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ll Chapters of 버림받은 아내, 재혼에 눈물 쏟는 전남편: Chapter 151 - Chapter 160

178 Chapters

제151화

도진과 지설은 식사를 마친 뒤, 나란히 걸으며 집 쪽으로 천천히 돌아갔다.대형 쇼핑몰 앞을 지나던 순간, 지설의 시선이 무심코 입구에 걸린 거대한 전광판으로 향했다.화면에는 막 바뀐 속보 뉴스가 떠 있었다.〈FH그룹 회장 부영민, 주신그룹 딸 주유연 씨와 오랜 연애 끝 결실 임박... 재계의 축복 속에 결혼 초읽기〉웅장한 배경음악과 함께 화면은 성대한 연회장 장면으로 전환됐다.정교하게 맞춘 수트를 입은 영민은 반듯하게 서 있었고, 유연은 화려한 드레스를 걸친 채 눈부시게 웃고 있었다.두 사람은 손을 맞잡은 채 나란히 입장했고, 그 모습은 화면 너머에서도 과할 정도로 달콤해 보였다.지설은 무의식적으로 발걸음을 멈췄다.전광판 속 두 사람을, 아무 말 없이 바라봤다.그 미세한 변화를 도진은 바로 알아챘다.“지설 씨, 아직도 부영민이 신경 쓰이세요?”지설은 잠시 멈칫했지만, 곧 입꼬리를 살짝 올리며 말했다.“전혀요, 저랑 부영민은 이미 오래전에 평행선이 됐어요. 이제는 다시 만날 일도 없고요. 부영민이 자기 인생을 사는 건 저한테도 나쁜 일이 아니에요.”적어도 이제는, 영민이 다시 나타나 자신을 흔들 일은 없을 것이다.그리고 이렇게 돌고 돌아 결국 유연과 함께하는 걸 보니, 두 사람이야말로 진짜 인연이었는지도 몰랐다.‘제발 둘이 꼭 붙어살아.’지설의 속마음이었다.도진은 그 말을 듣고 조용히 미소 지었다.봄바람처럼 부드러운 표정이었다.그는 지설을 집 앞까지 바래다주고 나서, 차분한 눈빛으로 그녀를 바라보며 말했다.“저는 이따가 로펌에 다시 들러서 야근해야 해요. 지설 씨도 오늘 하루 많이 피곤하셨을 텐데 들어가서 푹 쉬세요. 좋은 밤 보내요.”출장에서 돌아온 도진의 책상 위에는 이미 처리해야 할 서류가 산처럼 쌓여 있었다.지금 정리하지 않으면 다른 사건들까지 밀릴 상황이었다.이렇게 늦은 시간에도 다시 일하러 간다는 말에, 지설은 놀란 얼굴로 말했다.“이 시간에 또 일하러 가세요? 일도 중요하지만, 몸도 좀 챙기셔야 해요.”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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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52화

한참의 침묵 끝에 영민은 마침내 문을 막고 있던 손을 천천히 거뒀다.그러나 남자의 얼굴에는 깊게 상처 입은 사람 같은 표정이 그대로 남아 있었다.영민은 거의 애원에 가까운 목소리로 말했다.“잠깐만 들어가서 앉아 있으면 안 될까? 딱 5분만이라도.”그렇게까지 낮아진 부탁 앞에서도, 지설의 표정은 조금도 변하지 않았다.차갑게 잘라 말했다.“안 돼.”영민은 쓸쓸하게 웃다가, 갑자기 고개를 들어 지설을 똑바로 바라봤다.“난 우리가 감정이 남아 있다고 생각했어, 오해가 아무리 많아도 다시 돌아갈 수 있다고 믿었고.”지설은 더 이상 참을 수 없다는 얼굴이었다.“부영민, 정신 차려! 우리는 이미 끝났어! 그리고 너 주유연이랑 같이 있잖아. 