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odos los capítulos de 버림받은 아내, 재혼에 눈물 쏟는 전남편: Capítulo 371 - Capítulo 38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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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71화

“이모, 우리 집안끼리 이렇게 가까운데 제가 무슨 손님이에요?” 예린이 애교 섞인 목소리로 말했다.왕미영은 선이 분명한 사람이다.왕미영은 예린이 도진을 좋아한다는 걸 알고 있었다. 하지만 도진의 마음속에는 예린이 없었다.도진이 예린과 거리를 두려 한다면, 왕미영도 도진의 엄마로서 예린에게 어느 정도 선을 긋는 게 맞았다.왕미영은 곁에 있던 지숙에게 말했다. “예린이 데리고 1층 가서 차 대접해.”지숙이 곧장 대답했다. “네, 사모님.”말을 마친 지숙은 예린을 향해 손으로 공손히 아래층을 가리켰다.예린은 마음에 들지 않았지만 티도 내지 못하고, 입술만 깨문 채 아래층으로 내려갔다.도진은 어머니 곁으로 가서 물었다. “엄마, 오늘은 좀 괜찮으세요?”왕미영이 말했다. “훨씬 낫다. 나 걱정하지 말고 K시로 얼른 올라가. 네 할머니가 미신을 워낙 믿으시잖아.”“자꾸 예린이 사주가 너한테 맞는다면서 둘을 엮으려 드는데, 내가 몇 번을 말해도 소용이 없더라. 예린이를 집까지 오게 했으니, 일을 더 크게 만든 거지.”도진도 머리가 지끈거렸다.이 문제로 도진도 할머니와 여러 번 이야기를 나눴지만, 홍영희는 워낙 고집이 셌다. 끝내 도진의 이야기를 듣지 않았다....1층에서 예린은 못마땅한 표정으로 홍영희에게 전화를 걸었다.“할머니, 도진 오빠가 모처럼 집에 왔는데 저한테 가라고 하잖아요. 빨리 방법 좀 생각해 주세요.”홍영희는 마침 한 법사와 불교에서 이야기하는 인연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다. 그런데 예린의 하소연을 듣자 인연이고 뭐고 다 접어 두고 바로 본가로 돌아왔다.도진이 아래층으로 내려왔을 때, 홍영희는 막 거실에 발을 들여놓은 참이었다.도진은 미간을 짚으며 불렀다. “할머니.”홍영희가 코웃음을 쳤다. “너는 집안일에 왜 이렇게 무심하냐? 이번에도 네 형이랑 형수가 집에 있었으니까 망정이지, 네 엄마가 넘어져 다친 걸 아무도 몰랐을 거다.”도진은 홍영희가 원래 잔소리가 많은 걸 알고 있어서 굳이 받아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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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72화

K시.퇴근한 지설은 도진에게 전화 걸었다.도진은 어머니가 다쳤다는 이야기를 지설에게 들려주었다.지설은 그 말을 듣자마자 바로 말했다. “그럼 어머니 곁에 더 있어 드려야죠. 지금은 가족이 관심 갖고 옆에 있어 주는 게 제일 필요할 거예요.”[네, 알아요. 지설 씨도 K시에 있으니까 몸 잘 챙겨요.]“네. 도진 씨도요.”통화를 마친 지설은 집에 돌아가 저녁을 먹은 뒤, 다시 야근할 생각이었다.영민은 아파트 단지 입구에서 지설을 기다리고 있었다.지설은 결혼까지 한 사람이 어째서 이렇게까지 끈질기게 자신을 찾아오는지 이해할 수가 없었다.지설은 영민을 지나쳐 가려 했지만, 영민이 앞을 가로막았다.“할 말이 있어.”“그렇게 한가해?”영민은 지설의 싸늘한 시선을 마주하더니 눈빛이 가라앉았다.“기도진의 정체 알고 있어?”지설은 짜증 섞인 목소리로 말했다. “그게 부 대표랑 무슨 상관인데?”영민이 비웃듯 말했다. “하, 역시 아직 그 실시간 이슈는 못 봤나 보네. 