텅 빈 복도에 조수의 다급한 목소리가 울려 퍼졌다.“유빈 언니, 오늘 아침 아무것도 못 드셨어요. 저혈당 아니에요?”그 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고이한은 한 치의 망설임도 없이 심유빈이 있는 쪽으로 달려갔다. 소예지는 양정화를 부축한 채 그 자리에 서 있었고 복도 공기에는 묘한 긴장감이 서려 있었다.잠시 뒤, 모퉁이 너머에서 고이한의 분노에 찬 목소리가 날아왔다.“당신들, 도대체 어떻게 돌본 겁니까?”그 음성에는 명백한 분노와 초조함이 담겨 있었다. 심유빈이 제대로 보호받지 못했다는 사실에 대한 날것 그대로의 감정이었다.양정화도 놀란 듯 고개를 들었고 임서윤 역시 굳은 얼굴로 복도 끝을 바라보았다.곧이어 고이한은 심유빈을 번쩍 안아 들고 재빨리 엘리베이터 방향으로 걸음을 옮겼다. 응급실로 향하는 듯 다급한 발걸음이었다.소예지 앞을 스쳐 지나던 순간, 그의 걸음이 아주 잠깐 멈췄다.그는 그녀를 바라보았다.복잡하게 뒤엉킨 눈빛, 설명할 수 없는 감정이 그 안에서 일렁이고 있었다. 하지만 그는 아무 말도 하지 않은 채, 심유빈을 안고 곧장 엘리베이터로 향했다.김경환과 매니저를 비롯한 일행도 급히 뒤를 따랐고 복도에는 다시 소예지와 양정화, 그리고 임서윤만이 남았다.양정화는 그들의 뒷모습을 한참 바라보다가 길게 한숨을 내쉬었다. 그러고는 소예지의 어깨를 가볍게 두드렸다.“고이한 대표도 참...”“교수님, 먼저 검사 결과부터 확인하죠.”소예지는 조용히 말을 끊으며 양정화를 부축해 진료실로 향했다.주치의는 CT 결과를 꼼꼼히 살펴본 뒤 차분히 말했다.“양정화 교수님, 생각보다 상황이 좋습니다. 현재 전이된 흔적은 보이지 않습니다.”그 말에 소예지는 그제야 긴 숨을 내쉬었다.“수술 계획은 어떻게 되나요?”“가능하다면 빠르게 수술에 들어가는 것이 좋습니다.”의사는 조심스럽게 설명을 덧붙였다.“다만 수술의 정밀도와 예후를 고려하면 경주 군 의대 병원을 추천해 드립니다.”소예지는 고개를 끄덕이며 양정화를 바라보았다.“교수님, 제가 바로 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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