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뭐라고요?”윤하준은 눈썹을 치켜올리며 믿기지 않는다는 듯 되물었다.“엄마가 직접 연락하셨어요?”“그냥 전화 한 통 했을 뿐이야.”“엄마, 다음부턴 그렇게 먼저 연락하지 마세요. 소예지 씨, 요즘 일로 많이 바빠요.”아들의 말투 속에 스며든 다분히 조심스러움에 주경화는 순간 당황스러움을 감추지 못했다.‘아니, 이 아이가 누굴 좋아한다고 이렇게까지 조심스러워지는 사람이었나?’“내가 너 좀 도와주고 싶어서 그런 거잖니. 소예지 마음 얻는 데 조금이라도 보탬이 될까 해서...”주경화가 투정 섞인 말투로 변명하듯 말하자 윤하준은 이마를 짚으며 한숨 섞인 목소리로 답했다.“엄마, 제발 이런 건 제가 알아서 할게요.”“그래, 알았어. 엄마가 끼어들지 않을게. 하지만 말이야 너도 알잖아. 그런 여자, 가만두면 금방 다른 놈한테 뺏긴다? 너도 서둘러야 돼.”“알고 있어요.”윤하준은 짧게 웃으며 전화를 끊었다.그때 비서가 조심스레 고개를 들이밀며 말했다.“대표님, 하 대표님께서 오셨습니다.”“하 대표가? 아무런 연락도 없이?”윤하준은 살짝 놀란 표정을 지으며 말했다.“들어오시라고 하세요.”곧 문이 열리고 캐주얼한 옷차림의 하종호가 여유롭게 걸어 들어왔다.윤하준은 자리에서 일어서며 그를 반갑게 맞았다.“어쩐 일이야? 연락도 없이.”“마침 이 근처에서 고객 미팅이 있었어. 지나가다 한 번 들러봤지.”하종호는 소파에 느긋하게 몸을 기대며 물었다.“바쁘냐? 잠깐 시간 좀 있어?”윤하준은 친구의 낯선 표정에 눈썹을 살짝 찌푸렸다.“무슨 얘긴데 그렇게 심각하게 굴어?”잠시 후, 비서가 차를 내어주고 조용히 문을 닫았다.하종호는 찻잔을 들어 한 모금 마신 뒤, 천천히 입을 열었다.“우리 친구 된 지, 몇 년 됐지?”“딱 23년이지.”윤하준은 망설임도 없이 대답했다.“왜? 갑자기 뭔 얘기를 하려고?”그 말에 하종호는 휴대폰을 꺼내 화면을 켰다.그가 보여준 건, 군복을 입은 젊은 남자와 소예지가 함께 서 있는 사진 한 장이었다.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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