기도진은 B시 기씨 가문의 차남이더라고. 진짜 재벌가 사람이었던 거지. 예전엔 내가 사람을 잘못 봤더라고.”“그런데 어떡하지, 지설아? 나 떠나서 기도진을 택하면 행복할 줄 알았어? 기도진은 나보다 더해. 앞에서는 아닌 척하면서 뒤로는 다르게 움직이잖아.”“기도진은 겉으로 너밖에 모르는 순애보 사랑이라도 하는 것처럼 굴더니, 뒤에서는 신분 숨기고 다른 여자랑 약혼까지 하고.”“지설아, 그럴 바엔 차라리 나를 택하는 게 낫지 않아? 적어도 나는 그런 식으로 너를 속이진 않으니까.”“무슨 말이야?”지설은 영민이 대체 무슨 헛소리를 하는 건지 이해가 가지 않았다.영민은 핸드폰 화면을 켜서 그 실시간 이슈를 지설에게 내밀었다.“직접 봐. 이 사람, 기도진 맞지?”지설은 화면을 똑바로 바라보았다. 실시간 이슈에 걸린 사진에는 도진과 예린이 팔짱을 낀 채 함께 서 있었다.사진 위 기사 제목에는 이렇게 적혀 있었다.[B시 기씨 가문 차남, 구씨 가문 딸과 결혼 임박]지설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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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73화

[지설아, 너는 무조건 그 남자랑 헤어져야 해. 그러다가는 바깥에 숨겨 둔 여자밖에 더 되겠어? 아니, 그 정도도 못 되지.][그렇게까지 감쪽같이 꾸며 놓은 건 결국 너한테 돈도 안 쓰겠다는 뜻이야! 네 감정 갖고 장난친 거라고!][솔직히 말해서 그 기도진, 영민이보다도 못해. 적어도 영민이는 그때 진심으로 너랑 재결합하고 싶어했고, 너를 다시 집에 데려가 사모님 자리 앉히겠다고 했잖아! 그런데 저 남자는 대체 뭐니? 사람을 너무 우습게 보는 거 아니냐?]지설은 목이 꽉 막힌 듯 답답했다.예연숙과 말다툼을 벌일 힘조차 남아 있지 않았다.어쩌면 지설은 바로 그때서야 자신이 도진을 얼마나 깊이 좋아하고 있었는지 제대로 깨달았다.길고도 지난한 시간을 함께 보내는 동안, 지설은 이미 도진을 마음 안에 깊숙이 들여놓고 있었다.“엄마, 나한테 조금만 시간을 줘. 내가 잘 정리할게.”[정신 똑바로 차려, 지설아. 너 이제 나이도 적지 않아. 그런 남자랑 시간 끌면서 세월 버리지 말고, 빨리 정리하고 더 나은 사람 찾아.]예연숙의 감정은 지설보다 더 격앙돼 있었다.지설은 마음속이 뒤집히는 감정을 가까스로 눌러 가며 예연숙을 몇 마디 달랜 뒤에 전화를 끊었다.은화는 내내 옆에서 지설을 지켜주고 있었다.“어떡할 거야?”지설은 멍하니 핸드폰만 바라보다가 한참 뒤에야 정신을 차리고 말했다. “일단 도진 씨 설명부터 들을 거예요. 지금은 아무것도 믿고 싶지 않아요. 도진 씨가 직접 설명해 줬으면 좋겠어요...”은화는 걱정스러운 눈으로 지설을 바라보았다.은화도 지설에게 도진과 헤어지라고 해야 할지, 말아야 할지 알 수 없었다.사실 도진이 정말 B시 기씨 가문의 아들이라면, 도진과 지설 사이의 간극은 너무 컸다.기씨 가문에서 지설을 받아들일 수 있을까?앞으로 두 사람이 걸어갈 길도 절대 평탄하지는 않을 것 같았다....도진은 실시간 이슈를 보자마자 바로 상황을 파악했다. 곧장 사람을 시켜 실시간 이슈를 내리게 하고, 사실관계도 정정하게 했다.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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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74화

