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씨 가문과 이씨 가문은 예전에 인연이 있었다. 이씨 가문의 어르신이 심건모의 아버지를 구해준 적이 있었다.두 집안은 대대로 교류하는 사이가 되었다. 이씨 가문의 어르신은 두 집안이 사돈을 맺을 것을 제안했다.심경욱은 거절하기 어려웠다.그는 예전에는 남은 생을 누구와 보내든 똑같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이씨 가문의 딸과도 괜찮을 것이라 여겼다.심경욱이 주선하여 이씨 가문의 딸 이윤영과 약혼을 정했다.심건모는 거절하지 않았다. 평생의 대사가 해결되었으니 마음 놓고 큰 포부를 펼칠 수 있을 것으로 생각했다.송서윤을 만나기 전까지는.그녀를 만나고 나서야 그는 자신도 설렘을 느낄 수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인생은 누구와 함께하든 똑같지 않았다.심건모의 심장이 미세하게 두근거렸지만 그는 아직 입을 열지 못했다.송서윤이 갑자기 몸을 돌려 그를 꼭 끌어안았다.그의 심장 박동이 순식간에 빨라졌지만 표정은 조금도 변하지 않았다. 그는 그녀의 작은 얼굴을 응시했다.“건모 씨, 저 좀 안아주세요.”송서윤은 웃음을 머금고 있었다. 아까의 괴로워하던 모습은 온데간데없었다. “아버님과 어머님이 보고 계세요.”불과 몇 분 전, 심건모의 부모님은 송서윤이 어젯밤 고열로 앓았다는 소식을 듣고 문병하러 왔다가 정원에서 이윤영이 심건모에게 매달리는 광경을 목격했다.그들은 귀에 대고 속닥거렸다.“어머, 윤영이가 건모 손까지 잡았는데 서윤이는 왜 아무 반응이 없지.”“이런, 아예 안아 버렸네.”“건모 곁에 있는 사람들은 도대체 뭘 하는 거야? 건모의 안전을 지키기는 하는 거야? 아무나 함부로 가까이 접근하게 하다니.”“어서 떼어내지 않고!”“건모도 참, 바보도 아니고 이윤영을 왜 안 떼어내?”“건모가 직접 떼어내면 오히려 더 엉겨 붙을걸.”심경욱이 말했다.“서윤이는 저렇게 아무 반응도 없으니.”“나라면, 당신이 다른 여자랑 저렇게 엉겨 붙으면 당장 화내면서 따졌을 거야.”“건모와 서윤이가 혹시 가짜...”송서윤은 멀리서 그들이 속닥거리는 소리를 들으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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