걸린 얄미운 승리의 미소가 스쳐 지나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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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93화

심유빈은 얇은 미소를 띠며 천천히 입을 열었다.“딱히 대단한 건 아니야. 그냥 그 꽃병을 할머니께 드릴 수 없게 된 게 좀 아쉬워서.”그 말에 전화기 너머 고수경이 단호한 목소리로 받았다.“이건 꼭 우리 할머니께 알려야겠어. 소예지의 진짜 모습을 똑똑히 보여드려야지. 얼마나 위선적인 사람인지 할머니도 알아야 하니까.”“근데 유빈 언니, 너무 속상해하진 마. 우리 할머니 골동품 진짜 많아. 그깟 꽃병 하나 없어도 돼.”심유빈은 조용히 입꼬리를 올리며 미소 지었다.사실 그녀가 진짜로 바란 건 단 하나였다.이 이야기를 고수경의 입으로 최현숙 여사의 귀에 닿게 만드는 것이었고 그렇게만 되면 최현숙은 자연스럽게 소예지에게 서운한 감정을 품게 될 것이었다.그 시각, 소예지는 한서영과 정원 한쪽에서 담소를 나누고 있었다.“오늘 정말 신세 많이 졌어요. 이렇게 큰 금액까지 써주시다니...”한서영은 고마움이 담긴 눈빛으로 소예지를 바라보았다. 그녀는 소예지가 꽃병을 낙찰받은 진짜 이유가 단순히 강혜자를 위한 것이 아니라 이 자선 행사 자체의 의미를 진심으로 받아들였기 때문이라는 걸 알고 있었다.‘이 아이는 원래부터 마음이 따뜻한 아이였지...’한서영은 그런 생각을 품으며 조심스레 화제를 돌렸다.“저번에 현욱이 그러던데 소예지 씨가 군 기지에서 일주일이나 같이 있었다면서요? 같이 지내보니까 어땠어요?”부드러운 미소가 어우러진 그 질문에 소예지는 잠시 얼굴이 붉어졌고 괜한 오해를 사지 않길 바라며 조심스레 대답했다.“네, 아이와 함께 잠깐 머물렀는데 임 대위가 정말 잘 챙겨줬어요.”“아, 그 녀석은 내가 봐도 참 괜찮은 애예요. 성격도 똑 부러지고 책임감도 강하고. 뭐 하나 빠지는 데가 없죠. 일에 너무 파묻혀 사는 게 흠이라면 흠이지만.”한서영은 어머니처럼 흐뭇한 미소를 지었다. 소예지도 그 말에 고개를 끄덕이지 않을 수 없었다.임현욱은 정말 흠잡을 데 없는 사람이었다.“그래서 말인데요, 바쁘지 않으면 두 사람 자주 연락해 보세요. 서로 알아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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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94화

“너!”심유빈은 이를 악물고 소예지를 노려보며 한발 다가섰다.“소예지 씨, 참 좋은 친구 뒀네요?”그 말에 소예지는 비웃는 듯 차가운 미소를 지었다.“그래서? 내 친구 말에 뭐 하나 틀린 거라도 있었어요?”“틀린 건 없어요. 하지만 나랑 이한 오빠는 서로를 사랑해요. 능력 있으면 다시 빼앗아 보던가요.”심유빈의 눈빛에는 묘한 우월감이 서려 있었고 말끝은 의미심장하게 길게 늘어졌다.박시온이 먼저 반응했다.“소예지가 버린 남자 주워다가 좋다고 품에 안고 있는 게 자랑이에요?”소예지도 그 옆에서 가볍게 웃음을 흘리며 덧붙였다.“심유빈, 당신은 고이한이 모두에게 귀한 존재라고 착각하나 본데 미안하지만 난 그 사람한테 미련 없어요.”“그렇지. 1년이 지나도록 명분 하나 못 받은 주제에...”박시온이 가시 돋친 말투로 또다시 거들었다.“게다가 고 대표가 다시 소예지를 붙잡고 싶으면 번호표부터 뽑아야 할걸요?”심유빈은 어이없다는 듯 코웃음을 쳤다.“지금 뭐라 그랬어요? 이한 오빠가 소예지를 다시 붙잡는다고요? 웃기지도 않네.”