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도진은 그저 민하윤의 목소리가 듣고 싶었다.“여보세요... 왜 아무 말도 안 해요?”하도진은 미간을 누르다가 침대에서 벌떡 일어났고 표정도 순식간에 진지해졌다.“지금 어디야? 술 마셨어?”민하윤은 힘껏 고개를 끄덕였다.전화 너머에 있는 하도진은 볼 수 없다는 걸 완전히 잊고 있었다.“호텔로 돌아가는 길이에요. 여긴 불빛도 엄청 많고 예쁜 가게도 많아요. 쇼윈도에는 벌써 크리스마스트리도 있어요.”그러다가 갑자기 목소리를 낮추며 비밀이라도 말하듯 속삭였다.“도진 씨, 로젤스에 눈 와요. 12월 첫눈이래요.”하도진은 대답하지 않았다.침대 위에서 곤히 자는 두 아이를 바라보자 괜히 눈시울이 뜨거워졌다.“응? 왜 아무 소리도 안 나는 거죠...”민하윤은 이상하다는 듯 휴대전화를 귀에서 떼어 화면을 확인했다.“전화는 멀쩡한데. 제 말 들려요? 아!”통화에 정신이 팔려 민하윤은 발밑을 제대로 보지 못했고 길가에 얼어붙은 부분을 밟는 순간 발이 미끄러졌다.몸의 중심을 잃은 민하윤이 그대로 앞으로 넘어지려 했다.“조심해!”임형섭이 재빨리 다가와 민하윤의 손목을 붙잡았고 그대로 민하윤을 품에 받아서 가까스로 넘어지는 걸 막았다.술기운이 오른 민하윤의 얼굴은 유난히 매력적이었다.새하얀 피부에 붉어진 입술, 가늘게 휘어진 눈썹과 살짝 올라간 눈꼬리가 어우러져 평소보다도 더욱 눈길을 끌었다.민하윤은 아직 통화가 연결돼 있다는 것조차 잊었다.머리가 어지럽고 가슴이 답답한 데다가 속까지 울렁거려 금방이라도 토할 것 같았다.하도진은 수화기 너머로 들려온 남자의 목소리를 듣고 미간을 잔뜩 찌푸렸다.하도진은 한번 깊게 숨을 들이마시더니 물었다.“하윤아, 넘어졌어?”기분은 좋지 않았지만 하도진은 이성을 잃지는 않았고 가장 먼저 민하윤이 다쳤는지부터 확인했다.차갑게 가라앉은 익숙한 목소리가 들리자 민하윤은 정신이 조금 들었다.화들짝 놀라 임형섭의 품에서 떨어져 나와 휴대전화를 꽉 쥐었다.“어... 네, 아니...”민하윤은 당황해서 제대로 말도
Read mo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