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이한은 휴대전화를 몇 초간 바라보다가 답장을 보냈다.[네가 오늘은 곁에 있어 줘. 난 내일 가볼게.]곧이어 하종호에게서 짧은 답장이 도착했다.[그래.]이튿날 이른 아침, 양희순은 거실 창가에 앉아 고하슬의 머리를 정성스럽게 빗겨 주고 있었다. 그때 한쪽에서 엎드려 쉬고 있던 젤리가 갑자기 귀를 쫑긋 세우더니 문 쪽을 향해 꼬리를 세차게 흔들며 낮고 들뜬 소리로 끙끙 울기 시작했다.그 소리에 고하슬이 번쩍 자리에서 일어났다.“아빠 온 거 아니에요?”젤리의 반응을 본 양희순 역시 문밖에 서 있을 사람이 누구인지 짐작할 수 있었다.“엄마 아직 주무시는데 우선 조용히...”말이 채 끝나기도 전에 고하슬은 이미 문 쪽으로 달려가고 있었다.“분명 아빠예요!”“아이고, 하슬아!”양희순이 말릴 틈도 없이 현관문이 활짝 열렸다. 문밖에는 검은 정장을 말끔히 차려입은 고이한이 서 있었다。“하슬아, 오늘 아빠가 어디 데려가기로 했는지 기억하지?”“아쿠아리움이요!”고하슬은 환하게 외치며 두 눈을 반짝였다.“아빠, 저 데리러 온 거예요?”고이한은 몸을 낮춰 딸을 번쩍 안아 올렸다.“그래. 아빠가 데리러 왔어.”그는 부드러운 머리카락을 쓰다듬으며 자연스럽게 물었다.“엄마는?”“엄마 아직 자요.”고하슬은 작은 손가락을 입에 대고 ‘쉿’ 하고 속삭였다.“깨우지 말아요. 어젯밤에 늦게까지 일했어요. 더 자야 해요.”고이한은 고개를 끄덕이며 딸의 말을 받아들였다.“그래. 그럼 아빠랑 아래층에 가서 아침 먹고 바로 출발하자.”“네!”고하슬은 아빠의 목을 꼭 끌어안으며 기대에 찬 얼굴로 활짝 웃었다.그 모습을 지켜보던 양희순이 조심스럽게 입을 열었다.“사모님께 말씀이라도 드리고 가셔야 하지 않을까요?”“깨우지 마세요. 오후 두 시 반쯤 데려다주겠습니다.”담담히 말을 마친 고이한은 딸을 안은 채 현관을 나섰다. 양희순은 급히 고하슬의 물병과 작은 가방을 챙겨 들고 뒤따라 나왔다.“이건 하슬이 물병이랑 가방이에요. 같이 가져가세요.”고이한
Read mo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