이제 와서 두 마음 품지 좀 마.”그 순간, 영민의 눈이 번뜩였다.“너 주유연 신경 쓰여서 그러는 거지? 그래서 질투하는 거잖아. 그러니까 아직도 나 사랑하는 거 맞잖아. 네가 날 떠난 것도 사실은 복수하려고 그런 거고, 내가 너한테 무릎 꿇고 후회하게 만들려고 그런 거잖아.”지설의 시선이 완전히 식었다.“너 로맨스 소설 너무 많이 본 거 아니야? 지금 나한테 이런 감정을 호소하는 연극 펼치는 게 재밌어? 미안한데 난 쓰레기 같은 남자랑 눈물 흘리며 재결합하는 비련의 여주인공 아니야.” “난 떠난다고 말했으면 반드시 떠나. 지금 당장 안 나가면 진짜 빗자루로 쫓아낼 거야.”영민은 지설이 이런 말까지 할 거라고는 전혀 믿지 못했다.그는 갑자기 손을 뻗어 지설의 팔을 붙잡고, 그대로 자신의 품 쪽으로 끌어당겼다.그리고 고개를 숙여, 그대로 지설의 입술을 향해 다가왔다.그 순간, 지설은 거의 반사적으로 현관 수납장 쪽으로 손을 뻗었다.손끝에 닿은 건, 늘 그 자리에 두고 있던 호신용 스프레이였다.지설은 주저 없이 스프레이를 움켜쥐고, 그대로 영민의 얼굴을 향해 분사했다.자극적인 가스가 순간적으로 터져 나오며 영민의 눈을 정면으로 덮쳤다.영민은 참을 수 없는 통증에 비명을 지르듯 숨을 들이마시며, 지설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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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53화

유연은 지설이 보내온 CCTV 영상을 확인하는 순간, 질투로 미칠 것 같았다.당장 영민에게 달려가 사실을 따져 묻고 싶었지만, 괜히 그를 자극했다가 더 멀어질까 봐 참을 수밖에 없었다.그날 밤, 연회가 끝난 뒤 유연은 원래 영민의 집에서 하룻밤을 보낼 생각이었다.하지만 영민은 피곤하다며 집에 가서 쉬겠다고 했다.유연은 두 사람의 관계가 어렵게 다시 이어진 만큼, 서두르지 말자고 스스로를 설득했다.그래서 영민에게 시간을 주기로 했고, 순순히 물러났다.그런데 그날 밤, 영민은 지설을 찾아갔다.유연의 속에서는 분노가 활활 타올랐지만, 겉으로는 아무것도 드러내지 못한 채 꾹 눌러 참아야 했다....다음 날 아침, 영민은 집에서 눈을 떴다.아래층에서 아침을 준비하는 소리가 들려왔다.‘이모님은 원래 새벽 오셔서 이 시간엔 이미 일이 다 끝내셨을 텐데.’‘그럼 지금 부엌에 있는 사람은... 설마...’가슴 한편에서 희망이 솟구쳤고, 영민은 곧바로 아래층으로 내려갔다.식탁 위에서는 유연이 젓가락과 그릇을 가지런히 놓고 있었다.영민이 내려오는 걸 본 순간, 유연의 얼굴에는 환한 미소가 번졌다.“오빠, 일어났어?”영민은 잠깐 미간을 찌푸리며 유연을 바라봤다가, 눈에 띄게 실망한 기색을 보였다.‘지설이 아니네.’영민은 차갑게 물었다.“여긴 왜 왔어?”기분이 좋지 않은 탓에, 말투에는 아무런 온기도 없었다.마치 연인이 아니라 그냥 낯선 사람을 대하듯 했다.그럼에도 유연은 화를 내지 않고 미소를 유지했다.“당연히 오빠랑 같이 아침 먹으러 왔지. 그리고 같이 회사도 가면 좋잖아. 얼마나 좋아.”말하면서 유연은 살짝 영민의 소매를 잡아당겼다.눈빛에는 부드러운 기대가 가득 담겨 있었다.영민은 짜증 섞인 움직임으로 그 손을 피해 버렸다.