그녀는 마치 우스운 농담을 들은 듯 웃어 보였지만 그 눈동자 끝엔 분명한 날이 서 있었다.박시온은 눈 하나 깜빡이지 않고 쐐기를 박았다.“우린 진심으로, 제발 그런 일은 없었으면 좋겠거든요?”심유빈은 아랑곳하지 않고 다시 입꼬리를 올리며 소예지를 노려보았다.“내가 충고 하나 할게요. 그런 헛된 꿈은 꾸지 않는 게 좋을 거예요. 이한 오빠 성격, 소예지 씨가 제일 잘 알잖아요? 그 사람, 한 번 결정하면 후회 같은 거 안 해요. 이혼도 마찬가지고요.”소예지는 지겨운 듯 고개를 살짝 찌푸렸다. 하지만 심유빈은 멈추지 않고 한발 더 다가가며 날을 세웠다.“최근에 이한 오빠 얼굴 자주 본다고 착각하는 것 같은데 그건 그냥 하슬이 때문이지 당신이 보고 싶어서가 아니에요. 그러니 착각하지 말아요.”그 말에 박시온이 어이없다는 듯 피식 웃으며 반박했다.“하, 웃기고 있네. 누가 보면 예지가 먼저 보고 싶어 한 줄 알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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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95화

윤하준이 막 걸음을 멈추자 박시온이 먼저 웃으며 말을 걸었다.“윤 대표님, 골프는 좀 치세요?”윤하준은 익숙한 듯 자신감 어린 미소를 머금고 고개를 끄덕였다.“네, 칩니다.”“그럼 잘 됐다! 소예지 좀 가르쳐 주세요. 지금까지 공 하나도 못 쳤거든요.”장난스럽지만 진심 어린 말투에 소예지의 얼굴이 금세 붉게 달아올랐다.“야, 박시온!”살짝 짜증 섞인 눈으로 친구를 흘겨본 소예지는 이내 고개를 돌려 윤하준을 바라보며 놀란 듯 물었다.“근데 어떻게 여기까지 오신 거예요?”윤하준은 눈을 가늘게 뜨고 그녀를 바라보다 짧은 웃음과 함께 대답했다.“근처에 볼일이 좀 있어서요. 마침 잠깐 쉴 겸 들렀어요.”옆에 서 있던 박시온은 웃음을 참느라 입술을 꼭 깨물었다. 말은 그럴싸했지만 타이밍 하나만큼은 기가 막히게 맞췄다는 생각이 들었다.윤하준은 소예지가 쥐고 있던 골프채를 힐끗 바라보다가 그녀의 자세를 슬쩍 훑더니 조용히 물었다.“예전에 골프 쳐본 적 없어요?”소예지는 고개를 가로저었다.“처음이에요.”그 말에 윤하준은 의외라는 듯 눈썹을 살짝 올렸다. 고이한이 워낙 골프를 잘 치는 편이라 결혼 생활 동안 한두 번쯤은 필드를 함께 돌았을 거라 생각했기 때문이었다.바로 그때, 반대편에서 심유빈이 우아하게 팔을 높이 들어 스윙했다.하늘로 뻗은 궤적을 따라 하얀 공이 곧게 날아갔고 그녀의 동작은 초보자라 보기 어려울 만큼 매끄러웠다.윤하준은 그쪽을 잠시 바라보다가 시선을 다시 소예지에게로 돌리며 부드럽게 물었다.“제가 가르쳐도... 괜찮을까요?”“괜찮고 말고요, 윤 대표님! 지금 딱 누가 좀 알려줬으면 좋겠다고 하던 참이에요.”박시온이 재빨리 대답하자 소예지는 당황한 얼굴로 친구를 째려보았다. 박시온은 꿋꿋이 웃음을 참지 못하고 뒤로 물러났다.“그럼 전 빠질게요. 윤 대표님, 잘 부탁드려요.”소예지는 딱히 대답을 하진 않았지만 거절하는 기색도 없었다.윤하준은 조용히 그녀에게 다가섰다.“그럼, 우선 자세부터 알려드릴게요.”소예지는 작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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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96화

