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ll Chapters of 버림받은 아내, 재혼에 눈물 쏟는 전남편: Chapter 221 - Chapter 2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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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21화

“네, 알겠어요.”도진은 화를 내지 않았다.무능한 사람만이 감정에 휘둘린다.도진은 지설을 믿었다.그래서 이유 없이 그녀를 의심할 생각도 없었다.“그럼 지금 호텔 입구에서 기다릴게요.”[네.]지설은 그의 말투가 평소와 다르지 않다는 걸 느끼고서야 겨우 숨을 돌렸다.다행이었다. 도진이 자신을 의심하지 않았다.아직 연인 사이는 아니었지만, 지설은 도진이 괜한 질투를 할까 봐 은근히 걱정했다.‘지금 보니, 도진 씨도 나를 꽤 믿고 있는 것 같아.’...택시 안.통화를 끊고 나서야 지설은 핸드폰 배터리가 거의 없다는 걸 알아차렸다.가방을 뒤져 보조 배터리를 찾았지만 없었다.호텔에 두고 나온 게 분명했다.지설은 고개를 들어 기사에게 물었다.“호텔까지 얼마나 남았어요?”기사의 낮은 목소리가 들렸다.“한 15분쯤요.”지설은 미간을 찌푸리고 창밖을 봤다.이 길은 올 때 지나온 길과 어딘가 달랐다.“길 잘못 든 거 아니에요?”지설이 물었다.기사는 태연하게 답했다.“아니에요. 호텔 가는 길이 두 개예요. 다른 쪽이 더 빠르긴 한데, 이 시간엔 막혀서 이쪽으로 가는 게 나아요.”지설의 마음에 설명하기 힘든 불안이 스쳤다.핸드폰을 들어 지도를 확인하려 했다.하지만 지도를 켜자마자 핸드폰은 배터리가 완전히 닳아 자동으로 꺼졌다.차는 계속 달렸다.밖의 풍경은 점점 더 인적이 드물어졌다.그제야 지설은 깨달았다.‘이 사람, 이상해.’지설은 곧바로 목소리를 낮췄다.“당신 누구예요? 저를 어디로 데려가려는 거예요?”말을 하며 가방에서 호신용 스프레이를 꺼냈다.기사는 들킨 걸 알아차렸음에도 전혀 당황하지 않았다.오히려 액셀을 더 밟았다.차가 급격히 속도를 올리자 지설은 중심을 잡지 못했고 머리가 차 문에 부딪혔다.강한 어지럼이 밀려왔다.지설은 이를 악물었다.‘여기서 쓰러지면 안 돼.’여성을 납치하거나 불법으로 거래했다는 뉴스들이 머릿속을 스쳐 지나갔다.지설은 가만히 당하고 있을 생각이 없었다.목에 두르고 있던 스카프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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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22화

지설은 지금 이 순간, 자신을 도울 수 있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는 걸 알았다.의지할 수 있는 건 오직 자기 자신뿐이었다.지설은 가방을 뒤지다가 작은 전화 손목시계를 찾아냈다. 아까 쇼핑하던 중 너무 귀여워 보여서 비서에게 같은 제품을 여러 개 사 두라고 하려던 물건이었다.학생들 선물용으로 쓰려고 했다.설마 이 손목시계가 이렇게 그녀를 살려줄 줄은 몰랐다.지설은 급히 도진에게 전화를 걸었다.그때, 발소리가 가까워지는 게 들렸다.지설은 반사적으로 손목시계를 끄고 숨을 죽였다.그 운전사는 지설에서 멀지 않은 곳에 서서 핸드폰으로 누군가와 통화하고 있었다.“부영민, 네가 우리 회사 특허를 훔쳐 가서 내 회사는 망했고, 가정도 깨졌어. 너만 이대로 절대 편하게 못 죽어.”“지금 네가 좋아하는 여자를 붙잡고 있어. 네가 나한테서 빼앗아 간 거, 전부 토해 내. 안 그러면 이 여자, 죽인다.”지설은 몸이 굳었다.‘나 때문에가 아니라... 부영민 때문에?’영민 때문에 자신이 표적이 됐다는 사실에 등골이 서늘해졌다.