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설과 도진은 나란히 앉아 있었다.서로의 어깨가 맞닿아 있었고, 고개를 조금만 돌리면 상대의 숨결이 느껴질 만큼 가까운 거리였다.그 모습은 누가 보아도 다정한 연인 같았고, 그 모습은 그대로 영민의 눈을 찔렀다.순간, 영민의 가슴속에서 시기와 질투가 뒤엉킨 불길이 거세게 치솟았다.그 감정은 순식간에 이성을 잠식하며 영민을 집어삼킬 듯 타올랐다.영민은 주먹을 꽉 움켜쥐었다.손톱이 손바닥 깊숙이 파고들었지만, 통증조차 느껴지지 않았다.머릿속에서는 미친 듯한 목소리가 울려 퍼졌다.‘왜, 왜 지설이 넌 다른 사람은 받아들이면서 나는 끝내 거부해.’분노와 질투는 이미 한계까지 치달아 있었지만, 영민은 끝내 앞으로 나서지 않았다.그는 차마 묻지 못했다.그 질문이 돌아올 답이 자신의 심장을 산산조각 낼까 봐... 그리고 마지막으로 남은 자존심마저 잃을까 봐 두려웠다.영민은 천천히 몸을 돌렸고, 뒤도 돌아보지 않은 채 병원을 떠났다.비서는 정성스럽게 포장된 영양제 상자를 두 손으로 들고 조심스럽게 영민에게 다가왔다.“대표님, 이 영양제는 사모님께 전달할까요?”영민은 비서를 무표정하게 바라보다가, 얼음처럼 차가운 눈빛으로 말했다.“버려.”...도진은 예연숙의 교통사고 당시 인근 CCTV를 조사하게 했다.확인 결과, 사고 현장 주변의 주요 카메라는 누군가에 의해 의도적으로 훼손된 상태였다.그러나 그 정도로 도진을 막을 수는 없었다.조사는 빠르게 진척됐고, 결국 CCTV를 망가뜨린 사람이 누구인지 밝혀졌다.주씨 가문의 딸, 주유연이었다.더불어 가해 차량의 명의가 부영민의 여동생, 부라희라는 사실도 함께 확인됐다.도진은 확보한 모든 자료를 지설에게 전달했다.지설은 이야기를 듣자마자 모든 퍼즐이 맞춰졌다는 듯 고개를 끄덕였다.‘주유연은 부영민 때문에 나를 미워했고, 직접 손을 더럽히긴 싫어서 부라희를 이용한 거야.’“어떻게 할 생각이에요?”도진이 물었다.지설은 망설임 없이 말했다.“고소할 거예요.”그리고는 도진을 똑바로 바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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