방금 전, 윤하준은 소예지에게서 조심스레 몸을 뗐지만 그녀가 잡은 골프채의 각도가 살짝 어긋난 걸 보자 망설임 없이 다시 그녀의 뒤로 다가섰다.그의 큰 체구가 부드러운 그늘처럼 소예지를 감싸안았고 낮고 차분한 목소리가 조심스레 귓가에 닿았다.“손목, 조금만 더 힘을 빼요. 그래요, 바로 그거예요.”그가 한 걸음 물러서자 소예지는 곧장 스윙을 날렸다.공은 곧고 반듯하게 날아가며 안정된 궤적을 그렸고 옆에서 지켜보던 박시온이 감탄을 터뜨렸다.“와! 예지야, 진짜 선생님 붙여 놓으니까 다르다니까!”오늘 소예지는 연한 핑크색 운동복에 짧은 스커트를 입고 머리를 높게 틀어 올린 번 헤어로 정리해 두었다.귀 옆으로 흘러내린 몇 가닥의 잔머리는 그녀의 또렷한 옆선을 더욱 선명하게 부각시켰고 길고 가느다란 다리는 하얀 운동화와 어우러져 마치 조각 같은 실루엣을 완성했다.따스한 햇살 아래 선 그녀는, 은은한 빛을 머금은 듯 눈부셨다.그때, 심유빈이 다가와 입꼬리를 올리며 말을 걸었다.“윤 대표님, 정말 대단하시네요. 소예지 씨처럼 완전 초보도 한 번에 가르치시다니요.”윤하준은 특별한 감정 없이 그녀를 바라보다가 담담히 말했다.“아까 심유빈 씨 샷도 꽤 좋던데요. 누가 가르쳐준 거예요?”심유빈은 의미심장한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돌려 자연스럽게 고이한 쪽을 바라보았다.“나 원래 꾸준히 연습했어요.”그 시선을 따라간 박시온은 단박에 눈치를 챘다.‘아, 가르쳐준 사람 고이한이네. 사적으로 꽤 자주 다녔나 보군.’하지만 소예지는 그런 대화엔 관심이 없는 듯, 오직 스윙에 집중하고 있었다.다시 한번 공이 정확히 날아가자 박시온은 또 한 번 박수를 쳤다.“좋았어! 확실히 늘었어!”그러자 심유빈은 살짝 목소리를 높여 말했다.“소예지 씨, 정말 빨리 배우시네요. 보기엔 아예 초보는 아닌 것 같은데요?”그 말에는 교묘한 뉘앙스가 실려 있었다.처음부터 모르는 척하며 윤하준에게 일부러 도움을 받으려 한 건 아닌지 은근한 비아냥이 묻어났다.그리고 그 말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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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97화

고이한이 대답하기도 전에 하종호가 먼저 입을 열었다.“방금 샷, 꽤 좋았어요.”한편, 소예지는 연달아 스윙한 탓인지 손에 가벼운 통증이 느껴졌는지 팔을 조심스레 주무르고 있었다.그 모습을 본 윤하준이 다정한 눈빛으로 물었다.“괜찮아요? 손 아파요?”소예지는 고개를 끄덕이며 조용히 대답했다.“네, 우리 이제 돌아가죠.”“좋아요.”윤하준은 아무런 망설임 없이 수락했다.애초에 그가 이 자리에 온 이유는 골프를 치기 위해서가 아니었으니 전혀 아쉬운 기색이 없었다.소예지가 몸을 숙여 가방을 챙기려 하자 윤하준이 한발 먼저 나서서 가볍게 들어 올렸다.그 모습만 보면 누가 봐도 섬세하고 다정한 남자친구처럼 보였다.세 사람은 나란히 걸음을 옮기기 시작했고 그 순간 뒤쪽에서 고이한의 목소리가 짧게 들려왔다.“우리도 돌아가자.”“어? 우리 이제 막 왔는데...”심유빈은 억울하다는 듯 붉은 입술을 내밀며 투정을 부렸다.“고 대표님, 급한 일 있으신가 보네요. 그럼 제가 남아서 유빈 씨랑 조금 더 칠게요.”하종호가 눈치껏 제안하자 심유빈은 갑자기 이마를 손으로 가리며 중얼거렸다.“됐어요. 덥기도 하고 그냥 돌아가죠.”고이한은 아무 말 없이 앞쪽을 향해 걸어갔고 시선은 저만치 앞서가는 소예지 일행에게 닿아 있었다.그 순간, 윤하준이 무슨 농담이라도 했는지 두 여자가 동시에 웃음을 터뜨렸다.그 모습을 가만히 바라보던 고이한의 옆에서 하종호가 조심스럽게 그의 어깨를 두드리며 낮은 목소리로 물었다.“이한아, 혹시 아직도 소예지한테 마음이...”“그런 거 없어.”고이한은 단호하게 말을 잘랐다.