‘미친 부영민... 네가 저지른 짓 때문에 왜 내가 이 고통을 겪어야 해?’운전사는 곧 전화를 끊었다.“젠장! 부영민 이 자식, 돈 내놓을 생각이 없네? 좋아, 그럼 이 여자 그냥 여기서 끝내 주지.”발소리가 멀어졌다.지설은 이제야 숨을 내쉬려는 찰나, 코끝에 이상한 냄새가 스쳤다.타는 냄새였다.지설은 풀숲을 헤치고 밖을 내다봤다.주변의 마른 풀들이 불길에 타오르고 있었다.사방이 불이었다.도망칠 길이 없었다.지설의 눈동작이 크게 흔들렸다.그녀는 다시 동굴 안으로 몸을 숨기며 떨리는 손으로 손목시계를 켜도진에게 전화를 걸었다.“도... 도진 씨.”수화기 너머에서 도진의 불안한 목소리가 들려왔다.[지설 씨, 어디예요?]도진은 이미 15분 넘게 그녀를 기다렸다.돌아오지 않자 곧장 병원으로 갔지만, 그곳에도 지설은 없었다.전화는 계속 꺼져 있었고, 불안감을 억누를 수 없어 이미 신고까지 마친 상태였다.지설의 울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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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23화

이전에 쓰던 번호 두 개가 모두 지설에게 차단된 적이 있었기 때문에 이번에도 그럴 거라고 생각했다.“부 대표님, 심지설 씨한테 전화가 안 됩니다. 아마 또 심지설 씨가 전화를 차단한 것 같습니다.”영민의 표정이 순간 굳어졌다.“됐어. 차단할 여유가 있으면 별일 없는 거야.”영민은 비서에게 말을 이었다.“아까 전화한 스타테크놀로지의 진 대표 기억하지? 나를 협박하더라. 처리 좀 해. 며칠 유치장에 들어가서 정신 차리게. 나를 만만하게 봤다는 걸 알려 줘야지.”비서는 영민의 말을 듣고 잠시 망설였다가, 결국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이번 건은 솔직히 말해 영민 쪽이 더 비열했다.계약서의 허점을 이용해 스타테크놀로지의 특허 기술을 불법으로 빼냈고, 그 과정에서 진 대표는 막대한 배상금까지 떠안으며 회사가 파산했다.소문에 따르면 진 대표는 지금 빚더미에 앉아 있었고, 가정도 이미 무너졌다고 했다.비서는 느끼고 있었다. FH그룹이 위기에 빠진 이후로 영민의 사업 수단은 점점 더 냉혹해졌고, 그 때문에 쓰러진 협력사도 한둘이 아니었다.이렇게 가다가는, 분명히 주변에 많은 원한을 사게 될 것이다.하지만 영민은 그런 걸 전혀 신경 쓰지 않는 듯했다.비서라는 위치는 상사의 판단을 바꾸라고 말하기 어려웠다.결국 마음속에 떠오른 생각들은 그대로 다시 삼킬 수밖에 없었다....지설은 반쯤 의식을 잃은 상태였다.‘이제 아무도 나를 구하러 오지 않는구나.’그렇게 생각하던 때 머리 위로 묘한 굉음이 들려왔다.헬리콥터 소리였다.희미해진 시야 속에서 어떤 사람이 자신을 향해 달려오는 모습이 보였다.지설은 그게 꿈이라고 생각했다. 눈물이 저절로 흘러내렸다.이렇게 큰 불길 속으로 누가 목숨을 걸고 들어오겠는가?‘말도 안 돼.’지설은 씁쓸하게 웃었다....다시 눈을 떴을 때 지설은 병실에 누워 있었고,곁에는 우란이 앉아 있었다.우란은 지설이 깨어난 걸 보고 안도의 숨을 내쉬었다.“다행이에요. 드디어 깨어났네요.”지설의 목소리는 몹시 잠겨 있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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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24화

