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정화는 고개를 끄덕이며 웃었다.“그래, 다음에 기회가 되면 꼭 초대해야지.”그때 문밖에서 임서윤이 얼굴을 내밀었다.“양 교수님, 고 대표님이 오셨어요.”양정화는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들어오라고 해.”잠시 후, 임서윤의 안내를 받아 고이한이 병실 안으로 들어섰다. 오늘의 고이한은 짙은 회색 정장을 입고 있었다. 평소처럼 날카롭고 냉정한 기세는 한층 누그러져 있었고 대신 절제된 온화함이 은은하게 묻어났다.그는 침대 곁으로 다가섰다.“양 교수님, 좀 괜찮으십니까?”담담한 말투였지만 그 안에는 진심 어린 염려가 실려 있었다.“많이 좋아졌어. 이렇게 신경 써 줘서 고맙네.”양정화가 미소를 지으며 답했다.“양 교수님은 우리 연구실의 중요한 축입니다. 모두가 하루빨리 쾌유하시길 바라고 있습니다.”고이한의 말에 양정화의 눈빛이 조금 밝아졌다.“경주까지 직접 와 줘서 정말 고마워. 바쁠 텐데 말이야.”“별말씀을요. 당연한 일입니다.”말을 잇는 동안, 고이한의 시선이 자연스럽게 침대 곁에 서 있는 소예지에게 닿았다.그 순간, 소예지가 자리에서 일어섰다.“양 교수님, 저는 주치의 선생님을 다시 찾아가서 상황을 조금 더 확인해 볼게요.”“그래, 다녀오렴.”양정화가 고개를 끄덕였다.소예지가 병실을 나서자 잠시 뒤 고이한도 뒤따라 나왔다. 그는 방향을 가늠하듯 고개를 돌리더니 의사실 쪽으로 걸음을 옮겼다.진료실 안.소예지는 이 교수와 수술 후 경과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다. 그때 고이한이 문을 밀고 들어왔다.이 교수는 그를 자연스럽게 보호자 중 한 사람으로 여긴 듯 고이한을 바라보며 설명을 이어갔다.“현재로서는 수술이 성공적입니다. 다만 회복 경과를 지켜보면서 항암 계획을 세밀하게 조정해야 합니다.”고이한은 고개를 끄덕이며 조용히 경청했다.소예지는 중간중간 전문적인 질문을 던졌고 이 교수는 그 질문 하나하나에 성실히 답했다. 고이한은 책상 가장자리에 기대어 서 있었는데 이 교수의 시선은 설명을 이어가면서도 종종 그를 의식하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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