하종호의 말은 아주 조용했기에 옆에서 가방을 정리하던 심유빈은 알아듣지 못했다.그녀가 짐을 다 챙겼을 때는 이미 두 남자는 열 걸음 앞서 있었고 하종호는 그녀의 가방을 대신 들어주며 짧은 감탄처럼 내뱉었다.“솔직히, 소예지 씨랑 윤하준... 잘 어울리긴 해요.”그러자 심유빈이 걸음을 멈추고 돌아서며 차갑게 그를 노려보았다.“내가 전에 했던 얘기, 잊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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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98화

“그럼요, 물론이죠.”윤하준은 부드러운 어조로 대답했다.박시온은 고개를 돌려 소예지를 바라보며 장난스럽게 말했다.“그럼 넌 윤 대표님 차 타. 나 이제 너 안 태워줘도 되겠다?”그 말을 끝내자마자 그녀는 재빠르게 자기 차로 걸어가 시동을 걸고는 곧장 떠나버렸다.소예지는 남겨진 채 윤하준을 향해 살짝 고개를 숙였다.“번거롭게 해서 죄송해요.”“무슨 말이에요. 어서 타요.”윤하준의 벤틀리는 바로 옆에 세워져 있었고 소예지는 조용히 차에 올라탔다.안전벨트를 매느라 고개를 숙이고 있던 그때, ‘쿵’ 하는 둔탁한 충돌음이 귀를 때렸다.고개를 들고 창밖을 바라보자 출구 쪽에서 검은색 마이바흐 한 대가 포르쉐 SUV와 정면으로 부딪힌 장면이 눈에 들어왔다.윤하준은 놀란 듯 말했다.“제가 나가서 보고 올게요.”소예지는 조용히 고개를 끄덕이며 차 안에 남아 있었다.그사이 포르쉐 운전자는 차에서 내려 급히 마이바흐 쪽으로 다가갔다.하지만 고이한은 그대로 아무런 움직임 없이 운전석에 앉아 있었다.포르쉐 차주는 번호판을 한눈에 보고 이미 상대가 보통 인물이 아니라는 걸 직감한 듯 비록 자신 쪽 잘못이 아니라 해도 자세를 낮춰 조심스럽게 창문을 두드렸다.“선생님, 괜찮으신가요?”이윽고 마이바흐의 창문이 천천히 내려가며 고이한의 날카롭고 냉정한 옆얼굴이 모습을 드러냈다.그는 안전벨트도 풀지 않은 채, 무표정한 얼굴로 상대를 한번 훑어본 뒤 안쪽에서 명함을 꺼내 내밀었다.“전부 제 과실입니다. 제 비서에게 연락하세요.”목소리는 낮고 단호했다.그 순간, 하종호와 심유빈도 급히 다가왔다.심유빈은 다급한 얼굴로 가까이 다가오며 애교 섞인 목소리로 물었다.“이한 오빠, 괜찮아? 다친 데는 없어?”“괜찮아.”고이한은 짧게 대답한 뒤, 창밖의 세 사람을 가만히 바라보았다.“난 먼저 갈게.”그리고는 시선을 돌려 그들 너머 벤틀리 안에 앉아 있는 소예지를 향해 잠시 눈길을 보냈다.아무 말 없이 후진하며 차를 돌린 고이한은 충돌로 흠집이 난 마이바흐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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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99화

윤하준은 더 이상 그 화제를 이어가지 않았다.마침 구도심 진입로가 가까워졌고 그는 조심스레 제안했다.“잠깐 카페 들를래요? 커피 한잔 하면서 쉬었다 가죠.”소예지는 시간을 힐끗 확인한 뒤, 부드럽게 고개를 저었다.“아직 처리해야 할 일이 좀 남아서요. 다음에요.”“그래요.”윤하준은 더 묻지 않고 고개를 끄덕였다.차는 짙은 그늘이 드리워진 가로수길로 접어들었다.햇살이 나뭇잎 사이로 스며들며 유리창 위에 부서지는 듯한 결을 만들었고 그 빛 사이로 스쳐 가는 조용한 풍경 속에서 윤하준은 옆자리에 앉은 소예지를 조심스레 바라보았다.그녀는 창밖 어딘가에 시선을 둔 채, 말없이 생각에 잠겨 있었다.“무슨 생각 해요?”그는 조용히 물었다.정말 알고 싶었다. 