영민은 정말로 진 대표가 일을 벌였다는 사실을 믿지 못했다.몇 초간 멍하니 서 있다가 이내 얼굴이 굳어졌다.“그 사람이야! 그 인간이 정말로 너한테 손을 댔다고?”영민은 이를 악물었다.“걱정 마. 내가 반드시 대신 갚아 주겠어!”지설은 비웃듯 웃었다.“좀 사람답게 살아. 네가 남의 인생 망쳐 놓았으니까 보복당한 거고, 그게 나한테까지 이어진 거야.”“난 법적으로 그 사람에게 책임을 물을 거야. 그리고 너도 네가 저지른 일에 대해 죗값을 치러.”영민은 지설이 이렇게까지 말할 줄은 몰랐다. 가슴이 꽉 막힌 것처럼 답답해졌다.“그 인간 말 믿지 마.”영민이 급히 변명했다.“난 잘못한 거 없어. 다 그 사람이 지어낸 말이야. 완전히 미친 거라고...”“그래?”지설의 맑은 눈동자가 그를 곧게 바라봤다. 마치 속까지 꿰뚫어 보는 듯했다.그리고 지설은 차분하게 말했다.“예전엔 그냥 감정 쓰레기인 줄만 알았는데, 지금 보니까 도덕성 자체가 문제네. 네가 한 일들이 아무 일 없이 넘어갈 거라고 생각해?”지설의 아버지도 소인배에게 모함당해 회사가 무너졌다.그래서 지설은 이런 유형의 인간을 무엇보다 혐오했다.그런데 영민 역시 같은 부류였다.‘내가 너랑 함께했던 그 3년... 전부 지우고 싶은 오점이야.’지설의 눈에 담긴 노골적인 혐오가 영민의 눈을 찔렀다.영민은 힘없이 시선을 내렸다.“알겠어.”영민이 낮게 말했다.“네가 싫어하는 건 안 할게. 바꿀게. 지설아, 나 정말 달라질 거야.”지설은 더 이상 상대하고 싶지 않았다.“나가. 진짜로 더 이상 네 얼굴 보고 싶지 않아.”지설이 지금까지 겪은 대부분의 고통은 이 남자 때문에 시작됐다.‘괜히 엮였어... 정말 후회돼.’영민은 결국 병실을 나갔다.병실 안은 다시 조용해졌다.지설은 천장을 바라보며도진의 상처가 어떤 상태일지 걱정했다.그때, 다시 발소리가 들렸다.지설은 짜증 섞인 목소리로 말했다.“가라니까 아직도 있어?”고개를 들자 부드러운 눈빛과 마주쳤다.도진이었다.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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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25화

도진은 냉소를 띠었다.“부영민, 너 정말 남자답지 못해.”잠시 말을 멈춘 뒤, 도진은 다시 주먹을 날렸다.영민이 반격하려는 순간, 도진의 목소리가 먼저 떨어졌다.“네가 납치범을 자극해서 지설 씨가 거의 죽을 뻔한 거 알아? 너는 언제나 지설 씨의 안전은 안중에도 없었어.”영민은 그대로 굳어 버렸다. 들었던 손을 천천히 내리며 지친 목소리로 말했다.“그땐... 그 전화가 가짜인 줄 알았어...”“가짜면 뭐가 달라져.”도진이 차갑게 말했다.“돈을 요구하면 주면 되는 거야. 왜 지설 씨 목숨을 걸고 도박을 해?”만약 그 전화를 받은 사람이 도진이었다면, 망설임 없이 돈을 줬을 것이다.그깟 돈이 지설보다 중요할 리 없었다.도진은 더 이상 영민을 보지 않고 돌아섰다.그때, 영민이 뒤에서 분노에 찬 목소리로 외쳤다.“설령 지설이가 나중에 너랑 함께한다고 해도 그건 오늘 구해줘서 그럴 거야! 사랑이 아니라! 지설이 진짜로 사랑하는 사람은 나야!”도진은 돌아보지 않았다. 목소리는 냉정했다.“설령 그렇다 해도 상관없어. 그리고 부영민, 한 가지는 분명히 기억해 둬. 지설 씨는 앞으로 누구든 받아들일 수 있어. 단, 너만은 아니야.”영민은 가슴에 커다란 구멍이 난 것 같았다.피가 흐르는 듯 아팠다.도진의 말이 맞았다.지설은 다시는 자신을 받아들이지 않을 것이다.그런데도 영민은 포기할 수가 없었다.‘그때 왜... 그 전화에서 괜히 말을 세게 했을까?’‘조금만 빨리 지설을 구했더라면, 결과가 달라졌을까?’후회는 이미 늦었다....도진과 지설은 병원에서 일주일을 더 쉰 뒤, K시로 돌아왔다.오랜만에 업무가 밀려 있었기 때문에 지설은 쉬지 못하고 곧바로 일에 복귀했다.장부를 살펴보던 중 이상한 점이 눈에 들어왔다.지설은 재무팀 팀장 임애정을 불러 물었다.“제가 삼아도에 있던 그 주, 왜 장부에 이렇게 많은 미지급금이 생겼어요?”각종 홍보 비용이었다.한 건당 적어도 3백만 원.모두 합치니 무려 6천만 원에 달했다.임애정은 난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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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26화

