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도진은 병아리라도 잡듯 두 아이를 한 손에 하나씩 번쩍 들어 올려 거실의 안전 울타리 안에 내려놓았다.그러다가 민하윤을 힐끗 봤다.민하윤은 아무래도 기분이 꽤 좋아 보였다.“혼자 휴대폰 보면서 뭘 그렇게 실실 웃어?”민하윤은 재빨리 고개를 들어 하도진을 한번 바라봤다.표정만 봐서는 무슨 생각인지 알 수 없었지만 입가에 패인 보조개가 이미 모든 걸 말해 주고 있었다.하도진이 미간을 찌푸리며 뭔가 이상하다고 느끼던 순간, 연이의 앳된 목소리가 생각을 끊었다.“빠빠, 망고띤!”그러자 하도진은 소리가 난 쪽으로 돌아봤다.연이는 낑낑거리며 안전 울타리를 붙잡고 서 있었다.고개를 쭉 내밀고 까치발까지 든 채 통통한 손을 하도진에게 흔들었다.연이는 아빠와 눈이 마주치자 애교까지 부리듯 방긋 웃었다.민하윤은 어이가 없었다.‘저렇게 어린아이의 얼굴에서 아첨하는 표정을 보게 될 줄이야.’저 조그만 머릿속의 뇌세포를 이런 곳에 쓰고 있는 건가 싶었다.하도진도 잠깐 멈칫했다.아들이 말해 주고 나서야 아까 한 약속이 떠올랐다.하도진은 느긋하게 넥타이를 느슨하게 풀며 냉장고 문을 열었다.나지혜는 혹시 필요할 때를 대비해 매일 유기농 식료품점에서 제철 채소와 과일을 사다 냉장고에 채워 두고는 했다.냉장고 안은 먹을거리로 가득했다.하도진은 대충 안을 뒤적거렸다.싱싱한 샤인머스캣에 새빨간 체리, 갈변하지 않도록 랩으로 꼼꼼히 싸 둔 바나나, 딸기도 한 상자나 있었다.그런데 하필 망고스틴만 없었다.“연이야, 포도 먹을래?”연이는 손가락을 물고 히죽 웃으며 고개를 마구 저었다.“싫어... 안 먹어!”“그러면 바나나는?”“싫어!”연달아 거절당한 하도진의 표정이 미묘하게 변했다.하도진은 마지막 희망을 걸고 조심스럽게 물었다.“딸기는?”연이는 딱 3초 고민하더니 딸기로 타협했다.이제는 하도진이 딸기를 씻는 뒷모습만 목을 빼고 기다렸다.민하윤은 소파에 앉아 가방에서 정미 바이오 테크의 프로젝트 제안서를 꺼냈다.화학과 생명과학 분야의 전문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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