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ous les chapitres de : Chapitre 141 - Chapitre 1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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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41화

영민은 성큼성큼 침대 곁으로 다가가더니 이불을 거칠게 걷어차듯 들추고는 주저함도 없이 라희를 끌어냈다.라희는 분노로 일그러진 오빠의 얼굴을 올려다보며 온몸을 떨었고, 말이 꼬인 채 더듬거리며 물었다.“오빠... 왜 그래? 나한테 왜 이렇게 화가 난 거야?”그러나 말이 끝나기도 전에, 영민의 손이 번개처럼 올라갔다가 내려왔다.짝!방 안에 날카로운 소리가 울렸고, 라희의 얼굴이 옆으로 휘청했다.하얗던 뺨 위에는 선명한 손자국이 그대로 떠올랐고, 타는 듯한 통증에 라희의 눈에서 눈물이 쏟아졌다.“너 지설 엄마를 차로 친 거 맞지. 부라희 너 미쳤어? 감옥 가고 싶어?”라희는 오빠가 어떻게 이 사실을 알았는지 이해할 수 없었다. 얼굴이 순식간에 새하얘지며 다급히 변명했다.“나 일부러 그런 거 아니야. 진짜야, 그 아줌마가 그렇게 갑자기 나올 줄 몰랐고 나도 다치게 할 생각은 없었어.”영민은 분을 참지 못하고 다시 라희의 얼굴을 몇 차례 세게 때렸다.“내가 얼마나 애써서 장모님 마음 얻어 놨는데, 너는 꼭 이렇게 내 일을 망쳐야 속이 시원해?”라희의 얼굴은 이제 붉은 자국으로 얼룩졌고, 입가에는 피가 배어 나왔다.공포에 질린 라희는 입을 크게 벌린 채 울부짖었다.“엄마, 엄마 살려줘요! 오빠가 나 죽이려 해요!”그때, 장경은이 다급하게 방 안으로 뛰어 들어왔다.아들이 딸에게 손찌검하는 모습을 본 순간, 장경은의 얼굴이 새빨갛게 달아올랐고 온몸이 분노로 떨렸다.“부영민 너 미쳤어? 친동생한테 손을 대?”장경은은 그대로 영민에게 달려들어 그를 말리려 했다.영민은 이를 악물고 소리쳤다.“라희가 장모님을 쳤어요! 어머니는 이게 얼마나 큰 일인지 아세요?”장경은은 콧방귀를 뀌듯 소리쳤다.“그래서 뭐 어쩌라고? 돈 좀 주면 해결될 일이지! 지설이나 사부인이나 돈 좋아하는 건 똑같아! 돈만 주면 다 덮을 애들인데 뭘 그렇게 호들갑이야.”영민의 얼굴은 분노로 시뻘게졌고, 이마의 핏줄이 불거지며 목이 굵게 부풀어 올랐다.그는 라희를 노려보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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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42화

라희의 얼굴에는 아직도 맞은 자국이 선명하게 남아 있었고, 그것을 본 예연숙은 순간 마음이 약해져 못마땅하다는 듯 혀를 찼다.“부 서방도 참 너무했어. 어떻게 정말로 사돈아가씨한테 손을 대니... 나도 사돈아가씨를 탓한 적은 없어.”“다 내가 능력이 없어서 우리 지설한테 부씨 가문이랑 어울릴 만한 배경을 못 만들어 준 탓이지. 부씨 가문에서 나랑 우리 지설을 얕잡아보는 것도 어찌 보면 당연한 거야.”영민은 고개를 숙인 채 진심으로 죄송하다는 얼굴로 말했다.