도진을 바라보는 예연숙은 마음이 복잡해졌다.사실 도진의 집안 배경은 예연숙 마음에 쏙 들었다.다만 도진은 지나칠 만큼 조용하고 드러내지 않는 편이었다.연애하면서도 자기 딸이 누릴 수 있는 걸 제대로 누리게 하지 못했는데, 나중에 결혼까지 하게 되면 정말 자기 딸이 넉넉하게 살 수 있을까?도진은 병실에 오래 머물지 않았다. 예연숙과 몇 마디 가볍게 이야기를 나눈 뒤 병실을 나갔다.병실에 모녀 둘만 남고 나서야 예연숙이 딸에게 말했다. “너한테 청혼했다며? 그게 진심이라고 해도, 저 집안에서 허락이나 해 주겠어? B시 같은 데가 우리 K시랑 같냐? 나도 기씨 가문 기사들 찾아봤어.”“거기랑 혼약 맺는 집들은 다 이름 있는 집안 딸들이더라. 네 아빠 살아 있을 때도 우리 집은 기씨 가문이랑 견줄 급이 아니었어. 지금 우리 형편으로 저쪽에서 널 받아주겠냐?”예연숙은 딸이 재벌가에 시집가길 바랐다.하지만 딸이 최상위 재벌가로 들어가길 바란 적은 없었다.그런 집안의 아들이 지설을 아무 거리낌 없이 받아들일 리 없다고 예연숙은 생각했다.지설이 말했다. “아직은 연애하는 단계야. 그 뒤 일은 나중에 생각하면 돼.”“뭘 나중에 생각해!” 예연숙이 답답하다는 듯 목소리를 높였다. “너 지금 몇 살인데 자꾸 나중만 생각한다는 거니? 엄마 말 잘 들어, 빨리 그 사람이랑 부모님부터 만나.”“그 집에서 정말 허락하는 거면 그때는 아예 확실하게 정해. 이번엔 나도 너희 만나는 거 막지 않을 테니까, 너도 정신 좀 차리고 서둘러 마음 정하게 만들어.”“엄마, 나도 내 생각이 있어. 그리고 나 아직 회사도 다녀야 하고, 결혼은 그렇게 급하게 생각 안 해.”“이 와중에 회사가 눈에 들어오냐? 솔직히 말해 봐. 네가 버는 돈이 저 집 재산에 비하면 0 하나 붙이기도 어렵겠다. 그렇게 힘들게 일해서 뭐 하냐?”“네 일이고 뭐고 다 접고 그 사람 따라 B시로 가. 나중에 기씨 가문에 시집가면 투자 같은 거 하면서 사는 게 지금처럼 죽도록 야근하는 것보다 훨씬 낫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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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75화

지설은 가볍게 웃었다. “난 아직 결혼할 생각 없어.”진연은 이해가 가지 않는다는 표정이었다. “왜? 그 남자는 돈도 있고 힘도 있잖아. 그 사람이랑 결혼하면 사회적 신분도 올라가고, 앞으로는 그렇게까지 악착같이 안 살아도 되잖아. 재벌가는 원래 돈이 가장 넘치는 곳이니까.”지설은 담담하게 말했다. “돈은 내가 직접 벌어서 쓰는 게 제일 좋다고 생각해.”지설은 누군가에게 기대어 사는 사람이 되고 싶지 않았다.‘왜 꼭 누군가의 사모님이 되어야 하지?’‘나한테는 내 인생이 있으면 안 되는 걸까?’진연이 호기심 어린 눈으로 물었다. “그래도 너도 언젠가는 결혼할 거 아냐? 지금으로선 기도진이 너한테 제일 좋은 결혼 상대 같은데. 그런 남자를 놓치고 나면 나중에 후회 안 할 자신 있어?”지설은 진연을 바라보며 되물었다. “왜 내가 그 사람을 놓칠까 봐 걱정해야 해? 반대로 그 사람이 나를 놓칠까 봐 걱정해야 하는 거 아니야? 내가 그 사람보다 돈이 없다는 이유만으로 더 아래라고 생각해야 해?”“그래도 그건 지름길이잖아. 힘든 길로 가지 않아도 되는 지름길. 그런 길을 마다할 사람이 어디 있어...”“정말 지름길이기만 해?” 지설의 목소리는 차분했다. “그 결혼 안에서 너는 사랑과 존중 둘 다 받았어? 물론 진연이 너는 그 두 가지가 그렇게 중요하지 않다고 생각할 수도 있겠지. 그런데 나에게는 그게 정말 중요해.”진연은 잠시 말을 잃었다.진연의 결혼생활도 겉으로 보기만 그럴듯할 뿐이었다. 그 안에 얼마나 많은 고통이 쌓여 있는지는 진연 자신만 알고 있었다.몇 년 동안 이어진 결혼생활 속에서 진연은 이미 길들 대로 길들어 자신을 잃어버린 상태였다.남편이 때리면 맞아야 했고, 무릎을 꿇으라 하면 그대로 꿇어야 했다.진연은 금빛 장식이 둘린 족쇄를 차고 사치스러운 삶을 살고 있었다. 그러나 그 삶에는 자신의 존엄이 없었다.진연은 스스로가 남들보다 운이 좋은 편이라고 생각해 왔다. 적어도 한 사람 눈치만 보며 살면 됐으니까.그런데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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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76화