지설은 비웃듯 웃었다.“우리 엄마는 너를 싸고돌아도, 나는 아니야. 송창만, 진짜로 우리 엄마가 한 말들 다 진심이라고 생각해?”“내가 내 학원을 너한테 맡길 거라고? 꿈도 야무져. 감히 내 서명까지 도용해? 너 안 무서워? 진짜 횡령이나 배임으로 쇠고랑 차게 될까 봐.”창만은 얼굴이 벌겋게 달아올랐다.“누나야말로 웃기지 마. 누나 그냥 여자잖아. 이만한 사업을 제대로 굴릴 수나 있어? 그리고 우리 엄마랑 이모는 친자매야. 학원을 나한테 맡긴다고 해도 결국 집안 사람한테 맡기는 거잖아.”“나중에 누나가 결혼하면, 누나 남편이 와서 집안 재산 다 잡아먹는 것보단 낫지 않아? 내가 있으면 누나도 안심하고 소개팅하고 시집가. 내가 대신 관리해서 돈 벌어 줄게. 그럼 누나도 친정 백 하나 생기는 거잖아.”지설은 창만의 논리에 기가 막혀서 웃음이 나왔다.“네가 나보다 살 조금 더 붙었다고, 아무 부담 없이 내 돈 쓰고 내 사업을 빼앗아도 된다고 생각해?”“너 내 친동생도 아니야. 그냥 사촌이야. 나한테는 가족도 아니고, 그냥 남이야. 그거 알아? 지금 내 말 알아들었으면 지금 당장 집에 가서 네 아빠한테 돈 받아서 메워. 안 그러면...”지설은 손가락으로 아래를 가리켰다.“이 밑에 ‘법무법인 도진’ 있는 거 알지? 나 거기랑 다 아는 사이야. 거기를 통해서 너 고소하면, 네가 이길 가능성 있다고 생각해?”창만의 기세가 눈에 띄게 꺾였다. 자신이 한 일이 불법이라는 것도 지설이 마음먹고 고소하면 정말로 문제 된다는 것도 알고 있었다.하지만 이성적으로 설득이 안 되자 그는 막무가내로 나왔다.“고소해 봐! 누나 엄마랑 우리 엄마 사이 그렇게 좋은데, 누나가 나 고소하면 이모가 가만있을 것 같아?”“누나가 이렇게 돈만 밝히는 사람인 줄 몰랐다. 가족 간에 정은 눈곱만큼도 없네. 이모가 누나 같은 딸 둔 거 진짜 불쌍하다. 어차피 나중에 이모 장례 치를 사람도 나야. 지금이라도 나한테 잘해 둬. 나중에 내가 안 나서면 어쩌려고.”“아, 고맙다.”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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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27화

지설은 얼굴에 분을 가득 담은 채 말했다.“그럼 난 외동딸이라서 다행이네. 엄마, 엄마는 송창만한테 그렇게까지 잘해주잖아. 내가 남동생이라도 있었으면, 엄마가 얼마나 더 편애했을지 뻔하지 뭐.”[무슨 말도 안 되는 소리를 해!]예연숙은 자신의 편파를 인정할 생각이 전혀 없었다.[그동안 엄마가 너를 얼마나 아꼈니?]지설은 눈가가 붉어진 채 말했다.“그건 내가 남동생이 없어서 그런 거잖아. 내가 남동생이 있었어도 엄마가 나를 지금처럼 아꼈을까?”“엄마, 더 말리지 마. 송창만 일은 절대 그냥 넘어가지 않을 거야. 나를 얕보고 이용한 이상... 나도 절대 가만있지 않아.”지설은 알고 있었다. 이모와 그 아들은 애초부터 피를 빨러 온 존재라는 걸.예연숙처럼 어리석은 선택은 하지 않을 생각이었다.예연숙은 아무리 설득해도 소용이 없다는 걸 깨닫자 억지를 부리듯 말했다.[어쨌든 난 네가 네 동생을 고소하는 건 절대 허락 못 해. 내 말 안 들을 거면, 앞으로 나를 엄마라고 부르지도 마!]말을 마치자마자 예연숙은 전화를 끊어버렸다.지설이 친엄마 말을 들을 리 없었다. 지금이라도 정신 차리지 않으면, 제일 먼저 이 집을 집어삼키러 올 사람은 이모 모자였다.지설은 곧바로 우란에게 메시지를 보내, 창만이 자신의 서명을 도용해 빚을 진 건에 대해 상담했다.