“장모님 무슨 그런 말씀을 하세요. 이건 전부 라희 잘못입니다. 장모님께서 라희를 때리시든 꾸짖으시든 그건 벌 받아야 마땅합니다.”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영민은 망설임 없이 바닥에 무릎을 꿇었고, 옆에 서 있던 라희의 팔을 잡아끌어 함께 무릎을 꿇게 만들었다.라희의 얼굴에는 분함과 억울함이 그대로 드러났지만, 오빠의 위압적인 기세 앞에서 결국 아무 말도 못 하고 고개를 숙일 수밖에 없었다.예연숙은 그 장면을 보는 순간 당황해 급히 손을 내저었다.“아이고, 이러지들 말아. 어서 일어나. 나는 정말 이제 괜찮아!”그러고는 급히 옆에 서 있던 지설을 돌아보며 다급하게 말했다.“지설아, 빨리 부 서방이랑 사돈아가씨 좀 일으켜 세워라.”지설은 차갑게 남매 둘을 내려다보며 비웃듯 말했다.“엄마, 신경 쓰지 마. 둘 다 연기하는 거잖아. 어차피 난 이미 고소하기로 결정했어. 지금 무슨 말을 해도 소용없어.”라희는 얼굴이 새빨개질 정도로 화가 치밀어 올랐고, 가슴이 거칠게 오르내리며 지설을 노려봤다.“심지설, 너 너무한 거 아니야? 나도 사돈 어르신한테 사과했잖아! 이 정도면 된 거 아니야? 대체 뭘 더 바라는 건데?”라희의 말이 끝나자마자, 영민의 눈빛이 순식간에 얼어붙었다.짝!그는 주저 없이 손을 들어 올려 소리가 나도록 다시 한번 라희의 뺨을 세게 후려쳤다.충격이 워낙 커서 라희의 얼굴은 더 심하게 부어올랐고, 타는 듯한 통증에 그녀는 본능적으로 얼굴을 감싸 쥐었다.라희는 믿을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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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43화

지설은 눈가에 눈물을 머금은 채, 이를 악물고 예연숙을 한 번 바라본 뒤 아무 말 없이 몸을 돌려 병실을 나갔다.뒤돌아보지도 않았다.예연숙은 딸의 뒷모습이 시야에서 사라질 때까지 멍하니 바라보다가, 갑자기 가슴을 움켜쥐었고 참아 왔던 눈물이 한꺼번에 쏟아져 내렸다.영민은 다시 고개를 숙이며 진지한 얼굴로 예연숙에게 말했다.“제가 지설을 만나서 잘 달래 볼게요. 반드시 마음 풀게 하고 더 이상 상처받지 않게 하겠습니다.”예연숙은 힘없이 고개를 끄덕이며 낮은 목소리로 답했다.“그래. 그럼 부 서방에게 맡기겠네.”영민은 곧장 고개를 돌려 라희를 내려다보며 단호하게 말했다.“너도 같이 나와. 여기서 얼쩡거리지 말고.”라희는 속으로는 수없이 욕을 삼켰지만, 오빠의 서늘한 기세 앞에서 차마 거역하지 못했다. 이를 악물고 마지못해 발걸음을 옮겨 영민의 뒤를 따라 나섰다....지설은 복도 한쪽에 서서 깊게 숨을 들이쉬며 감정을 가라앉히고 있었다.그때 영민과 라희가 다가왔다.영민은 지설을 똑바로 바라보았다. 그 눈빛은 깊은 물처럼 복잡했고, 쉽게 속내를 읽을 수 없었다. 잠시 미간을 좁힌 뒤 낮고 진중한 목소리로 말했다.“지설아, 라희가 이번에 큰 잘못을 저지른 건 나도 알아. 하지만 한 번만 기회를 줘. 고소만은 하지 말아 줘. 네가 원하는 게 뭐든지 다 들어줄게.”그러나 지설의 얼굴에는 아무런 흔들림도 없었다.눈동자는 얼어붙은 것처럼 차가웠고, 말투 또한 냉정했다.“난 네가 주는 보상 같은 거 필요 없어. 