유연의 표정이 순간 굳었지만, 애써 다시 웃음을 걸었다.잠시 후, 유연은 무언가 떠올랐다는 듯 애교 섞인 목소리로 말했다.“오빠, 집 키나 비밀번호 하나만 나한테도 알려 주면 안 돼? 다음부터는 이모님 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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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54화

영민은 말을 마치고 나서, 손에 들고 있던 숟가락을 조용히 내려놓았고 그 뒤로는 그 죽에 다시 손도 대지 않았다.유연의 얼굴에 걸려 있던 꽃처럼 환한 미소는 그 한마디와 동시에 그대로 굳어 버렸고, 눈빛에는 숨기지 못한 실망과 허탈함이 스며들었다.아침 식사를 마친 뒤, 두 사람은 함께 회사로 향했다.차 안에서 영민은 내내 서류만 들여다봤고, 유연과는 단 한마디도 나누지 않았다.유연의 마음은 점점 더 불편해졌다.‘도대체 내가 심지설보다 뭐가 못하다는 거야?’FH그룹에서 영민의 회의 일정이 끝난 뒤, 유연은 곧바로 지설을 찾아갔다.지설은 마침 새로운 홍보 기획안을 정리하느라 바빴다.유연을 보자마자, 지설의 얼굴은 눈에 띄게 차가워졌다.“혹시 나한테 허세 부리며 부영민한테서 떨어지라고 말하려는 거면 사람 잘못 찾아왔어. 지금 부영민이 나한테 매달리는 거지 내가 그 인간한테 매달리는 게 아니거든.”유연은 눈을 크게 뜨고, 마치 완전히 다른 사람이 된 것 같은 지설을 노려봤다. 가슴속 분노가 타오르듯 치밀어 올라, 이를 악물지 않으면 참을 수 없을 정도였다.‘예전의 심지설은 고개도 제대로 못 들고 부엌에서 냄비나 붙잡던 여자였잖아.’‘그런데 지금은 자기 일도 하고, 사람들한테 주목도 받고, 이렇게 당당한 태도라니.’볼수록 화가 치민 유연은 결국 비아냥거리듯 입을 열었다.“영민 오빠가 다시 너 찾아다니니까 이제 갑자기 좀 우쭐해졌나 봐. 기분 좋아서 꼬리가 하늘까지 올라간 거 아니야?”유연의 도발에도, 지설은 눈꺼풀조차 제대로 들지 않았다.담담하게 한마디만 던졌다.“너랑 할 말 없어, 볼 일 없으면 지금 당장 나가.”그 말을 끝으로 지설은 다시 자기 일에 집중했고, 유연을 아예 없는 사람처럼 취급했다.유연의 분노는 한계에 달했다.“심지설, 너무 잘난 척하지 마!”지설은 집요하게 물고 늘어지는 유연을 바라보다가 속으로 짧게 한숨을 삼켰다.잠시 생각하던 지설은 차분하게 말했다.“지금은 근무 시간이야. 네가 내 시간을 쓰고 싶다면 못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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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55화