지설이 말했다. “저 일이 좀 있어서요. 지금은 바로 못 들어가요. 문 앞 우편함 한번 찾아봐요. 봉투 안에 여분 열쇠 넣어 뒀어요.”[알았어.]전화를 끊은 지설은 다시 식당으로 돌아갔다.지설은 차를 한 모금 마시고 한민우와 본격적으로 일 이야기를 시작했다.예린은 조용했다. 내내 끼어들지 않았다.이야기가 거의 끝나 갈 무렵, 지설은 목이 말라 컵에 남아 있던 차를 전부 마셨다.예린이 민우에게 말했다. “두 사람 일 얘기 끝났으면, 나는 지설 씨랑 따로 할 말 있어. 민우야, 너 먼저 가.”민우는 지설을 한 번 바라봤다.지설이 고개를 끄덕였다.그러자 한민우가 웃으며 말했다. “알겠어요. 저는 먼저 갈게요. 다음에 또 봬요.”민우가 떠난 뒤, 지설이 예린에게 물었다. “무슨 얘기 하려고요?”예린은 가방에서 립스틱을 꺼내 입술을 덧바르며 느릿하게 말했다. “지설 씨, 제가 지설 씨 신상 다 알아봤는데요. 기씨 가문에서는 절대 지설 씨 못 받아들여요.”“평범한 집안 배경은 둘째 치고, 지설 씨는 한 번 결혼한 전적도 했잖아요. 지설 씨랑 도진 오빠는 절대 결혼 못 해요.”지설 표정은 거의 달라지지 않았다.“할 말 다 했어요?”예린은 지설이 끝까지 태연한 얼굴을 하고 있자 이를 살짝 악물었다. “안 믿겨요? 그래도 제가 한 말은 다 사실이에요.”지설은 자리에서 일어났다. 예린 쪽은 보기도 싫다는 듯 시선조차 주지 않았다.“그게 구예린 씨랑 무슨 상관인데요?”지설은 그대로 나가려 했다.그런데 갑자기 머리가 어지러웠다. 지설은 다시 의자에 털썩 주저앉았다.눈앞에 있는 예린의 모습이 겹쳐 보였다.점점 더 어지러워졌다. 눈꺼풀은 무겁게 내려앉았고, 지설은 서서히 의식을 잃었다.예린은 웃으며 지설 앞에 놓여 있던 컵을 집어 자기 가방 안에 넣었다.조금 전 예린은 지설 컵에 수면제를 타 넣었다. 양이 많지 않았기 때문에 지설은 이제야 잠에 빠져든 상태였다.예린은 시간을 한 번 확인했다.영민도 이제 곧 도착하겠지.예린은 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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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77화

도진은 예린이 보낸 사진을 받자마자 곧장 차를 몰아 영민 별장으로 향했다.도진은 지설이 영민과 한 공간에 있어서는 안 된다고 생각했다.영민은 한두 번이 아니라 여러 차례 지설에게 상처를 준 사람이었다.별장에 도착한 도진은 초인종을 눌렀다.영민은 막 전화를 끊은 참이었다. 오늘은 주순심이 쉬는 날이라 직접 문을 열러 나갈 수밖에 없었다.문 앞에 서 있는 도진을 본 영민의 눈빛이 차갑게 가라앉았다.“지설 씨 지금 여기 있죠?”영민이 비웃듯 웃었다. “여기 있으면 어쩌실 건데요? 기 변호사님은 약혼녀가 있다는 얘기 들었는데요. 그렇게 따지면 기 변호사님이랑 저랑 뭐가 다르죠?”도진은 싸늘한 목소리로 말했다. “저랑 부 대표는 전혀 다릅니다. 제 마음에는 지설 씨 한 사람뿐이에요. 그리고 저는 지설 씨하고만 결혼할 겁니다.”“결혼이요? 그게 가능하다고 보세요?” 영민은 믿지 않는 눈치였다.도진이 말했다. “부 대표가 믿든 말든 저랑은 상관없어요. 저는 지설 씨를 데리고 갈 겁니다.”“안 보내준다면요?”도진은 대답하지 않았다. 대신 곧바로 영민을 주먹으로 쳤다.두 사람은 주먹을 주고받으며 엉켜 싸우기 시작했다.그때 영민의 핸드폰 벨이 울렸다.영민은 뒤로 몇 걸음 물러나 싸움을 멈춘 뒤 화면을 확인했다. 