내가 원하는 건 딱 하나야. 부라희가 저지른 일에 대해 반드시 책임을 지는 거.”그 말을 들은 라희는 얼굴이 시뻘게지며 참아 왔던 분노를 터뜨렸다.“심지설! 너무한 거 아니야? 너희 엄마 아직 살아 있잖아. 왜 끝까지 나를 물고 늘어지는 건데?”지설은 코웃음을 치며 라희를 비웃듯 바라봤다.“부라희, 이게 네가 말하는 사과니? 참 가관이다.”영민은 즉시 라희를 노려봤다.그 시선에 라희는 순간 움찔했고, 방금 전의 기세는 흔적도 없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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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44화

“그리고 너랑 주유연, 한두 번도 아니고 계속 바람피웠잖아. 그러면서도 뻔뻔하게 나한테 주유연 존재를 참고 견디라고 강요했지...”“나한테는 조금이라도 존중이라는 걸 해준 적 있어? 걸핏하면 말 한마디 없이 무시하고 냉대하면서 나를 사람 취급한 적이 단 한 번이라도 있었어?”“그런 네가 지금 와서 왜 정을 생각 안 하냐고 묻는 거야? 우리 사이에 대체 무슨 정이 남아 있다는 거야?”지설은 분노를 억누르지 못한 채 쏟아냈다.영민은 지설의 말을 듣는 순간, 과거의 장면들이 파편처럼 떠올랐다.후회가 파도처럼 밀려와 가슴을 짓눌렀다.‘이렇게까지 지설을 사랑하게 될 줄 알았다면...’‘그때 만약 조금이라도 잘해 줬더라면... 하지만 이제는 너무 늦었어.’...지설은 단호하게 영민과 라희 남매를 법정에 세웠고, 두 사람을 상해 혐의로 고소했다.부씨 가문은 대형 로펌과 변호사팀을 꾸렸지만, 도진의 치밀함과 집요함에는 미치지 못했다.경찰의 철저한 수사와 법원의 공정한 재판 끝에, 증거는 명백했다.라희는 차량을 이용해 고의로 사람을 들이받은 혐의로 징역 3년의 실형을 선고받았다.영민은 지설을 폭행한 혐의로 구속영장이 발부되었고, 이후 15일 동안 유치장에 수감되었다.동시에 전처 폭행 스캔들이 터지며 FH그룹 주가는 폭락했고, 주주들의 불만은 걷잡을 수 없이 커졌다.영민이 유치장에서 풀려났을 때, 그를 기다리고 있는 것은 이미 수습이 불가능한 폐허였다.자식들의 소식을 들은 장경은은 눈앞이 캄캄해지며 그 자리에서 쓰러질 뻔했다.겨우 정신을 차린 뒤, 분노로 얼굴을 일그러뜨린 채 병원으로 달려왔다.지설을 발견하자마자 장경은은 그대로 돌진했다.이성을 잃은 채 손을 치켜들며 소리쳤다.“이 배은망덕한 년아, 감히 내 아들딸을 감옥에 보내?”그러나 지설은 더 이상 예전의 지설이 아니었다.그녀는 재빨리 손을 뻗어 장경은의 손목을 정확히 붙잡았다.지설은 단단히 손목을 움켜쥔 채 차갑게 말했다.“사모님, 근거도 없이 사람을 몰아붙이지 마세요, 제가 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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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45화