지설은 영민에게서 완전히 벗어나고 싶었기 때문에 유연에게 꽤 진지하게 조언해 주고 있었다.“부영민은 원래 잃은 것... 가질 수 없는 것만 쫓는 사람이야. 네가 이렇게까지 들이대니까 당연히 매력을 못 느끼는 거고...”“그런데 말이야 부영민이 제일 중요하게 여기는 게 뭔지는 알아. 그걸 네가 쥐고 흔들 수 있으면 부영민이 너한테서 못 벗어나.”“제일 중요한 거?”유연은 진지한 표정으로 곰곰이 생각했다.지설은 답을 돌려 말하지 않았다.“전에 내가 부영민한테 골치 아픈 일 안겨준 거 기억나지. 그게 FH그룹엔 꽤 치명적이었을 거야. 지금 부영민한테 제일 중요한 건 FH그룹 다시 살리는 거고. 네가 아무 조건 없이 도와주면 부영민은 절대 고마워하지 않아.”“그럼 난 어떻게 해야 해?”유연은 거의 매달리듯 물었다.지설은 눈꼬리를 살짝 올리며 능청스럽게 웃었다.“거래를 해, 부영민이랑 결혼하는 조건으로 도와주겠다고 해.”유연은 망설이면서도 마음이 흔들렸다.“영민 오빠가 그걸 받아들이겠어?”지설은 의미심장하게 웃었다.“받아들일 거야, 그리고 꼭 계약서 써, 나중에 이혼하게 되면 재산 반은 네 몫이라는 조항 넣고, 그러면 부영민도 이혼 생각 함부로 못 해, 그럼 완전히 손에 넣는 거잖아.”유연은 솔깃했지만, 어딘가 찜찜한 기분이 들었다.“넌 왜 이렇게까지 나를 도와줘? 내가 이런 식으로 영민 오빠 압박하고 거래 걸면 오빠가 너한테 마음 완전히 닫아 버리는 거 아니야?”지설은 손을 가볍게 저었다.“난 너희가 결혼해서 평생 묶여 있는 게 제일 좋아. 그리고 지금 너는 부영민 인간이라는 마음도 하나 제대로 못 얻었잖아. 내가 알려 준 방법이면 적어도 부영민은 평생 너한테서 못 벗어나. 그걸로 충분하지 않아?”유연은 고개를 끄덕였다.“맞아. 나도 좀 더 생각해 볼게.”유연이 말을 더 하려는 순간, 지설은 핸드폰을 꺼내 화면을 보여 줬다.“10분 끝났어, 연장할 거야?”유연은 울컥했다.“너 진짜 돈밖에 모르냐?”지설은 가볍게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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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56화

지설은 말을 이어 갔다.“이혼하고 나서야 알았어요. 감정이라는 게 우리 인생의 기둥이 될 수는 없다는 걸, 여자한테 제일 중요한 건 결국 돈이죠. 돈이 있어야 내 인생을 내가 잡고 살 수 있어요.”옆에서 듣고 있던 은화가 웃으며 분위기를 풀었다.“야, 너무 냉소적으로 굴지 마. 세상에 좋은 남자도 분명 있거든. 예를 들면 기 변호사님 같은 사람.”지설의 머릿속에 자연스럽게 단정하고 고지식한 듯한 도진의 얼굴이 떠올랐다.지설의 입가가 살짝 올라갔지만, 아무 말도 덧붙이지는 않았다.은화가 더 놀리려던 순간, 밖에서 갑자기 시끄러운 소리가 들려왔다.지설은 바로 자리에서 일어났고, 은화와 함께 밖으로 나갔다.프런트 앞에는 차림새가 유난히 화려한 여자가 서 있었다.얼굴에는 숨기려 하지 않는 분노와 뻔뻔한 기색이 그대로 묻어 있었다.여자는 사방에서 쏟아지는 시선을 전혀 개의치 않은 채, 날카롭고 큰 목소리로 소리쳤다.“심지설이 누구야? 심지설 당장 나오라고 해!”그 고함에 학원 안의 공기가 순식간에 얼어붙었다.사람들의 시선이 일제히 그 여자에게로 쏠렸다.지설은 자신의 이름이 불린 걸 듣고 의아했지만, 곧바로 앞으로 나섰다.차분하게 여자를 바라보며 말했다.“제가 심지설인데요, 무슨 일로 찾아오셨죠?”그 말이 끝나기도 전에, 여자는 테이블 위에 놓여 있던 물컵을 집어 들더니 아무 예고도 없이 지설에게 그대로 끼얹었다.차가운 물이 지설의 머리와 옷을 적셨다.주변에서 짧은 탄성이 터져 나왔다.“이 뻔뻔한 내연녀가 어디서 감히! 