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도진의 안색이 어두워졌다. 얼마 남지 않은 인내심까지 모두 사라진 그는 침대 옆으로 걸어가서 손을 뻗어 소피아의 옷 뒤쪽을 잡아 소피아를 침대 밖으로 던졌다.하도진은 소피아가 한 말들이 마음에 안 들었다. 게다가 소피아는 그와 민하윤의 사이를 이간질하려고 했다.눈치 빠른 소피아는 빠르게 상황을 파악한 뒤 재빨리 민하윤의 품속으로 파고들면서 두 손으로 민하윤의 목을 꼭 끌어안고 큰 목소리로 외쳤다.“도와줘요!”민하윤은 웃음을 참으며 두 팔 벌려 소피아를 안았다. 세 사람은 그렇게 뒤엉키게 되었고 방 안에서는 소피아의 까르륵거리는 웃음소리가 울려 퍼졌다.저녁 무렵이 되어서야 아주머니가 위층으로 올라와 문을 두드리며 그들에게 저녁 식사하러 내려오라고 전했다.소피아는 말이 많았다. 평소 하씨 가문은 굉장히 조용한 편이었고 식사를 할 때도 이따금 수저와 그릇이 부딪치는 소리만 들릴 뿐이었는데 소피아가 오자마자 집 안에 활기가 가득 흘러넘쳤다.“언니, 저 한옥도 가보고 싶고 놀이공원도 가보고 싶고 등산도 하고 싶어요. 언니, 저랑 같이 닭갈비랑 족발, 솜사탕 같이 먹어줄래요?”소피아의 반짝이는 눈동자를 본 민하윤은 차마 거절할 수 없었다. 그러나 어른들이 아무 말도 하지 않으니 성급히 대답할 수가 없었다.채선화는 말을 못 하는 민하윤이 마음에 들지 않았지만 하지선 앞이라 차마 뭐라고 할 수 없었기에 소피아를 달래며 말했다.“이모 대학교 사학과에 훌륭한 언니, 오빠들이 많아. 그 언니, 오빠들한테 소피아 명원 구경 시켜주라고 할게. 그 언니, 오빠들이 옆에서 설명도 다 해줄 거야. 하윤 언니는 너한테 말로 설명해 줄 수가 없어.”마지막 말이 무딘 칼이 되어 민하윤의 마음을 서서히 찔렀다.소피아는 고민하지도 않고 바로 거절하며 단호히 말했다.“전 하윤 언니랑 같이 갈 거예요. 그리고 설명 같은 건 가이드가 하는 일이잖아요. 하윤 언니는 가이드가 아니예요.”“하윤이는 너를 제대로 보살피지 못할 거야. 그리고 안전하지 않아.”채선화는 비록 온화한 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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