남승예에게서 온 전화였다.영민은 이를 악문 채 전화받을 수밖에 없었다.도진도 영민을 더 상대하지 않았다. 바로 위층으로 올라가 지설을 찾으러 갔다.깊이 잠든 지설을 본 도진은 지설을 곧장 안아 들고나왔다.도진이 지설을 안은 채 아래층으로 내려왔을 때는 이미 영민이 자리에 없었다.도진은 영민이 어디로 갔는지 신경 쓰지 않았다. 그대로 지설을 데리고 병원으로 향했다....영민은 차를 몰아 처갓집으로 갔다.남승예는 영민을 보자마자 매섭게 몰아세웠다.“유연이가 퇴원하는데 자네는 데리러 오지도 않나? 남편이라는 사람이 아내한테 어떻게 이럴 수가 있어. 내 딸이 자네 때문에 유산까지 하고 몸도 상했는데, 그렇게 나 몰라라 해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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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78화

영민은 높은 곳에서 내려다보듯 유연을 바라봤다. 눈빛은 끝내 차갑기만 했다.유연은 결국 눈물을 참지 못하고 쏟아 냈다.“너 진짜 쓰레기야, 부영민! 네가 뭔데 나를 이렇게 대해? 두고 봐. 꼭 후회하게 해줄 거야.”유연은 이를 악물고 말했다. 당장이라도 달려들어 영민을 물어뜯고 싶을 만큼 증오가 치밀었다.영민은 옆쪽 소파에 앉았다. 담뱃갑에서 담배 한 개비를 털어 꺼낸 뒤 불을 붙여 입에 물고 천천히 빨아들였다.연기가 옅게 퍼졌다. 영민은 차갑고 단정한 태도로 차가운 바닥에 엎드린 채 몸을 일으키지 못하는 유연을 바라봤다. 그리고 유연의 뒤쪽 벽에 걸린, 함께 웃고는 있지만 어딘가 어긋나 있는 두 사람의 결혼사진도 힐끗 올려다봤다.영민은 가볍게 연기를 내뿜었다. 그 모든 게 지겨울 만큼 시시하게 느껴졌다.“유연아, 난 너 때문에 두 다리까지 망가졌어. 따지고 보면 네가 나한테 빚진 게 더 많지. 네가 날 가지고 놀고 버리기 전에 나도 사랑을 이렇게 생각하진 않았어.”“너랑 평생 갈 거라고 믿었고, 너 하나만 보면서 살 생각도 했어... 내가 왜 이렇게 됐는지, 그 책임이 너한테는 아예 없다고 할 수 있어?”유연은 예전 두 사람이 아무 걱정 없이 함께 뛰놀던 시절을 떠올렸다. 한때 영민이 유연을 손에 올려놓고 아끼듯 대해 주던 기억도 함께 밀려왔다. 가슴이 찢어질 듯 아팠다.“그럼 왜 예전처럼은 못 대해 줘? 나도 다시 돌아와서 보상하려고 했잖아. 내가 너한테 해 준 게 얼마나 많은데, 그건 하나도 안 보여?”영민은 코웃음을 쳤다.“네가 처음 유산한 아이, 내 아이 아니었지? 넌 나한테 한 번이라도 제대로 충실했던 적 있어? 솔직히 말해서, 너랑 닿을 때마다 역겨웠어. 알겠어? 너 진짜, 너무 더러워.”유연은 고개를 들고 영민을 올려다봤다. 눈이 크게 흔들렸다.몸 전체가 갑자기 거세게 떨리기 시작했다.이토록 처절한 고통도, 이렇게 눈앞이 무너지는 느낌도 처음이었다. 유연의 온몸이 산산이 부서지는 것만 같았다.“그래서... 그래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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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79화