남의 남편 꼬셔 놓고 이런 데서 선생질을 해?!”지설은 손으로 얼굴의 물기를 닦았다.주변에 있던 학부모들과 강사들이 모두 놀란 얼굴로 지설을 바라보고 있었다.그 순간, 은화가 앞으로 나섰다.분노가 얼굴에 그대로 드러난 채 지설 앞을 막아섰다.“말 좀 가려서 하세요! 우리 부원장님은 그런 짓 할 사람이 아니거든요! 무슨 근거로 내연녀니 뭐니 떠드는 거예요.”하지만 여자는 전혀 물러서지 않았다.오히려 더 기세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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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57화

지설은 이를 악물고 눈앞의 여자를 차갑게 노려보며 또박또박 말했다.“여사님, 말씀 조심하세요. 근거 없이 제 명예를 훼손하고 허위 사실을 퍼뜨린 행위는 이미 저와 제 일에 심각한 피해를 줬고 저는 절대 그냥 넘어가지 않을 거예요. 전문 변호사를 선임해서 명예훼손으로 정식 고소하겠습니다.”그 말을 듣자 여자는 조금도 겁먹지 않은 채 턱을 치켜들고 비웃듯 받아쳤다.“흥, 고소할 테면 고소해 그게 뭐 대수라고? 누가 누구를 겁줘? 네가 그 정도로 나를 겁줄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하면 그게 더 웃긴 거지.”여자는 일부러 지설을 향해 눈을 굴리며 노골적으로 도발했고, 그 태도는 보는 사람의 신경을 충분히 긁어 놓았다.이어 여자는 목소리를 더 높이며 쏘아붙였다.“심지설, 똑똑히 들어! 지금 당장 내 남편한테서 받아 간 돈 한 푼도 빠짐없이 돌려줘! 그리고 오늘부로 내 남편한테서 완전히 손 떼, 다시는 엮일 생각도 하지 마.”“내가 너희 사이에 뭐라도 더 있다는 걸 알게 되면 그땐 진짜 가만두지 않을 거야! 다시 와서 이 일 더 크게 만들어도 후회하지 마.”그 말을 끝으로 여자는 하이힐 소리를 요란하게 울리며 거만하게 돌아섰다.지설은 분노에 온몸이 떨렸다.은화는 주변에서 웅성대는 시선들을 보고는 급히 직원들과 학부모들에게 각자 자리로 돌아가 달라고 정리한 뒤 지설의 손을 잡고 곧장 사무실로 들어갔다.문을 닫자마자 은화가 숨도 고르지 않고 물었다.“지설아, 너 진짜 저 여자 아는 사람 아니지?”지설은 고개를 천천히 저으며 차분히 대답했다.“전혀 모르는 사람이에요. 학원 학부모일 가능성도 거의 없어요.”그 말에 은화의 얼굴이 확 달아올랐다.“그러면 대체 어디서 튀어나온 인간이야? 경쟁 학원에서 일부러 보낸 거 아니야. 진짜 너무 악질이네! 나 절대 그냥 안 넘어가! 고소할 거야! 우리가 만만한 줄 알았나 봐.”그때 은화의 핸드폰에서 알림음이 울렸다.은화는 화면을 확인하더니 표정이 급격히 굳었다.동료가 보낸 메시지였고, 그 안에는 한 기사 링크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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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58화