눈앞의 이 여자를 움직이는 것, 그녀 마음속 깊은 곳에 지금 맴도는 감정이 무엇인지.소예지는 생각에서 깨어난 듯 시선을 거두며 고개를 돌렸다.그리고 조금 머쓱한 듯 웃으며 대답했다.“그냥 멍 좀 때리고 있었어요.”그렇게 짧은 대화가 오가는 사이, 차는 소예지의 집 앞에 도착했다.소예지는 차에서 내리며 고개를 돌려 고마운 미소를 건넸다.“오늘 정말 감사했어요.”윤하준은 아무 말 없이 그녀가 대문을 열고 안으로 들어갈 때까지 그 자리에 가만히 앉아 있었다.그리고 그녀의 뒷모습이 완전히 사라지자 천천히 미소 지었다.오늘 하루, 그녀에게 골프를 가르쳐줬고 짧지만 한 걸음 가까이 다가갈 수 있었던 것만으로도 자신에게는 충분히 만족스러운 날이었다.집에 돌아온 소예지는 가방을 내려두고 곧장 2층 작업실로 올라갔다.양희순은 집 안을 정갈하게 정리한 뒤, 그녀가 일에 집중할 수 있도록 강아지를 데리고 조용히 산책을 나섰다.한편, 고씨 가문의 저택.정원 한편에는 흰색 스포츠카가 주차되어 있었고 그 차에서 내린 고수경은 커피잔을 손에 든 채 차 문을 쾅 닫고는 아무렇지 않은 얼굴로 거실에 들어섰다.“아가씨, 오셨네요.”가정부가 반가운 미소로 인사했다.“네. 할머니는요?”“수장고에 계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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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00화

최현숙은 돋보기를 벗으며 손녀를 단단히 꾸짖었다.“너도 이제 나이가 몇인데 아직도 남 말만 듣고 휘둘리니? 언제쯤이면 네 생각이라는 걸 가져볼래?”고수경은 얼굴이 확 붉어지며 더듬거리듯 말했다.“하지만... 유빈 언니가 정말 그렇게 말했단 말이에요...”최현숙의 눈썹이 살짝 찌푸려졌다.“앞으로 그 애랑은 좀 거리를 둬. 심성이 바르지 못한 아이야.”“할머니!”고수경은 억울한 듯 목소리를 높였다.“아무리 소예지를 예뻐하신다고 해도 그건 너무하시죠. 유빈 언니가 뭐가 어때서요? 그런 사람 아니라고요!”최현숙은 더 이상 말을 잇지 않고 조용히 고개를 저었다.그때, 고수경은 무언가 생각난 듯 눈을 반짝이며 외쳤다.“잠깐만요, 할머니! 그런데 소예지가 왜 그 비싼 꽃병을 갑자기 할머니께 드린 걸까요? 혹시... 오빠랑 다시 잘해보려고 일부러 할머니한테 잘 보이려는 거 아니에요?”그러자 최현숙은 오히려 태연히 되물었다.“그게 뭐가 나쁘냐?”사실 그녀는 누구보다도 두 사람이 다시 잘되기를 바라고 있었다.하지만 손자인 고이한은 일에 파묻혀 집에도 얼굴을 비추기 어려웠고 소예지도 이혼 후 더는 이 집에 오지 않으니 재결합은커녕 실낱같은 희망조차 보이지 않았다.고수경은 고개를 절레절레 저으며 언성을 높였다.“말도 안 돼요! 오빠는 소예지 언니 좋아하지도 않잖아요. 재혼이라니요... 전 절대 반대예요.”그 말에 최현숙은 눈을 부릅뜨고 손녀를 똑바로 노려보며 단호하게 말했다.“너나 빠져 있어. 네 일이 아니니까.”고수경은 입술을 삐죽이며 그대로 방으로 들어가 버렸다.애초에 할머니가 소예지를 싫어하게 만들려고 했는데 오히려 소예지만 더 잘 보이게 만들었으니 속이 부글부글 끓었다.방에 들어서자마자 고수경은 곧바로 심유빈에게 전화를 걸었다.“미안해, 수경아. 나도 소예지가 그 꽃병을 할머니께 드릴 줄은 정말 몰랐어. 혹시... 할머니한테 혼난 건 아니지?”전화기 너머로 들려오는 심유빈의 목소리엔 놀람과 미안함이 뒤섞여 있었다.고수경은 이를 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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