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금 전, 윤하준은 소예지에게서 조심스레 몸을 뗐지만 그녀가 잡은 골프채의 각도가 살짝 어긋난 걸 보자 망설임 없이 다시 그녀의 뒤로 다가섰다.그의 큰 체구가 부드러운 그늘처럼 소예지를 감싸안았고 낮고 차분한 목소리가 조심스레 귓가에 닿았다.“손목, 조금만 더 힘을 빼요. 그래요, 바로 그거예요.”그가 한 걸음 물러서자 소예지는 곧장 스윙을 날렸다.공은 곧고 반듯하게 날아가며 안정된 궤적을 그렸고 옆에서 지켜보던 박시온이 감탄을 터뜨렸다.“와! 예지야, 진짜 선생님 붙여 놓으니까 다르다니까!”오늘 소예지는 연한 핑크색 운동복에 짧은 스커트를 입고 머리를 높게 틀어 올린 번 헤어로 정리해 두었다.귀 옆으로 흘러내린 몇 가닥의 잔머리는 그녀의 또렷한 옆선을 더욱 선명하게 부각시켰고 길고 가느다란 다리는 하얀 운동화와 어우러져 마치 조각 같은 실루엣을 완성했다.따스한 햇살 아래 선 그녀는, 은은한 빛을 머금은 듯 눈부셨다.그때, 심유빈이 다가와 입꼬리를 올리며 말을 걸었다.“윤 대표님, 정말 대단하시네요. 소예지 씨처럼 완전 초보도 한 번에 가르치시다니요.”윤하준은 특별한 감정 없이 그녀를 바라보다가 담담히 말했다.“아까 심유빈 씨 샷도 꽤 좋던데요. 누가 가르쳐준 거예요?”심유빈은 의미심장한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돌려 자연스럽게 고이한 쪽을 바라보았다.“나 원래 꾸준히 연습했어요.”그 시선을 따라간 박시온은 단박에 눈치를 챘다.‘아, 가르쳐준 사람 고이한이네. 사적으로 꽤 자주 다녔나 보군.’하지만 소예지는 그런 대화엔 관심이 없는 듯, 오직 스윙에 집중하고 있었다.다시 한번 공이 정확히 날아가자 박시온은 또 한 번 박수를 쳤다.“좋았어! 확실히 늘었어!”그러자 심유빈은 살짝 목소리를 높여 말했다.“소예지 씨, 정말 빨리 배우시네요. 보기엔 아예 초보는 아닌 것 같은데요?”그 말에는 교묘한 뉘앙스가 실려 있었다.처음부터 모르는 척하며 윤하준에게 일부러 도움을 받으려 한 건 아닌지 은근한 비아냥이 묻어났다.그리고 그 말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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