지설은 한참을 고민하다가 결국 은화를 바라보며 입을 열었다.“이건 분명 나를 겨냥한 사람이 뒤에서 판을 짜고 있는 거예요. 제가 사직을 선언하면 학원에 더 큰 피해는 가지 않을 거예요.”은화는 얼굴이 확 굳어 버럭 소리쳤다.“아직 네 억울함도 제대로 풀어주지 못했는데 네가 나가면 사람들이 이게 사실이라고 믿어 버리잖아.”지설은 깊게 숨을 내쉬었다.“지금으로선 다른 방법이 없어요.”은화는 단호했다.“같이 창업하기로 했잖아. 잘될 때만 같이 가고 어려우면 혼자 떠안으라는 게 말이 돼. 네가 무슨 잘못을 했다고 나가. 그 얘긴 꺼내지도 마. 대신 또 누가 찾아와서 너한테 해코지 할까 걱정되니까 당분간 며칠 집에서 쉬어.”지설은 고개를 끄덕였다.“알겠습니다. 무슨 일 있으면 꼭 말씀 주세요.”지설은 학원을 나섰다.그때 요란한 엔진 소리와 함께 눈에 띄게 튀는 오토바이 한 대가 지설 쪽으로 빠르게 달려왔다.뒷좌석에는 비주류 스타일의 여자 하나가 타고 있었다.지설이 상황을 파악하기도 전에, 그 여자는 지설을 향해 달걀 하나를 던졌다.날카로운 비명과 함께 욕설이 터져 나왔다.“내연녀! 죽어 버려!”지설은 반사적으로 몸을 틀었지만 완전히 피하지는 못했고, 달걀은 외투에 부딪혀 노란 자국을 남겼다.오토바이는 이미 시야에서 사라진 뒤였다.지설은 한숨을 삼키며 젖은 외투를 내려다봤다.‘이렇게까지 해야 하나?’지설은 무거운 발걸음으로 집을 향해 걸었다.지나가는 사람들은 수군거리거나 힐끗힐끗 쳐다봤지만, 지설은 아무것도 들리지 않는 것처럼 묵묵히 걸었다.집에 도착하자 예연숙에게서 전화가 걸려 왔다.[지설아, 뉴스 봤어. 괜찮니?]지설은 일부러 밝은 목소리를 냈다.“괜찮아, 엄마 걱정하지 마.”예연숙은 한숨을 쉬었다.[엄마는 네가 혼자서 사업하는 게 너무 힘들다고 생각해. 이런 일까지 생기고 널 지켜 줄 사람도 없잖아. 부 서방이 잘못한 건 맞지만 그래도 너한테 나쁘게만 대하진 않았잖니? 다시 들어가서 합치면 이렇게까지 고생 안 해도 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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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59화

영민의 동공이 순간 수축했고, 주먹을 꽉 쥐었다.“네가 보기엔 내가 그런 인간이야? 네 마음속에서 난 그런 사람인 거야?”지설은 한 치도 물러서지 않고 되물었다.“아니라고 생각해?”영민은 깊게 숨을 들이마셨다.“예전에 내가 너한테 상처 준 건 인정해. 하지만 이번 일은 정말 내가 한 게 아니야.”지설은 고개를 끄덕였을 뿐, 더 따지지 않았다.“네가 아니라면 아닌 거겠지.”어차피 이미 신고는 해 두었다.경찰이 알아서 밝혀 줄 일이다.지설이 문을 닫으려 하자, 영민이 문을 밀어 막았다.“넌 날 믿지 않는구나.”지설은 피식 웃었다.“내가 널 믿든 말든, 그게 그렇게 중요해?”영민의 얼굴에 처음 보는 무력감이 스쳤다.“이렇게 굴지 마, 지설아, 네가 나한테 이렇게 차갑게 대하지 않았으면 좋겠어, 우리 다시 예전으로 돌아갈 수는 없는 거야?”지설은 눈썹을 찌푸리더니 가차 없이 쏘아붙였다.“네가 예전으로 돌아가고 싶은 이유는 분명하지. 내가 돌아가면 너는 말 잘 듣는 가사도우미 하나를 다시 얻게 되니까...”“나는 너를 위해 모든 걸 바치고 너는 푼돈 같은 생활비만 내면 되잖아. 그것도 집에 쓰는 가사도우미 월급보다 적은 돈으로 말이야. 