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하는 물론이고, 함께 서 있는 권아의 모습은 딱 ‘돈벼락 맞은 사람'과 같았다. 명품으로 휘감은 몸, 지나치게 과한 액세서리, 과시욕과 만족감이 전부 얼굴에 드러나 있었다.반면, 하니는 늘 조용하고 절제된 스타일이었다.몇 년간 화가로 활동하며 벌어들인 수익은 적지 않았지만, 겉으로는 티 내지 않았기에 사람들은 그녀가 강승오에게 기대 사는 여자라고 오해하곤 했다.‘웃기지. 강승오 돈? 단 한 푼도 받은 적 없어.’그때, 하니가 준비해 온 쇼핑백을 연하에게 내밀었다.“권아 씨, 눈썰미가 좋더라고. 그래서 같이 고르면 좋겠다고 생각했어.”연하는 하니에게 설명했다.하니는 자연스럽게 연하에게 가방을 건넸다.“언니가 좋아하던 그 브랜드예요.”연하는 입꼬리를 활짝 올리며 가방을 받아서 들었다.“역시 하니 씨야! 이 가방 진짜 구하기 힘든데... 하니 씨가 나서면 이렇게 쉽게 생기네. 나 진짜... 하니 씨가 너무 좋아!”연하는 흥분한 듯 하니에게 안기려 했지만, 하니는 가볍게 웃으며 제지했다.“언니, 일단 차에 갖다 놓으세요. 이 가방은 그냥 작은 서프라이즈라고 생각하세요.”연하는 가방을 꼭 안고 룰루랄라 주차장으로 내려갔다.순식간에 그 자리에 남은 건 하니와 권아, 둘뿐.권아는 입꼬리를 스윽 올렸다.“사모님 대단하시네요. 그런 인기템을 구하다니, 역시...”하니는 담담하게 웃으며 말했다.“별거 아니야. 우리 승오 씨가 준 돈으로 산 거니까.”순간, 권아의 표정이 굳었다. 입가의 미소는 사라지고, 눈빛에 분노가 스치듯 번졌다.‘뭐야, 자기는 다르다더니?’‘결국 똑같이 강승오 돈 쓰는 거잖아. 날 깔볼 자격은 없다고.’속으로 이를 꽉 문 권아는, 억지로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사모님, 강 대표님도 돈 버느라 고생 많으신데... 우린 여자니까, 좀 더 아껴 쓰는 것도 중요하지 않을까요?”그 말에, 하니는 권아의 손목에 채워진 반짝이는 시계를 바라봤다. 눈길만 줬을 뿐인데, 그 시계의 브랜드와 가격이 눈에 훤히 들어왔다.“백 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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