주유연은 말문이 막힌 듯 잠시 숨을 고르더니, 어색하게 웃으며 말했다.“심지설 씨, 영민 오빠를 두고 어떻게 그렇게까지 말할 수 있어요?”지설은 냉소를 흘렸다.“부영민이 어떤 인간인지 저는 누구보다 잘 알아요. 당신은 그 인간을 보물처럼 끌어안고 살면 되지만 저는 조금도 미련 없어요.”“지금 제 심정은 딱 하나예요. 부영민이 제 인생에서 하루라도 빨리 사라졌으면 좋겠어요.”그 말에 옆에 있던 장경은의 얼굴이 순식간에 붉게 달아올랐다. 이마에는 굵은 핏줄이 불거졌고 손가락으로 지설을 가리키며 소리쳤다.“감히 내 아들을 그렇게 모욕해, 네가 뭔데 내 아들을 욕해, 네 주제에!”장경은은 말을 마치자마자 손을 치켜들어 지설의 뺨을 향해 내리치려 했다.지설은 재빠르게 몸을 틀어 유연의 옆으로 피했다.하지만 장경은은 멈추지 않았다. 분에 찬 얼굴로 성큼 다가와 다시 손을 휘둘렀고, 지설은 급히 뒤로 두 걸음 더 물러났다.그 순간, 힘 조절이 되지 않은 장경은의 손바닥이 피하지 못한 유연의 뺨에 그대로 떨어졌다.짝!경쾌하면서도 잔인한 소리가 울렸고, 유연의 뺨은 순식간에 붉게 부어올랐다. 화끈거리는 통증에 유연은 놀란 얼굴로 뺨을 감싸 쥐었고, 눈가에는 눈물이 맺혔다.하지만 상대가 영민의 어머니라는 사실 때문에, 유연은 억울함과 분노를 드러내지 못한 채 이를 악물고 지설만 노려볼 뿐이었다.지설은 핸드폰을 들어 올리며 단호하게 말했다.“사모님, 더 소란 피우시면 경찰 부를 수밖에 없어요.”장경은은 여전히 악을 쓰려고 했지만, 이번에는 유연이 서둘러 장경은의 팔을 붙잡았다.“인제 그만 가시죠.”장경은은 지설도 싫었지만 유연 역시 마음에 들지 않았다. 그녀는 거칠게 유연을 밀치며 소리쳤다.“치워! 위선 떨지 마! 내 아들 교통사고 난 것도 다 너 때문이야! 네가 아니었으면 영민이가 심지설 같은 재수 없는 여자랑 엮일 일도 없었어!”모욕적인 말에 유연은 입술을 세게 깨물었다.마침, 도환과 도진이 그들이 있는 곳으로 다가오고 있었다.두 사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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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46화

리사는 동시에 여러 남자들과 부적절한 거래를 이어오고 있었다.그중 한 남자의 아내가 호텔로 들이닥쳐 현장을 잡았고, 남편이 유흥업소 여성과 금전 거래를 했다는 사실로 경찰에 신고했다.그 일로 리사 역시 함께 연행되었고, 조사 과정에서 다른 남자들의 이름까지 줄줄이 드러났다.그 명단 안에는 영민의 이름도 포함돼 있었다.FH그룹의 경쟁사는 이 사실을 알게 되자, 영민을 완전히 무너뜨리기 위해 일부러 이 사건을 외부에 폭로했다.지설은 그 소식을 듣고 비웃듯 웃었다.예전에 영민이 자신 앞에서 얼마나 다정하고 진심인 척 연기했는지를 떠올리자, 속이 울렁거릴 만큼 역겨웠다.‘그래, 부영민 같은 인간이 무슨 진심이 있겠어.’‘부영민이 예전에 주유연을 쫓아다닌 것도 결국 미련 때문이었고.’‘지금 나를 놓지 않는 것도, 다 같은 이유야.’지설은 도진을 향해 말했다.“이 뉴스 알려줘서 정말 고마워요. 이건 엄마한테 꼭 보여드려야겠어요, 엄마는 아직도 부영민을 좋은 사람이라고 믿고 계시거든요.”도진은 고개를 끄덕였다.지설은 병실로 들어갔다.며칠째 예연숙은 딸을 거의 상대하지 않고 있었다.지설은 가볍게 숨을 내쉬고 불렀다.“엄마.”예연숙은 대답하지 않았다.지설은 핸드폰을 어머니 앞에 내밀며 답답한 목소리로 말했다.“엄마, 이거 직접 보세요. 