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을 마치고 예심애는 창만을 데리고 밖으로 나갔다.다만 일부러 걸음을 늦췄다.속으로는 예연숙이 붙잡아주길 기대하고 있었다.하지만 예연숙은 끝내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결국 예심애와 창만은 그대로 병실을 떠날 수밖에 없었다.둘이 나가자 지설은 곧바로 문을 닫았다.예연숙은 깊은 한숨을 내쉬었다.“지설아, 왜 이렇게 말이 날카로워. 여기까지 온 이모랑 창만이를 그렇게까지 몰아붙여서 내쫓다니, 여자애가 너무 세면 안 좋은 거야.”“뭐가 안 좋아?”지설은 오히려 한결 가벼운 얼굴로 말했다.“아빠 돌아가시고 나서 알았어. 이 세상은 약육강식이야. 나를 대신해서 비바람 막아줄 사람은 아무도 없어.”“내가 착하고, 얌전하고, 희생만 하는 여자로 살면, 사람들은 나를 남김없이 뜯어먹어. 뼈도 안 남기고.”지설은 말을 이었다.“이제 더 이상 누구에게 기대 사는 약한 여자로 살지 않을 거야. 남자들이 하듯이, 나도 자원 경쟁하고, 돈 벌 거야. 누구도 우리 모녀를 만만하게 못 보게 할 거야.”예연숙은 계속해서 한숨만 쉬었다.“그런 쓸데없는 걸 왜 그렇게까지 쟁취하려고 해. 네가 결혼만 하면, 돈이든 자원이든 다 생길 텐데...”지설은 비웃듯 말했다.“엄마, 21세기에 인생 후반을 전부 남자한테 맡기는 건 너무 비현실적이야. 나는 먼저 내 삶을 잘 살고, 충분히 돈을 벌고 나서야, 다시 결혼할지 말지를 생각할 거야.”예연숙은 답답한 목소리로 말했다.“너는 정말 엄마 마음을 몰라주는구나.”...한편, 병원을 나온 창만은 곧장 영민을 찾아갔다.“정말 그렇게 말했어?”창만의 이야기를 듣고 난 뒤, 영민의 표정이 가라앉았다.지설이 친척 관계까지 완전히 끊어낼 줄은 예상하지 못했다.심지어 친어머니에게도 그렇게 맞섰다는 사실이 쉽게 믿기지 않았다.‘그렇게 순하고 효심 깊던 애였는데...’창만이 물었다.“누나가 너무 드세졌어요. 이모가 아무리 말해도 안 통하더라고요. 부 대표님, 이제 저는 어떻게 해야 해요?”영민은 한동안 말이 없었다.“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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