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촌, 우리도 꽃 보러 가요.”정하준은 자신을 피하는 기색이 역력했던 서이담의 모습을 떠올리며 마음에 들지 않는다는 듯 미간을 찌푸렸다.“싫어.”“삼촌, 나도 꽃 보러 가고 싶단 말이에요.”구준서가 팔을 잡아당기며 떼를 썼다.“2호관 가면 네가 좋아할 만한 과자들이 한가득 있을 거야.”구준서는 그 말에 침을 꿀꺽 삼키며 고개를 끄덕였다.“그럼 거기로 가요.”‘선 그으려는 사람한테 굳이 다가갈 필요는 없지. 어차피 우리는 그냥 의사와 환자 보호자로 몇 번 본 게 다인 사이였잖아.’정하준은 그렇게 생각하며 구준서를 데리고 2호관으로 향했다.서이담에게 흥미가 있었던 건 사실이다. 그녀와 함께 있으면 어딘가 익숙한 느낌이 들고 왠지 모르게 편하기도 했으니까.하지만 서이담은 남편도 있고 아이도 있는 유부녀였다. 게다가 지금은 티 나게 선까지 그으려고 하고 있다.상대방이 그럴 마음이 없다는데 정하준도 굳이 다가갈 이유는 없었다.2호관.이곳은 과자와 디저트 천지였다. 평소보다 가격이 두 배나 비싼데도 아이들과 함께 와서 그런지 부모님들은 기꺼이 지갑을 열어 돈을 지불했다.정하준은 먹보인 조카를 위해 선뜻 20만 원을 보내며 스마트 워치로 원하는 것을 사게 했다.“삼촌, 나 아이스크림 먹을래요.”정하준이 미간을 살짝 찌푸리자 구준서가 오버하며 얼마 나지도 않은 땀을 닦아냈다.“아까부터 계속 걸어만 다녔더니 땀이 엄청 많이 났어요. 그래서 아이스크림을 꼭 먹어야 해요.”“알았어. 먹어.”동의가 떨어지자 구준서는 활짝 웃으며 아이스크림 가게 직원을 바라보았다.“누나, 아이스크림 4개 주세요. 저는 딸기 맛으로 주시고요. 삼촌, 삼촌은 어떤 맛으로 먹을래요?”아이가 고개를 돌리며 물었다.“나는 됐으니까 3개만 사.”“네.”구준서는 말을 마친 후 이번에는 스마트 워치로 서이담에게 전화를 걸어 원하는 맛을 물었다.“바닐라 아이스크림이랑 초코 아이스크림도 주세요.”“네, 잠시만 기다려주세요.”직원은 주문을 받은 후 곧장 안쪽으로 들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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