우란은 대응 방안을 정리해 보내주며 이 소송은 어렵지 않다고 했다. 창만이 돈을 갚지 않으면, 석 달만 지나도 형사 처벌로 갈 수 있다고도 덧붙였다.상담을 마친 뒤, 지설은 바로 우란에게 창만 앞으로 내용증명 겸 변호사 명의의 통지서를 보내 달라고 했다.그 뒤로 창만은 거의 매일 찾아와 소란을 피웠고, 예심애까지 함께 데리고 왔다.지설은 이들이 가만있을 사람들이 아니라는 걸 알고 있었기에 곧바로 경찰에 신고했다.예심애가 고함쳤다.“지설아, 그래도 가족인데 어떻게 이렇게까지 매정할 수가 있어! 네가 이러는 건 우리 모자를 벼랑 끝으로 몰아넣는 거고, 네 엄마까지 죽이는 거야!”지설은 비웃듯 말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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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28화

지설은 계속 예연숙의 간병인과 연락을 주고받고 있었다.예심애 모자가 예연숙을 찾아오지 않았다는 말을 듣자 지설은 그제야 마음을 놓았다.예연숙이 자신을 용서하지 않는다는 점에 대해서 지설도 크게 개의치 않았다.예연숙의 사고방식은 지설이 바꿀 수 있는 게 아니었다.마찬가지로 지설이 세운 원칙 역시 예연숙이 흔들 수 없었다.어쨌든 친엄마와 딸 사이였다. 아무리 큰 갈등이 있어도 시간이 지나면 또 흐지부지될 거라고 지설은 생각했다.지설은 늘 마음속으로 되뇌었다.‘아무리 모녀 사이라 해도 나는 엄마에게 휘둘리면서 살 수 없어.’이 일은 결국 도진의 귀에도 들어갔다.도진은 도움이 필요하냐고 물었고, 지설은 웃으며 스스로 해결할 수 있다고 말했다.도진은 지설의 선택을 존중했고, 직접 개입하지는 않았다. 다만 우란에게 인맥을 조금 연결해 주어 일이 더 빨리 정리되도록 도와주었다.그렇게 보름쯤 지났을 무렵, 예심애가 다시 한번 찾아와 울며불며 매달렸다.창만이 밖에서 도박 빚을 졌고, 이전의 6천만 원도 전부 그 빚을 갚는 데 써버렸다는 이야기였다.최근에는 또다시 4천만 원을 빚졌고, 지설이 방법을 마련해 주지 않으면 빚쟁이들이 손가락을 자르겠다고 협박하고 있다는 말까지 덧붙였다.지설은 도와주지 않았다.예심애는 결국 다시 예연숙을 찾아갔다.예연숙은 어쩔 수 없이 지설에게 전화걸었다.[아무리 그래도 네 사촌인데, 그렇게 보고만 있을 수는 없지 않겠니?]지설은 차갑게 말했다.“도박할 용기가 있었으면, 그에 대한 대가도 치를 각오는 했어야지. 내가 창만이한테 빚진 것도 아닌데, 왜 내가 뒤처리해 줘야 해?”지설의 단호한 태도에 예연숙은 분을 삭이지 못했다.[지설아, 창만이도 아직 어리잖니? 잠깐 잘못된 길로 들어선 것뿐이야. 한 번쯤은 기회를 줘야지.]지설은 담담하게 말했다.“어리다고 하기엔 이미 충분히 클 만큼 컸어. 엄마, 남의 자식 걱정 그만 하시고 밥 잘 챙겨 드시고, 잠도 푹 주무셔. 엄마 몸 챙기는 게 그 무엇보다 중요해.”그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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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29화

“부 대표님, 정말 감사합니다!”수표를 보자마자 창만은 허리를 굽히며 얼른 받으려 했다.그런데 영민은 갑자기 수표를 다시 거둬들이며 담담하게 말했다.“돈은 줄게. 대신 나한테 한 가지 일을 해줘야 해.”“네, 시키시는 거면 뭐든지 하겠습니다.”그 순간의 창만은 영민을 거의 조상처럼 모시고 싶은 심정이었다.영민은 말했다.“네가 할 일은 아주 간단해...”그렇게 해서 창만은 빚을 전부 갚았다.지설은 그 소식을 듣고 적잖이 놀랐다. 어디서 돈을 구했느냐고 물었지만, 창만은 끝내 입을 열지 않았다.지설은 자연스럽게 영민을 떠올렸다.하지만 최근 영민은 지설 앞에 나타난 적이 없었고, 확신할 수는 없었다.