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서윤은 담담하게 말했다.“드레스와 어울리지 않아.”이때 직원이 팔찌와 연결된 반지를 가져왔는데 송서윤이 착용한 목걸이와 한 세트였다. 그녀는 팔찌와 연결된 반지를 약지에 낀 후 손목 걸이를 착용했다.“사모님, 이건 괜찮으세요.”송서윤은 가볍게 웃었다.“아주 좋아요.”고영훈은 뒤에서 송서윤을 감싸 안았으며 큰 손을 그녀의 아랫배에 올려놓았다.고영훈은 거울에 비친 송서윤의 예쁜 얼굴을 보며 무심코 그녀의 약지를 내려다보았다.그곳에는 결혼반지를 착용했던 흔적이 남아있었다.그는 어딘가 이상하다고 느꼈지만 송서윤의 기분이 좋아 보여 더는 따지지 않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여보, 당신은 뭘 입어도 예뻐.”배 속의 아이는 무언가를 감지한 듯 꿈틀거렸다.송서윤의 눈빛이 어두워졌다.‘아이는 아직 제대로 형성되지도 않았는데 어떻게 움직일 수 있지? 아, 아마 내 마음이 설렜나 보네. 아버지가 없다는 건 배 속의 딸에게는...’곁에서 고하준이 갑자기 팝콘을 집어 정민지 머리에 던지며 기세등등하게 소리쳤다.“내가 오빠야, 내가 시키는 대로 해야 해!”정민지는 울음을 터뜨렸다.고하준은 오만하고 거만하며 독선적인 아이였다. 고영훈과 거의 판박이였다.“하준아, 그만해. 엄마를 방해하잖아.”고영훈의 한마디에 고하준의 기세가 꺾였다.고영훈은 아이에게 소리만 칠 뿐 어떻게 훌륭한 아버지가 되어야 하는지 전혀 알지 못했다.송서윤은 16살에 아버지를 잃었지만 어머니 손에서 잘 자랐다.어떤 아버지들은 없는 것이 있는 것보다 훨씬 나을 테니까.‘고영훈 없이 자라더라도 내 딸은 분명 훌륭하게 잘 자라날 거야.’송서윤은 고영훈을 밀쳐내고 고영훈의 꾸짖음에 슬퍼하는 고하준을 안아주었다.남은 인생에 다시는 고하준을 만날 수 없다는 생각에 송서윤은 할 말이 많았지만 지금 이 상황에서는 몇 마디밖에 할 수 없었다.“하준아, 넌 금수저를 물고 태어난 상속자야. 네 앞날은 아마 어려움 없이 순탄할 거야. 하지만 엄마는 네가 제멋대로 행동하길 바라지 않아. 오히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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