이 기사 하나면 부영민이 어떤 사람인지 확실히 아실 거예요.”말을 마치고 지설이 화면을 터치하자, 큼지막한 제목이 예연숙의 눈에 들어왔다.〈충격 단독! 재계 인사 부영민, 유흥업소 여성과 문란한 관계로 체포〉예연숙의 가슴이 철렁 내려앉았다.믿기지 않는다는 표정으로 떨리는 손으로 핸드폰을 받아 들고, 기사를 한 줄 한 줄 읽기 시작했다.글자가 눈앞을 지나갈수록 예연숙의 안색은 점점 더 창백해졌고, 입술이 미세하게 떨렸다.얼마 지나지 않아, 예연숙은 끝내 분노를 억누르지 못했다.이마에 핏줄이 불거진 채 이를 악물고 말했다.“이 부영민이라는 인간이... 나를 이렇게까지 속여 왔단 말이냐.”그동안 영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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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47화

도진 덕분에 부영민과 부라희는 그렇게 쉽게 법의 심판을 받을 수 있었다.‘도진 씨한테 진 빚이 너무 많아.’지설은 속으로 그렇게 생각했다....영민은 꼬박 한 달을 유치장에서 보내고 나서야, 보석으로 풀려났다.그를 데리러 온 사람은 주유연이었다.유연은 수척해진 영민의 얼굴을 보는 순간, 가슴이 철렁 내려앉았다.헝클어진 머리, 정리되지 않은 옷차림, 예전의 자신만만하고 여유 넘치던 모습은 온데간데없고, 지금의 영민은 완전히 다른 사람이 되어 있었다.유연은 한순간 마음이 아파졌다.반대로 유연을 본 영민의 마음은 복잡했다.영민은 유연이 아직도 자신을 포기하지 않았을 거라고는 예상하지 못했다.그런데도, 유연을 향한 영민의 감정은 여전히 거부감이 먼저였다.사람의 마음이란 원래 그런 것이었다.한때는 목숨까지 바치고 싶을 만큼 사랑했던 사람도, 사랑이 사라지고 나면 얼굴만 봐도 본능적인 거부감이 들게 된다.유연은 빠르게 다가와 영민의 두 손을 꼭 붙잡았다.눈물이 그렁그렁 맺힌 채, 결국 뺨을 타고 눈물이 흘러내리며 말했다.“오빠, 나 밀어내지 마, 지금 FH그룹 상황이 얼마나 힘든지 나도 다 알아, 제발 나 오빠 곁에 있게 해 줘, 내가 도울게, 같이 버텨보자!”그 말을 듣자마자 영민은 반사적으로 눈을 감았다. 머릿속에는 원치 않아도 지설의 얼굴이 떠올랐다.비록 자신을 유치장으로 보낸 사람이 지설이었음에도, 영민은 여전히 그녀를 완전히 놓지 못하고 있었다.그러나 현실은 냉정했다.FH그룹은 전례 없는 위기에 빠져 있었고, 유연의 집안 도움 없이는 부씨 가문 전체가 무너질 수도 있는 상황이었다.치열한 갈등 끝에, 영민은 결국 타협을 선택했다.지금은 감정이 아니라 권력이 먼저였다.힘을 되찾아야, 원하는 것을 손에 넣을 수 있었다.영민은 애원하듯 자신을 바라보는 유연을 보며 조용히 한숨을 내쉬었고, 끝내 그녀의 손을 뿌리치지 않았다.그 반응만으로도, 유연의 가슴에는 기쁨이 밀려들었다.유연은 급히 눈물을 닦으며 환하게 말했다.“그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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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48화

