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일 아니야. 마침 친구 집에서 저녁을 먹고 있었거든. 같은 단지라서 몇 분이면 도착해.”소예지는 웃으며 담담하게 말했다.“친구?”강준석이 호기심 어린 눈빛으로 되물었다.소예지는 굳이 숨기지 않았다.“선배도 아는 사람이야. 윤하준 대표.”강준석은 순간 놀란 듯 눈을 깜빡였다.“너랑 윤하준 대표가 같은 아파트에 살았어?”“응. 그 동네에서 집을 고르다 보니 아무래도 라온파크가 제일 낫더라고. 보안도 잘돼 있고.”그 말을 듣는 순간, 강준석은 어젯밤 고이한이 유난히 신경이 날카로웠던 이유를 어렴풋이 깨달았다. 하지만 여전히 완전히 이해되지는 않았다.‘전 부인이 친구 집에서 식사를 했다는 이유만으로 그렇게까지 예민해질 필요가 있었을까.’‘설마, 전처와 절친이 같은 공간에 있다는 사실 자체가 불편했던 걸까.’“강 선배, 무슨 생각해?”멍하니 잠겨 있던 그를 보며 소예지가 웃으며 물었다.“아, 아니야.”강준석은 가볍게 웃으며 고개를 저었다.윤하준이 어떤 사람인지는 그도 잘 알고 있었다. 예의 바르고 침착한 남자였고 무엇보다 지금 소예지는 독신이었으니 그녀가 누구를 만나든 그것은 온전히 그녀의 선택이었다.하지만 그 상대가 누구이든 다시 고이한을 선택하는 일만큼은 그는 결코 바라지 않았다.강준석이 자리를 뜬 뒤, 소예지는 이서연과 함께 실험실로 향했다.한편, 고신 그룹 본사.고이한은 사무실에서 문서를 검토하고 있었고 곁에 선 김경환이 회의 일정을 보고하고 있었다.“대표님, 개교 기념일 당일 일정은 이렇게 정리했습니다. 조정할 부분이 있을까요?”고이한은 서류를 받아 천천히 훑어보다가 짧게 말했다.“기부식, 30분 앞당겨.”“네. 어린이집 측과 바로 조율하겠습니다.”잠시 후, 그는 덧붙이듯 물었다.“오후 회의, 소 박사도 참석하나?”김경환은 잠시 당황한 기색을 보였다.“그건... 아직 확정되지 않았습니다. 소예지 박사의 일정에 따라 조율해야 할 것 같습니다.”“그럼 일단 그대로 두지.”김경환이 나가자 고이한은 손목시계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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