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도진은 민하윤을 침대 위로 쓰러뜨린 뒤 그녀의 몸 위로 올라탔다. 그의 뜨거운 숨결에 민하윤은 바짝 긴장했다.“넌 항상 이래. 얼음처럼 차갑지. 모든 걸 마음속에 감추고만 있고 얘기하지 않으면 내가 어떻게 알아?”하도진은 저도 모르게 입을 맞추었다. 모든 입맞춤이 조심스러우면서도 다정했다. 분위기는 점점 더 무르익었고 뜨거운 분위기 속에서 야릇함이 느껴졌다. 두 사람은 숨을 헐떡이며 미친 듯이 뛰는 서로의 심장 박동을 느꼈다.그러다 갑자기 민하윤의 휴대전화 벨 소리가 울렸다. 하도진은 한 손으로 몸을 지탱하며 민하윤의 휴대전화를 힐금 보더니 비아냥댔다.“진짜 부지런하네.”흥미를 잃은 하도진은 짜증 난 얼굴로 자신의 아래서 눈물을 흘리는 민하윤을 바라보았다.진주알 같은 눈물이 천천히 흘러내렸다. 고요한 밤, 민하윤은 울먹이지도, 흐느끼지도 않고 그저 소리 없이 어깨만 작게 들썩일 뿐이었다.하도진은 일어나서 문을 열고 나갔다. 민하윤은 구석에서 몸을 웅크린 채로 두 손으로 얼굴을 가리고 눈물을 흘렸다. 그러다 한참 뒤, 벨 소리가 드디어 멈췄다.방 안은 다시 적막해졌다. 눈가가 쓰라렸던 민하윤은 애처로운 얼굴로 천장을 바라보다가 이따금 눈을 깜빡였다. 속눈썹에 매달린 눈물방울이 맑고 투명했다.민하윤은 객실로 돌아갈 힘이 없었다. 어차피 하도진은 오늘 밤 돌아오지 않을 것이다. 민하윤은 하도진의 침대에 누워 하도진의 향이 가득 느껴지는 이불을 덮은 채로 잠이 들었다.다음 날 아침, 임형섭이 다시 전화를 걸었고 민하윤은 벨 소리에 꿈에서 깼다.민하윤은 잠결에 통화 버튼을 누르고 휴대전화를 귓가에 가져다 댔다. 임형섭은 뭔가 망설여지는지 잠시 침묵하다가 입을 열었다.“하윤아, 너 괜찮아? 왜 답장 안 했어? 걱정되게.”하씨 가문의 제사 때문에 민하윤은 이틀 휴가를 냈다. 그동안 그녀는 업무와 관련된 문자에 답장을 보내지 못했고 심지어 임형섭의 일상적인 안부에도 답장을 보내지 못했다.임형섭이 걱정한 이유가 있었다.민하윤은 마음이 따뜻해졌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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