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니저는 곧바로 휴게실 앞 CCTV 영상을 불러왔다.영상 속에는 고영훈이 휴게실에서 나와 달려가는 장면이 나왔고 그 뒤로 허연수가 나왔을 뿐, 그 사이에는 아무도 나오지 않았다.“이럴 리가 없어! 분명히 봤어, 그 두 사람이 탕비실에서 나와서 나보다 먼저 나갔다고!”허연수는 믿을 수 없다는 듯이 고영훈의 소매를 붙잡았다.“형부, 날 믿어줘, 진짜로...”그녀의 행동에 주변 시선이 곧바로 싸늘해졌다.그때, 정씨 가문의 도우미가 다가와 허연수의 팔을 잡았다.“어르신께서 부르셨습니다. 화장 다시 하셔야 해요. 약혼식이 곧 시작됩니다.”“형부!”허연수는 아직도 억울함을 호소하려 했지만 이미 끌려 나가고 말았다.고영훈은 휴대폰 속 영상을 몇 번이고 돌려봤다.하지만 아무리 봐도 단서 하나 잡히지 않았다.그는 매니저를 향해 말했다.“이 영상, 회사로 보내서 기술팀에 확인시켜 봐, 오류가 있는지.”“알겠습니다.”매니저는 고개를 숙이더니 곧바로 방을 나섰다.그때 한정숙이 다가와서 말했다.“영훈아, 앞으로는 지욱이와 허연수 일에 더는 관여하지 마. 이렇게 행패를 부리는 것도 이번이 끝이야.”고영훈은 자신도 잘못이 있음을 알고 고개를 숙였다.백스테이지의 휴게실에서 허연수는 도우미에게 붙잡혀 무릎을 꿇고 있었다.한정숙은 지팡이를 그녀의 손등에 대고 천천히 힘을 주었다.“이 천한 년, 내가 모를 줄 알았어? 쓰레기 같은 년이 이것저것 따져? 네 신세에 우리 집 지욱이한테 시집가게 된 게 얼마나 큰 복인지 알아? 감히 아직도 고영훈이랑 눈빛을 주고받고! 들킬 때마다 한 번씩 맞을 줄 알아.”한정숙이 지팡이를 세게 누르자 허연수의 비명이 터져 나왔다.옆에 서 있던 정민지는 울며 달려와 한정숙의 발밑에서 애원했다.“할머니, 제발 엄마를 때리지 마세요! 때릴 거면 저를 때리세요.”어린아이의 울부짖음을 들은 한정숙은 눈을 가늘게 뜨고 무표정한 얼굴로 정민지를 바라보다가 그 눈빛에 만족스러운 기색이 스쳤다.“그래도 효녀를 낳았구나. 일어나. 넌 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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