하지만 지설의 탄탄한 피아노 실력과 과거 악단에서 활동했던 이력은, 자연스럽게 학원의 간판으로 이어졌다.실력과 경력이 곧 신뢰가 되었고, 그 신뢰는 학원의 경쟁력이 되었다.시간이 흘러 6월에 접어들자, 학원의 수강생 수는 점차 안정세에 들어섰다.지설은 단정하면서도 눈에 띄는 외모와 차분한 분위기, 거기에 확실한 전문성까지 갖추고 있어서 특히 인기가 많았다.학생들은 쉬는 시간만 되면 지설 주변으로 몰려들어 이것저것 질문을 쏟아냈고, 학부모들 역시 지설을 향해 칭찬을 아끼지 않으며 노골적으로 신뢰를 표현했다.최근에는 한 학생의 오빠라는 남자가 눈에 띄게 지설을 따라다니고 있었다.이름은 민호안.열흘이 넘도록, 지설의 책상 위에는 하루도 빠짐없이 꽃다발이 놓였다.호안은 종종 고급 세단을 몰고 학원 앞에 나타나 지설의 퇴근 시간을 기다렸고, 식사 초대를 건네곤 했다.하지만 지설은 처음부터 끝까지 일정한 거리감을 유지하며 정중하지만 단호하게 거절했다.그런데도, 호안은 포기할 기색이 없었다.그날도 호안은 간식을 들고 학원을 찾았다.지설은 일부러 사무실에 머무르며 밖으로 나가지 않았다.그때, 사무실 문이 천천히 열리며 은화가 들어왔다.은화는 입가에 장난기 어린 미소를 띠운 채 말했다.“지설아, 그 민호안이라는 사람 진짜 멀끔하지 않냐? 사람도 훤칠하고 성의도 넘치고, 그렇게까지 쫓아다니는데... 너 진짜 아무 감정도 안 들어?”은화는 숨 돌릴 틈도 없이 말을 이었다.“아, 그리고 집안도 꽤 괜찮다더라. 부모님이 무역회사 하시고 K시에 부동산도 많다던데, 완전 금수저야. 그 조건이면 한 번쯤 만나 봐도 되는 거 아니야?”은화의 말이 이어지는 동안에도, 지설은 서류에서 시선을 떼지 않았다.마치 아무 소리도 들리지 않는 사람처럼, 조용히 페이지를 넘기고 있을 뿐이었다.은화가 다시 한번 이름을 부르고 나서야, 지설이 담담하게 입을 열었다.“선배, 저는 지금 연애할 마음이 없어요.”은화의 눈이 반짝였다.“오, 그럼 아예 연애 자체가 싫은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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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49화

민호안은 키가 크고 이목구비가 뚜렷했으며, 어딘가 혼혈처럼 보이는 깊은 윤곽을 지니고 있었다.거기에 재력 있는 집안에서 자란 덕분에 옷차림과 태도에서도 자연스럽게 여유와 센스가 묻어났다.학원에 있는 여자 강사들은 호안이 가져온 간식을 하나둘 받아 들고는, 눈에 별이라도 뜬 듯한 시선으로 그를 바라봤다.하지만 호안의 시선은 처음부터 끝까지 지설에게만 가 있었다.은화를 보자마자 호안이 서둘러 물었다.“원장님, 부원장님 어디 계신지 아세요? 아무리 둘러봐도 안 보이시네요.”은화는 미소를 지으며 지설의 사무실 쪽을 가리켰다.“부원장님은 지금 업무 처리 중이세요. 간식 드실 시간도 없으신가 봐요.”말을 마친 은화는 가볍게 고개를 저었다.“같이 일하는 저도 따라가기 힘들 정도예요.”호안의 얼굴에 즉각 걱정스러운 기색이 떠올랐다.“그럼 안 되죠. 일이 아무리 많아도 몸부터 챙기셔야죠. 제가 사무실로 들어가서 간식 전해드려도 될까요? 일은 끝이 없잖아요.”그 열성적인 모습에 은화는 속으로 웃음을 삼켰다.‘이 정도면 거의 헌신하는 수준이네.’은화는 일부러 태연한 얼굴로 말했다.“그럼요. 