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하린은 오후 내내 성씨 가문에서 시간을 보내다가 연은주에게서 걸려온 전화를 받았다.“대표님! 진짜 더는 못 버티겠어요!”전화기 너머로 연은주의 우렁찬 목소리가 터졌다.성하린은 미간을 눌렀다.“알았어. 지금 바로 갈게.”최근 성하린은 문산 그룹 일에 매달리느라 자신의 회사는 거의 돌보지 못하고 있었다. 그녀는 곧바로 운전기사에게 회사로 가달라고 했다.회사에 도착하자마자 성하린은 사무실로 들어갔다.연은주가 곧장 문을 닫고 속삭였다.“저 사람, 대표님이 지난번 새로 뽑은 직원인데 납품업체 리베이트 받아먹고 있어요.”연은주는 잔뜩 화가 나 있었다.그녀는 작업실 시절부터 성하린과 함께한 원년 멤버라 회사를 자기 일처럼 아끼고 있었다. 그래서 직원들이 몰래 뒷돈 챙긴다는 걸 알았을 때는 멱살 잡고 싸울 뻔했다.다행히 다른 직원 둘이 말리며 성하린에게 먼저 보고하라고 해서야 겨우 참고 넘어왔다.그녀는 성하린에게 상황을 설명한 뒤 성하린의 명령을 기다렸다.성하린은 책상 위 자료를 한 장 한 장 넘겼다. 두 시간 가까이 자료를 정리한 끝에 그녀는 조용히 입을 열었다.“은주야, 경찰 불러.”연은주는 눈을 크게 뜨고 심각한 표정으로 물었다.“뭔가 잡힌 거예요?”성하린은 시선을 내리깔았다.“아니. 조향 레시피가 사라졌어.”새 향수 레시피는 기존 이십사절기 시리즈와는 완전히 달랐다. 그것은 성하린이 단독으로 완성한 신제품으로, 향수대회 출품작으로 준비하던 핵심 레시피였다.문산 그룹 일 때문에 아직 본격 개발 단계는 아니었지만 그 가치만큼은 엄청났다.그런데 그 레시피가 사라진 것이다.연은주는 즉시 경찰에 신고했다.경찰이 도착해 조사를 시작했고, 그 사이 성하린은 전 직원회의를 소집했다.회의 핵심은 단 하나, 신제품 레시피가 사라진 일이었다.순간 직원들 사이가 술렁였다. 하지만 구석에 앉은 두 사람만큼은 지나치게 조용했다.연은주는 그 모습을 보며 이를 갈았다.“저 인간들 맞는다니까요.”성하린은 관자놀이를 누르며 깊게 한숨 쉬었다.“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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