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이한은 소예지가 이번 기회를 통해 개인적인 감정을 내려놓고 의료인으로서 쌓아 온 성과와 실력을 세상에 온전히 드러내길 마음속으로 바랐다.그녀는 충분히 그럴 자격이 있는 사람이었다.잠시 후, 고이한은 김경환에게 메시지를 보냈다.[재단 행사 최종 진행 일정 보내줘.]얼마 지나지 않아 김경환이 전자 일정표를 전송해 왔고 고이한은 파일을 열어 오프닝 연설자 명단에서 소예지의 이름을 찾았다.그 순간, 그의 손가락이 잠시 멈췄다.이내 그는 그녀의 연설 시간을 기존보다 늘려 30분으로 수정했고 이어 좌석 배치도 손봤다. 그녀의 자리는 두 번째 줄 중앙으로 옮겨진, 보다 주목받을 수 있는 위치였다.모든 수정이 끝난 뒤, 고이한은 다시 김경환에게 메일을 보냈다.[내가 수정한 대로 최종 확정해.][네, 대표님.]한편, 소예지는 사무실에서 연구 기획안을 정리하고 있었다.그때 휴대폰에 메시지 알림이 울렸다.[소 박사님, 크리스마스 계획은요?]보낸 사람은 박시온이었다.소예지는 고개를 들어 시계를 확인했다.어느새 크리스마스이브가 이틀 앞으로 다가와 있었다.너무 바쁘게 지내느라 시간 가는 줄도 모르고 있었던 것이다.[그날도 일해야지. 아마 저녁쯤 하슬이랑 외식하고 선물 정도 사지 않을까?][어머, 난 또 어떤 멋진 남자랑 데이트할 줄 알았지!]박시온은 출산휴가에 들어가 집에서 태교 중이었다.소예지가 직접 유급휴직 처리를 해 준 데다 기본급까지 올려 주었으니 감동이 클 수밖에 없었다.소예지는 웃으며 답장을 보냈다.[난 일중독이잖아.][진짜 일에 미친 사람... 좋아, 나중에 시간 나면 밥 사!]짧은 대화를 마친 뒤, 소예지는 달력을 다시 들여다봤다.고이한이 주최하는 재단 창립식은 1월 10일로 이제 보름 남짓 남아 있었다.다음 날 아침, 소예지는 딸을 등원시킨 뒤 출근길에 올랐다.거리는 온통 크리스마스 장식으로 반짝였고 상가마다 다양한 선물들이 진열돼 있었다.차 안에서 그 풍경을 바라보는 그녀의 기분도 덩달아 한결 가벼워졌다.사무실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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