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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화

Author: 달빛
하지만 하니는 정말 아무렇지 않을 수 있을까?

그녀는 6년을 다해 마음을 바쳣다.

이하니는 청춘과 시간을 전부 쏟아 강승오를 사랑했다.

둘은 버티고 버텨 여기까지 왔고, 이제 결혼이라는 한 걸음만 남겨뒀었다.

하지만 고작 백권아 하나 때문에 모든 게 산산조각 나버렸다.

‘이대로 무너지는 게 말이 돼? 그냥, 이렇게 끝내야 해?’

텅 빈 시선으로 핸드폰을 쥔 채, 하니는 무작정 근처의 바를 향해 걸었다.

하니는 원래 이런 곳을 싫어했다.

시끄러운 음악, 알코올 냄새, 퀴퀴한 공기... 전부 다.

하지만 승오는 늘 이런 곳에서 접대했고, 집에 오기 전엔 일부러 사무실에서 샤워하고 옷을 갈아입은 뒤, 아무렇지 않은 척 하니를 찾아왔다.

그렇게 하니의 허리를 끌어안고, 자신 품에서 천천히 잠드는 하니를 바라보던 눈빛.

그 다정함이, 하니의 기억 한쪽에 선명하게 남아 있었다.

‘그랬던 사람이... 어떻게 그렇게 쉽게 다른 여자를 안을 수 있지?’

“코스모폴리탄 하나 주세요.”

바텐더는 순간 고개를 들었다.

이런 얼굴은 처음이었다.

청순하고 단정한 분위기, 분명 클럽 초행이라는 게 느껴졌다.

그런 여자 혼자 앉아 있다는 사실에 주변 시선도 하나둘 쏠리기 시작했다.

바텐더는 조용히 술을 내밀었고, 하니는 한 치의 망설임도 없이 잔을 들이켰다.

이어서 목구멍이 뜨겁게 타올랐다.

여자의 얼굴이 금세 붉게 물들었다.

‘역시... 나는 술이 안 받는 체질이야.’

하니는 쓴웃음이 새어 나왔다.

그런데도, 여긴 승오가 가장 좋아하던 장소였다.

“한 잔 더 주세요.”

그녀는 다시 잔을 내밀었다.

두 번째 잔이 목구멍을 타고 넘어가려는 순간, 누군가의 팔이 하니의 어깨에 걸렸다.

중간 가르마를 탄, 나름 괜찮은 외모의 남자가 하니를 끌어당기며 능청스럽게 눈썹을 치켜올렸다.

“혼자야?”

느끼한 미소, 익숙한 멘트.

하니는 속에서 쓴맛이 올라왔다.

‘진짜... 이런 건 너무 뻔하고 구차해.’

“아가씨, 오늘 같이 놀까?”

불쾌한 목소리와 함께, 객실 키 카드 한 장이 하니 앞에 툭 던져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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