다만 간병인에게서 들은 말에 따르면, 이모와 창만은 요 며칠 다시 자주 병원에 들러 예연숙을 찾아오고 있었다.지설은 마음이 편치 않았다. 병원에 가서 어머니와 제대로 이야기를 해봐야겠다고 생각했다.창만은 도박꾼이었다. 자주 엮일수록 문제만 커질 인물이었다.게다가 예심애는 무조건 창만을 감싸고 있었고, 저 모자는 언젠가 분명히 지설과 예연숙까지 끌어들이게 될 게 뻔했다....지설이 병실 앞에 도착했을 때, 안에서 창만의 목소리가 들려왔다.지설은 발걸음을 멈추고 문밖에 선 채 그대로 귀를 기울였다.“이모, 이번엔 진짜 부 대표님 덕분에 살았어요. 그분 아니었으면 제가 어떻게 6천만 원을 갚았겠어요.”“역시 대기업 부 대표님은 다르더라고요. 6천만 원쯤은 그분한테 아무것도 아니에요. 그런데요, 돈은 사실 작은 문제예요.”“중요한 건, 그분이 누나를 생각하는 그 마음이잖아요. 맞아요, 제가 잘못한 건 맞아요. 그래도 저도 반성했고, 이제 바꾸려고 하잖아요.”“누나가 화내고 저한테 뭐라고 하는 것도 당연하죠. 근데 집안이란 게 그렇잖아요. 집안에 일이 생겼을 때, 누나를 진짜로 생각하는 남자라면 당연히 나서서 해결하려고 하지, 더 시끄럽게 만들지는 않잖아요?”“이번에 부 대표님이 돈을 내주셔서 우리 집 큰 고비를 넘겼잖아요. 근데 그 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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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30화

“아, 그래요? 이모, 저는 제가 과했다고 생각 안 해요. 저는 제 몫을 정당하게 챙긴 것뿐이에요. 그리고 인심 빚진 사람은 창만이지, 저랑 무슨 상관이죠?”지설은 창만을 보며 비꼬듯 말했다.“보니까 부영민한테 꽤 호감 있어 보이던데? 마침 그렇게 큰 인심도 졌고, 그 사람 애정 결핍도 좀 있는 편이잖아. 그럼 차라리 네가 몸으로 갚는 건 어때? 요즘은 진짜 사랑에 성별 구분도 없잖아.”창만은 얼굴이 굳어 다급히 말했다.“누나, 무슨 말도 안 되는 소리야!”예연숙과 예심애의 표정도 동시에 굳어졌다.지설은 예연숙이 또다시 자신을 꾸짖으려는 걸 보자, 먼저 말을 잘랐다.“엄마, 앞으로도 계속 이모랑 창만이 말만 들을 거면, 난 더 이상 병원에 안 올 거야. 매달 생활비랑 병원비는 정기적으로 보낼게.”“이모랑 창만이가 그렇게 좋으면, 그 말만 많이 들어. 내 말은 어차피 한마디도 안 들으면서 내가 굳이 여기 와서 입 아플 필요 없잖아.”예연숙은 눈가가 붉어지며 억울한 목소리로 말했다.“너 이게 무슨 말이니, 엄마한테 이런 식으로 말해도 되는 거야? 이제는 친엄마를 협박하기까지 해?”지설은 이번엔 더 이상 예연숙을 봐줄 생각이 없었다. 이대로 두면, 이모와 창만 말에 계속 휘둘려 영민과 다시 엮으려고 할 게 분명했다.지설은 차갑게 말했다.“엄마도 전에 나한테 똑같이 말했잖아. 내가 순하고 말 잘 듣는 딸일 때는 불만이더니, 그럼 이제는 엄마랑 반대로만 살면 되겠네.”예연숙은 말문이 막혀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예심애가 나서서 나무랐다.“지설아, 언니는 네 친엄마야. 어디서 자식이 이렇게 말해?”지설은 예심애에게도 한 치도 물러서지 않았다.“이모, 이건 이모가 나설 일이 아니에요. 저는 이모 딸도 아니고, 이모는 저를 훈계할 자격도 없어요.”“그리고 그 시간에 아들 교육이나 좀 하세요. 계속 도박하다가는, 나중에 진짜 장기 떼일 날 올 거예요.”“그리고 저랑 부영민은 절대 다시 안 만나요. 이모는 그 사람이 몇 번이나 창만이 도박 빚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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