민호안 씨 마음이 정 그렇다면 한번 들어가 보세요. 부원장님이 받아주실지는 모르겠지만요.”은화는 슬쩍 핸드폰을 꺼내, 호안이 간식을 들고 지설의 사무실로 들어가는 모습을 몰래 찍었다.그리고 그 사진을 그대로 도진에게 전송했다....도진은 그 시각 공항에 있었다.무더운 Y시에서 K시로 돌아오자마자, 공기의 온도부터 확연히 다르다는 걸 느꼈다.핸드폰을 켜는 순간, 읽지 않은 메시지 알림 하나가 눈에 들어왔다.보낸 사람은 은화였다.사진을 여는 순간, 도진의 얼굴이 순식간에 굳었다.화면 속에는 낯선 남자가 간식을 들고 지설의 사무실로 들어가고 있었다.가슴 깊은 곳에서 묘한 감정이 치밀어 올랐다.불쾌함과 함께, 설명하기 어려운 질투가 한꺼번에 밀려왔다.도진은 곧바로 비서를 향해 말했다.“로펌으로 바로 갑시다.”비서는 놀란 얼굴로 고개를 끄덕였다.‘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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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50화

도진은 아무 표정 없이 지설이 있는 쪽으로 걸어왔다.깊은 눈동자는 겨울밤의 별처럼 차갑게 빛났고, 오뚝한 콧날 아래로 다문 입술에서는 쉽게 다가갈 수 없는 기운이 풍겼다.머리 위 조명이 도진의 몸을 비추며 또렷한 윤곽을 드러냈지만, 그를 감싸고 있는 냉랭한 분위기까지 누그러뜨리지는 못했다.도진은 지설 앞에 멈춰 서서 담담하게 말했다.“지설 씨, 예전에 말했죠. 제가 부씨 집안 남매 사건 도와드렸으니 밥 한 번 사신다고요?”지설은 그 사건이 바로 떠올라 곧바로 고개를 끄덕였다.“네, 물론이죠. 도진 씨 시간만 괜찮으시면 언제든지요.”그동안 도진 덕분에 지설은 영민에게서 완전히 벗어날 수 있었다.옆에 서 있던 호안은 갑자기 끼어든 사람이 못마땅했지만, 상대가 도진이라는 걸 알아보는 순간 기세가 확 꺾였다.기도진 변호사.부모님조차 함부로 대하지 못하는 인물이었다.게다가 외모, 분위기, 능력까지 어느 하나 호안이 앞선다고 말할 수 없었다.지설이 도진을 대하는 태도 또한 분명히 달랐다.‘이건... 상대가 안 되잖아.’도진은 호안의 속내 따위에는 관심도 없다는 듯, 시선을 옮겨 민호안을 바라보며 바로 물었다.“민호안 씨죠, 백양그룹이 민호안 씨 댁 회사인가요?”호안은 자신도 모르게 기세가 눌린 채로 대답했다.“네, 맞습니다.”도진은 고개를 끄덕이며 매우 실무적인 어조로 말을 이었다.“예전에 백양그룹에서 경제 사건 의뢰하셨을 때 제가 일정이 안 맞아서 못 맡았는데, 마침 지금 시간이 좀 생겨서요, 오늘 밤까지 자료 정리해 주시면 내일 로펌에서 자세히 이야기하죠.”‘뭐?’호안은 순간 귀를 의심했다.‘기도진 변호사가 우리 회사 사건을 맡아준다고?’‘이건 부모님이 들으셨으면 난리 날 일인데.’아무리 연애에 정신이 팔려 있어도, 회사 일이 더 중요하다는 건 분명했다.호안은 즉시 자세를 바로 하고 말했다.“알겠습니다, 바로 준비하겠습니다.”도진은 만족한 듯 고개를 끄덕였다.강한 존재감 탓에 호안은 마치 도진의 비서처럼 보일 정도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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