도진은 급히 브레이크를 밟았다.차 앞머리와 예린 사이 거리는 채 1미터도 되지 않았다.조금만 더 갔어도 예린은 크게 다칠 뻔했다.도진은 안전벨트를 풀고 차에서 내린 뒤, 예린 쪽으로 걸어갔다.예린은 새하얗게 질린 얼굴로 도진을 올려다봤다. 아직도 놀란 가슴이 진정되지 않은 눈치였다.예린은 이런 도진을 본 적이 없었다. 그래서 더 두려웠다.“방금 나 진짜 너를 차로 밀어 버리고 싶었어.”예린은 믿을 수 없다는 듯 도진을 바라봤다. 금방이라도 눈물이 쏟아질 것 같았다.도진은 비웃듯 짧게 웃었다. “네가 일부러 실시간 이슈까지 돈 주고 도배해서 나랑 네가 약혼한 것처럼 퍼뜨렸을 때는, 네 아버지 생각해서 그냥 넘어갔어.”“그런데 네가 지설 씨한테까지 손댔잖아. 그건 절대 용서 못해. 너 당장 B시로 돌아가. 안 그러면 내가 무슨 짓을 하게 될지 나도 몰라.”예린은 오기가 올라 목소리를 높였다. “난 B시로 안 가! 내가 심지설한테 뭘 했는데? 고작 수면제 한 알 먹인 게 전부야. 그리고 내가 어떻게 알아? 그 여자가 누구한테 끌려갈지... 오빠, 심지설은 한 번 결혼했던 여자야. 오빠랑 안 어울려!”“어울리는지 아닌지는 내가 정해. 네가 끼어들 일 아니야. 마지막으로 묻는다. B시로 돌아갈 거야, 안 갈 거야?”“안 가!” 예린이 이를 악물고 말했다.“좋아.”도진은 핸드폰을 꺼내 전화를 걸었다.연결되자 도진은 바로 입을 열었다. “회장님, 지금 당장 예린이 데려가지 않으면 제가 다음에 무슨 일을 할지 장담 못 합니다.”“허위사실 유포에, 약 먹여서 사람 해치려 한 것까지... 회장님도 예린이가 법적으로 처벌받는 건 원치 않으시겠죠?”전화기 너머의 구동성은 단번에 알아차렸다. 딸이 또 도진을 붙잡고 일을 벌였다는 걸.지난번 일 이후 구동성은 이미 도진이 어디까지 매정해질 수 있는 사람인지 알았다.[알겠다. 내가 바로 데려가겠다. 다시는 너한테 폐 끼치는 일 없게 하마.]“그럼 서두르세요. 이제 저는 예린이에 대한 인내심이 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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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80화

지설은 결국 웃음을 터뜨렸다. “이렇게 또 화해한 거예요? 이제는 뭐라고 해야 할지도 모르겠네요. 아무튼 두 분 다음에 싸우더라도, 아무렇게나 헤어지자고 하지는 마세요.”“저는 정말 두 분 연애하는 기세가 대단해서 놀라워요. 어떻게 늘 그렇게 난리도 나고, 또 뜨겁게 사랑할 수가 있어요?”은화가 배시시 웃었다. “어쩌겠어. 우리 둘 다 감정이 넘치잖아!”은화는 장난스럽게 말한 뒤 지설의 팔을 잡아끌었다. “가자. 옆집 가서 밥 먹자. 기 변호사님 오시면, 그때 어제 무슨 일 있었는지 다시 물어보면 되지.”“네.”두 사람이 막 집 밖으로 나오려는 참에, 도진이 돌아왔다.도진은 지설을 위아래로 훑어본 뒤 물었다. “어디 불편한 데 있어요?”지설은 이유도 모르게 얼굴이 조금 뜨거워졌다. “괜찮아요. 많이 나아졌어요.”도진은 열쇠를 꺼내 들었다. “어제 일은 나중에 천천히 말할게요. 일단 밥부터 먹죠.”문을 연 도진은 안으로 들어가지 않았다. 오히려 그대로 멈춰 서서 굳어 버렸다.지설과 은화는 무슨 일인가 싶어 가까이 다가가 집 안을 들여다봤다.그때 도진이 갑자기 몸을 돌려 지설을 뒤로 살짝 물러서게 했다.은화는 멍하니 집 안을 바라보다가, 금세 눈시울이 붉어졌다.거실에는 풍선이 놓여 있었고, 하트 모양으로 초가 켜져 있었다.그때 요한이 과자 상자 하나를 들고 걸어 나오더니, 은화 앞에 한쪽 무릎을 꿇었다. “은화 씨, 저랑 결혼해 주세요.”은화는 울면서도 웃었다.“바보야, 누가 청혼하면서 과자 상자를 줘.”요한은 상자를 열었다. “무슨 과자야. 이거 내 전 재산이야. 내가 은화 씨한테 다 맡길 테니까, 내 건물주 해 줄래?”말을 마친 요한은 열쇠 꾸러미를 꺼내 은화 손에 걸어 주었다.은화는 어이없다는 듯 웃다가 결국 웃음이 터졌다.“오늘 청혼은 무효야. 나는 다이아 반지도 받아야 하고, 아니면 금반지라도 받아야 해. 값어치가 어느 정도는 나가는 걸로.”요한이 웃었다. “알겠어. 금반지 열 개 사 줄게. 금팔찌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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