아이가 생기면 양육은 전부 내 몫이고 너는 손 하나 까딱하지 않는 아빠가 되겠지.”“그 와중에 밖에서는 여자들 여럿 만나고 그 여자들은 아무 때나 집에 와서 내 자존심을 밟아도 되고, 이런 삶이 눈에 훤히 보이는데 내가 왜 돌아가야 하는데, 그건 나더러 다시 똥을 먹으라는 말이야.”지설은 너무도 분명히 알고 있었다.결혼이 여자의 권리를 지켜 주지 않는다는 걸.운 좋게 책임감 있는 남자를 만나면 그럭저럭 살 수는 있겠지만, 그렇지 않으면 여자는 끝없는 가난과 절망으로 떨어진다.지설은 남자에게 기대느니, 차라리 남자처럼 살기를 택했다.일을 하고, 돈을 벌고, 자기 삶을 스스로 책임지는 쪽을 선택했다.지설이 결혼에서 도망쳐 나온 이유도 단 하나였다.태어나자마자 대부분의 남자가 아무 노력 없이 누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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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60화

은화에게서 온 메시지를 읽는 순간, 지설의 얼굴이 굳었다.[지설아, 오늘은 절대 출근하지 마. 밖에 기자들이 잔뜩 와 있어 전부 너 보러 온 사람들이야.][이번에 널 노린 사람은 정말 돈을 제대로 쓴 것 같아. 사람 고용해서 연기시키고 실검까지 사더니 이제는 기자들까지 붙였어. 원한이 정말 큰가 봐...][경찰 쪽도 아직 진전 없어. 잘 생각해 봐. 너랑 그렇게 깊은 원한 가진 사람이 누가 있어?]지설의 머릿속에 몇 개의 얼굴이 스쳐 지나갔다. 주유연, 구예린, 그리고 부영민...‘부영민은 어젯밤에 와서 끝까지 자기가 한 일이 아니라고 했어.’‘주유연은 바로 얼마 전에 나랑 얘기까지 했는데 이렇게 바로 돌아서서 날 치겠어?’‘그럼... 구예린?’지설은 그 가능성이 가장 크다고 느꼈다.도진이 예린에게 유독 차갑게 굴었고, 최근 들어 예린이 자신을 계속 찾아왔던 것도 떠올랐다.‘사랑이 집착으로 바뀌면, 사람은 어디까지 갈 수 있을까...’지설은 곧바로 핸드폰을 꺼내, 이전에 자신을 내연녀로 폭로했던 계정들을 하나씩 눌러 보기 시작했다.게시물의 분위기, 말투, 일상 사진들.그중 하나는 분명히 기억에 남아 있던 계정이었다.학원에 찾아와 난리를 쳤던 바로 그 여자였다.이름은 예하경.프로필과 게시물을 보니 전형적인 명문가 사모님이었다.아이들 사진, 남편, 명품 가방과 주얼리, 고급 레스토랑.지설은 게시물을 끝까지 훑어보다가 중요한 정보를 하나 얻었다.예하경의 남편 이름은 오양천, 그리고 그는 5성급 호텔을 운영하는 대표였다.‘이 정도 재력이면, 쉽게 돈에 넘어갈 사람들은 아닐 텐데.’‘그러면 누군가에게 잘못된 정보를 받은 걸까?’지설의 머릿속에 하나의 결론이 떠올랐다.직접 오양천을 만나 확인하는 수밖에 없었다.지설은 곧장 오양천 명의의 호텔로 향했다. 프런트를 지나 로비에서 대표를 찾겠다고 하자, 로비 매니저가 급히 나와 그녀를 막아섰다.“죄송하지만 대표님께는 외부인의 면담이 불가합니다.”지설은 핸드폰을 꺼내 로비 매니저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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